영화에서 찾아낸 드라마틱한 키스 테크닉
키스, 순간의 시나리오가 중요하다
단순히 혀를 노련하게 움직이는 것만이 키스 테크닉의 전부는 아니다. 상황에 따라 키스 스타일을 바꿔주는 것, 즉 키스할 때의 시나리오가 중요하다는 이야기. 영화 속에서 찾아낸 무궁무진한 키스 테크닉을 참고해, 무미건조한 키스 패턴에서 벗어나보자. 키스는 단순히 섹스 전의 단계가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도 황홀해지는 신비로운 마법이니까.
# Scene 1 |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point 쉴 틈 없이 숨 막히게 키스하기. 호흡 조절이 중요
영화나 드라마 속에 수많은 수중 키스가 등장했지만, 단연 돋보였던 건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키스 장면. 푸른 물 속에서 아름다운 키스를 나누는 니콜라스 케이지와 엘리자베스 슈의 모습은 바라만 봐도 황홀하다. 많은 연인들이 이 장면을 따라해 보다 물만 들이켰다는 이야기가 있는 만큼, 따라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꼭 수중 키스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호흡의 교환’이다. 특히 롱 키스를 할 때 효과적인데, 이 테크닉을 잘 이용하면 숨 막힐 듯한 키스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일단 남자의 리드가 중요하다. 공기가 빠져나갈 틈이 없도록 그녀의 입을 막고 입을 벌려 숨을 깊게 들이쉰 뒤 격렬하게 키스하면서 들이마셨던 숨을 그녀의 입 속에 다시 불어넣는다. 이번에는 반대로 여자가 이 동작을 반복하며 서로의 호흡을 계속해서 주고받는다. 입을 딱 맞춘 상태에서 상대의 숨결을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큰 쾌감이 느껴진다. 니콜라스 케이지와 엘리자베스 슈가 물 속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키스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테크닉 때문이었던 것. 처음엔 숨을 쉴 수 없어 조금 답답하겠지만, 익숙해지면 완벽한 일체감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이다.
# Scene 2 | 사랑과 영혼
point 손은 쓰라고 있는 것이다. 물론 키스할 때도
오래된 영화이기는 하지만 키스신을 이야기하면서 이 영화를 빼놓을 수는 없다. 바로 그 유명한 장면.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점토를 올려놓고 물레를 돌리는 데미 무어를 뒤에서 껴안듯이 앉은 패트릭 스웨이지. 점토를 서로의 몸처럼 쓰다듬는 두 남녀. 여자의 손에 겹쳐진 남자의 손이 서서히 그녀의 팔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올라온다. 순간 때맞춰 흐르는 음악과 이어지는 감미로운 키스. 에로틱하기 그지없었던 이 장면에서 캐치해야 할 것이 키스 전 서로의 매끈한 촉감을 나누는 뜨거운 애무다.
키스는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입술과 손을 동시에 사용하면 키스의 쾌감은 배가 된다. 특히 대부분의 여성들은 키스할 때 상대방이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주는 것을 좋아한다. 머리나 등을 쓰다듬거나 손가락으로 눈과 뺨, 이마 등을 부드럽게 만져주는 것도 좋다.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면 슬며시 다가가 뒤에서 팔로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그리곤 그녀를 당신 쪽으로 끌어당겨 팔, 가슴, 어깨를 부드럽게 애무한다.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목덜미에서부터 시작, 서서히 그녀의 입술로 옮겨가며 감미롭게 키스하라. 당신의 그녀는 자신이 무슨 일에 열중했었는지 까맣게 잊게 될 것이다.
