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LOVE CLASS

맞는 게 하나도 없는 부부

결혼 전에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생연분이었던 커플. 하지만 한집에 살다 보니 생활 패턴, 식습관, 문화 취향, 활동 반경 등 맞는 게 하나도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과연 이들 부부의 진짜 문제가 ‘맞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것에 있을까? 내가 어떻게 이런 사람과 결혼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이들에게 맞는 게 하나도 없는 배우자와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연애가 구두를 신고 100m 달리기를 하는 시기라면, 결혼은 편한 운동화로 갈아 신고 마라톤을 뛰는 것과 같아 진짜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생활 패턴이나 취미가 다르면 아무래도 함께할 시간이 적어지고, 자연스럽게 대화할 시간도 줄어들어 서로에 대한 이해나 친밀감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집에서 살고 있지만 생각과 행동은 전혀 달라져 부부애나 친밀감이 적어지고, 나중에는 외부에서 자신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이나 친구를 만들어 부부 사이를 더욱 갈라지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배우자를 선택할 때 취미나 생활 패턴까지 모두 나와 비슷한지 따져봐야 하는 걸까? 오히려 너무 모든 것이 똑같으면 서로에게 다른 성향을 발견할 수 없어 다른 각도에서 배우자를 볼 수 있는 배려가 부족해진다. 때문에 생활에서 가장 많이 공유할 수 있고, 가치와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것 한두 가지가 맞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렇게 잘 맞는 짝을 찾는다 하더라도 결혼 후 몇 년이 지나면 내가 골랐던 배우자와 전혀 다른 새로운 사람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딜레마를 풀고 결혼 생활을 현명하게 하고 싶다면 지금부터 시작하는 이야기에 집중할 것.

진짜 연애의 시작, 결혼 
어느 산 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말했다. 등산로에서 식당을 오랫동안 운영하다 보니 자신은 중년의 남녀가 주문하는 것만 봐도 그들이 불륜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보통 음식점에 들어오면 남자가 주문을 하는데, 이때 여자가 2인분보다 더 많이 주문하는 남자를 말리지 않는다면 불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진짜 아내는 남편이 그렇게 음식을 시키면 ‘남기면 다 쓰레기야. 일단 더 먹고 시키자’라며, 주문을 취소시킨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연애와 결혼의 차이다. 연애는 서로에게 장점을 자랑하는 시간이다. 한껏 꾸미고 나와 좋은 곳에 가서 먹고, 멋진 곳을 보러 다닌다. 상대에게 예쁘고 멋진 모습만 보여주면서 많은 돈과 시간을 쓰니 서로의 장점밖에 안 보인다. 반면 결혼은 서로의 단점을 이해해야 하는 시간이다. 연애가 구두를 신고 100m 달리기를 하는 시기라면, 결혼은 편한 운동화로 갈아 신고 마라톤을 뛰는 것과 같다. 2박 3일 여행에서는 얼마든지 ‘지킬 앤드 하이드’가 가능하지만, 365일 함께 살게 되면 자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물론 상대의 진짜 모습도 알게 된다. 괴테의 말처럼 “결혼은 진짜 연애의 시작이다.”


이명길 연애 코치가 조언하는 맞는 게 하나도 없는 부부를 위한 솔루션 
▷행복한 부부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의리’가 아닌 ‘의지’ 
연인이 부부가 되어 함께 살면서 중요한 것은 ‘사랑’도 ‘의리’도 아닌 ‘의지’다. 빛나던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빛을 조금씩 잃어간다. 흔히들 그 자리를 ‘의리’ 또는 ‘정’이 채운다고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행복하게 함께 살겠다는 ‘의지’다. 의지가 있을 때는 맞는 점이 하나도 없는 상대라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의지가 사라지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DON’T
Case 1 ▷ 사소한 다툼이 큰 다툼된다 
시작은 사소한 다툼이다. 쓰레기 분리수거, 화장실 변기 커버 등은 비교적 ‘큰’(?) 다툼이다. 라면 봉지를 분리수거를 하느냐 마느냐로 다투게 되고, 저녁 반찬에 어묵을 살 때 나는 400g 짜리를 사고 싶은데, 상대는 200g 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다 싸우게 된다. 심지어 분명 안 마신다고 해서 콜라 한 캔을 샀는데, 한 모금만 달라고 한다. 나는 격렬하게 한 캔을 다 마시고 싶은데 말이다. 남들이 보면 저런 걸로 다툴 거면 왜 결혼했나 싶을 정도로 사소한 일들로 다툼이 발생한다.

