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생 동안 1명 이상의 연인을 거친 후 비로소 반려자를 만나게 된다. 한때는 열렬하게 사랑했던 이와 헤어지고, 또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이유야 제각각이겠지만, 연애에서 결혼으로 골인하게 되는 계기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과거의 무수한 연인들과는 상상할 수 없던 결혼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현실성을 부여해준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친구 A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구애하던 대학 동기와 6년간 교제했다. 그녀의 남자 친구는 연애 시절 내내 그녀를 공주처럼 아껴주었고, 친구들 사이에서 ‘부처’라고 불릴 만큼 그녀의 모든 면을 받아주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결혼에 골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간 뒤에도 둘의 결혼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결혼 적령기가 다가오자 초조해진 A와 달리 남자 친구는 ‘아직 결혼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만 반복했고, 결국 둘은 헤어졌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대학 동기들을 통해 그가 결혼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은 A는 100% 양다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그는 ‘너와 6년간 사귀면서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포근함을 새로운 연인에게서 느꼈다’는 뜻밖의 대답을 들려주었다. 그와 결혼하지 못한 이유가 현실적 조건이 아닌 ‘포근함’이라는 것은 그녀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는 안락하고 포근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가정적인 연인을 택한 것이다.
결혼에 골인한 부부들은 과거의 연인과 결혼하지 못한 이유로 타이밍과 사랑을 꼽았다. 성격, 능력 등 다양한 현실적 조건을 꼼꼼히 따지는 여자들은 그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시기에 나타난 남자와 결혼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반면 남자들을 그토록 싫어했던 결혼의 구속으로 뛰어들고 싶게 만든 것은 상대와 편안하게 함께할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과거의 연인과 현재 배우자의 가장 큰 차이에서도 여자들은 내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 ‘책임감’을 꼽았고, 남자들은 나를 이해해주고 아껴주는 ‘배려심’을 꼽았다.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결심하는 이유에는 이밖에도 많은 요소들이 내재돼 있을 것이다. 결혼할 타이밍에 만난 사람이든, 모든 조건이 일치하는 사람이든, 많은 옛사랑을 뒤로하고 평생을 약속하게 된 배우자와의 만남은 기적적인 일임에 분명하다.
내가 그와 결혼하지 않은 이유
MEN SAY
“이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미련이 있었다.”
“여자 친구가 다단계에 빠졌다.”
“너무 사랑했지만, 평생 져주고 맞춰줄 자신이 없었다.”
“‘결혼’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 여자와 안 맞았던 것 같다.”
WOMEN SAY
“그땐 너무 어렸고, 그와 나 모두 결혼할 만큼 정신적, 환경적으로 성숙하지 못했다.”
“경제적 여건이 되면 외모가 안 되고, 외모가 되면 조건이 안 됐다.”
“내가 먼저 취업했다.”
Q 현재 배우자가 몇 번째 연애 상대인가요?
comment 남녀가 생각하는 ‘연애’의 기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교제한 모든 여성을 연애 대상으로 생각한 남성들은 상대가 몇 번째인지 기억이 안 나거나 셀 수 없다는 답변이 많았고, 진지하고 깊은 만남만 ‘연애’라고 생각한 여성들은 세 번째라고 답했다.
Q 연애 상대와 결혼 상대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나요?
Q 이유는 무엇인가요?
comment 일시적인 연애와 달리 평생을 함께해야 하는 결혼에는 남녀 모두 다양한 조건을 고려하게 된다. 남자들은 성격, 가치관 등 둘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시했고, 다음으로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을 고려했다. 반면 여자들은 ‘결혼은 드라마가 아닌 다큐멘터리다’라고 단언할 만큼 사랑부터 시작해 외모, 능력, 가정사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꼼꼼히 분석하는 경향을 보였다.
Q 과거의 연인과 결혼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요?
comment 연애 초반, 여자들에게 헌신하고 잘해주는 남자들이 그녀와 결혼까지 생각하는 데는 성격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 늘 내가 맞춰줘야 하는 배려심 없는 여자, 가치관이 다른 여자, 계산적인 여자 등은 모두 탈락이다. 그렇다면 여자들이 원하는 ‘타이밍’이란? 당장 결혼할 수 있을 만큼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준비가 된 남자를 뜻한다.
Q 과거의 연인과 현재 배우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comment 남자들은 ‘나 없으면 못 살 것 같은 여자’보다 ‘내가 없어도 잘 살 것 같은 여자’와 결혼한다는 말이 있다. 늘 맞춰줘야 하는 여자보다는 배려와 이해심 많은 여자와 결혼을 결심했다. 반면, 여자들은 사랑꾼 스타일보다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남자를 선택했다.
Q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붙잡고 싶은 연인이 있나요?
comment 과거에 미련이 남을 만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결혼을 결심하지도 않았을 터. 남녀 모두 과반수 이상이 현재의 연인을 최고의 사랑으로 꼽았다.
Q 현재 배우자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요?
comment 남녀가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계기는 혼전 임신부터 경제적인 능력까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도 함께 안락하고 따뜻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는 신뢰와 믿음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다.
글 김수영 기자 일러스트 조성흠 설문 <마이웨딩> 서포터즈 200명
WEDDING SURVEY
내가 그와 헤어진 이유
오래된 연인과의 이별 후 몇 달 만에 다른 상대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연애가 드라마고, 결혼이 다큐멘터리라면 각각의 장르에 맞는 상대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을까? 그들이 결혼을 결심하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인지, 헤어진 과거의 연인과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6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