# Scene 3 | 나인 하프 위크
point 그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을 먹듯이
키스를 꼭 남자가 리드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때론 남자도 여자의 적극적인 키스를 원한다는 말씀. 그를 자극하기 위한 키스를 시도해보자. 익숙한 키스 패턴에서 벗어나 색다른 이벤트를 가미하는 것도 좋다. 이때 시도해볼 만한 것이 영화 <나인 하프 위크>의 달콤한 키스신. 워낙 많이 회자되어 식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만큼 이 장면의 키스 테크닉이 관능적이었다는 증거. 충분히 따라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단언하건데, 이 장면을 재현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흥분 상태에 다다를 것이다. 준비물은 딸기, 잼, 우유, 아이스크림 등 달착지근한 것. 자연스럽게 서로 먹여주다가 그의 입술에 달콤한 무언가가 묻기를 기다린다. 이런 순간에는 입술이나 얼굴에 묻혀주는 게 오히려 고맙다. 원하던 타이밍이 왔을 때, 천천히 다가가 반쯤 열린 남자의 입술을 살짝 누르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듯이 부드럽게 핥는다.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교차시키면서 최대한 달콤하게. 그의 눈이 미세하게 떨릴 때까지 입술의 감촉을 확인한다. 멈추지 말고 계속….
# Scene 4 | 스파이더맨
point 키스에도 색다른 체위가 필요하다
영화 자체의 재미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키스신 하나만은 제대로였던 <스파이더맨>. 한때 미국인이 뽑은 영화 속 최고의 키스신에 뽑히기도 했던 이 장면이 계속해서 회자되는 이유는 그들의 묘한 ‘키스 체위(?)’에 있다. 거꾸로 매달려 하는 입맞춤이라니, 이런 키스신을 어디서 본 적이 있었던가. 짝사랑하는 여인 커스틴 던스트를 위험에서 구해낸 토비 맥과이어. 건물에 거꾸로 매달린 채 그녀와 대화를 시도한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빨간 마스크를 쓴 스파이더맨이 눈앞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순간, 묘하게 섹시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마스크를 살짝 올려 입술만 드러낸 채로, 끈적한 키스에 돌입하는 두 사람. 온 신경을 입술에 집중시킨 듯한 키스는 보는 이들마저 짜릿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일명 ‘업사이드 다운 키스(upside down kiss)’. 한 사람이 거꾸로 있게 되면 보통 키스할 때와 달리 마주하는 서로의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뒤바뀌게 된다. 두 사람이 동시에 상대방의 도톰한 아랫입술을 공략할 수 있게 되는 것. 바로 여기에 특별함이 있다. 해보고 싶긴 하지만 자세 잡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실제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녀가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슬며시 다가가 고개를 뒤로 천천히 젖히기만 하면 된다. 또는 긴 소파에 누워 있는 그녀의 얼굴로 다가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방법도 있다. 이제 자세는 완벽하게 준비됐고, 서로의 섹시한 아랫입술을 탐닉할 차례.
# Scene 5 | 첨밀밀
point 애틋한 키스의 여운
영화 <열혈남아>에서 유덕화와 공중전화 안에서의 격정적인 키스신을 보여줬던 장만옥은 <첨밀밀>에서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식사 후 집에 돌아가려는 장만옥을 세워 놓고 밖이 추우니 옷을 잘 여미고 가라며 그녀의 단추를 차곡차곡 채워주는 여명. 그 손길에 맞춰 콩닥거리는 두 사람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설렘이 느껴지는 순간, 수줍은 듯 망설이며 키스를 하는 두 사람.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둘의 관계처럼, 수줍게 시작된 키스는 열정적인 프렌치 키스로 이어진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이미 약혼자가 있는 여명과 오랜 연인이 있는 장만옥은 영화 속에서 어긋나는 사랑을 하고, 그래서 둘의 키스는 안타깝고 애틋하다.
때론 특별한 테크닉보다는 분위기 조성, 무드가 무엇보다 중요한 법이다. 데이트를 마치고 그녀와 헤어질 때 이런 안타까운 키스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당신이 남긴 여운으로 그녀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감미롭게. 잠시라도 떨어져 있기 싫은 느낌이 온전히 전달되는 애틋한 키스는 여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장소는 그녀의 집 앞 혹은 둘만 있는 차 안. 우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간 후, 헤어짐이 아쉽다는 듯 그녀의 손이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그녀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잡고 가까이 당긴 후, 바로 키스하지 말고 가만히 바라본다. 5초쯤 아무 동작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애태우는 것이 포인트. 그녀가 수줍게 눈을 감으면 천천히 감미로운 키스를 퍼붓는다.
|
|
|
|
|
바이라인 김보령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06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List
http://bit.ly/1LM7D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