Case 2 ▷ 우린 참 맞지 않는다는 ‘잘못된 믿음’이 문제 
사랑에 빠지게 되면 상대의 모든 것이 다 의미 있다. 상대의 이름 한 글자와 내 이름 한 글자가 같으면 천생연분 같고, 상대가 꽃등심을 좋아하는데 나도 꽃등심을 좋아한다며 서로 닮은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꽃등심을 싫어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다. 반면 함께 살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해지면, 관계를 지속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다툼이 생기면 조율하고 맞춰가면 되는데, 의지가 아닌 의문을 가진 사람은 모든 것이 서로 안 어울린다는 ‘명분’이 하나둘 생기게 되는 것이다. 마음에 ‘잘못된 믿음’이 스며들면, 상대를 나와 안 어울리는 인간으로 바꿔버린다. 이런 상황이 되면 결국 중국집에 가서 나는 짬뽕, 상대는 짜장면을 시켜도 우린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혼’을 생각하곤 한다.

Case 3 ▷ 사소한 다툼이 ‘감정싸움’으로 번진다 
사소한 다툼으로 싸우게 되면 짜증이 난다. 큰 싸움이면 어디 가서 하소연이라도 할 텐데, 워낙 개인적인 사소한 문제들이다 보니 어디 가서 말하기도 쪽팔린다. 내가 결혼해서 내 집에서 라면 먹고, 화장실 가고, 치약 짜 쓰는 것까지 내 마음대로 못하고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갑자기 억울해진다. 이런 억울한 감정, 나만 손해 보는 느낌은 다른 사소한 문제들과 엮여서 뿜어져 나오기 마련이다. 감정싸움으로 번진 사소한 다툼은 더 이상 사소한 다툼이 아닌 ‘큰 다툼’이 된다. 그리고 큰 다툼은 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DO
Do ▷ 사소한 다툼은 당연하게 생각해라 
행복한 부부는 ‘안 싸우는 부부’가 아니라 ‘잘 싸우는 부부’다.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과도 안 맞았다. 그런데 나와 다른 삶을 살아온 상대와 잘 맞는다는 게 오히려 신기한 일 아닌가? 살면서 생기는 사소한 다툼을 당연하게 생각해라. 괜히 사소한 다툼을 피하겠다고 참다가 감정싸움으로 번지거나, 나중에 몰아서 큰 싸움을 하게 되면 더 손해다.

Do  ▷ 사소한 다툼에서 상대를 배워라 
고백하건대 앞서 말한 라면봉지, 어묵, 콜라 사례들은 신혼 때 내 이야기다. 하루는 집에서 라면을 끓이면서 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 모습을 본 아내가 물었다. “이걸 왜 여기다 버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그럼 그걸 어디다 버려?” 그러자 아내 왈 “여기 분리수거 배출 표시 있잖아, 분리수거해야지!” 갑자기 짜증이 밀려왔다. 난 술도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우고, 청소도 설거지도 잘하는데, 고작 라면봉지 때문에 잔소리를 들어야 하나? 그래서 말했다. “내가 내 집에서 라면 먹고 라면 봉지 버리는 것도 네 허락을 받고 버려야 해? 넌 분리수거해, 난 그냥 편하게 버릴 테니까!” 결혼 7년 차, 지금까지 아내와 5번 정도 크게 싸웠는데, 그중 한 번이다. 결과는? 당시 쓰레기 봉투값이 오르면서 분리수거를 해야 ‘절약’이 된다는 아내의 말을 듣기로 했다. 나는 노력하기로 했고, 아내는 내가 실수로 분리수거를 안 하면 잔소리 대신 직접 치워준다. 사소한 다툼을 통해 서로 맞춰가게 된 것이다.

Do ▷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애가 없을 때는 이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면 지는 것이지 지면서 이기는 게 무슨 헛소리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양보를 조금 하면 가족이 행복해지는 것이 ‘결혼 생활’이란 사실을 알았다. 지면서 이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소리다. 하루는 출근하면서 아내와 다퉜다. 그날 점심때 전화를 했더니 큰 애가 받았다. 그러더니 울먹이며 엄마한테 혼났다고 했다. 평소 같았으면 충분히 웃으면서 넘어갔을 텐데, 나와 다투고 나니 마음이 많이 상했던 모양이다. 반대로 아내가 기분이 좋으면 그 행복은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억울(?)할 수 있지만 내가 상대에게 잘한다고 그 대가(?)가 반드시 나에게 돌아오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상대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닌, 가정을 화목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내가 조금 지더라도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군대 용어로 치면,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전쟁에서는 결국 승리하는 셈이다.

Do  ▷ 다툴 때도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라 
미국 워싱턴 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 ‘존 가트맨’ 박사는 부부가 대화하는 모습을 15분 동안 관찰하면 그 부부가 15년 뒤 이혼할지, 아닐지를 약 90% 확률로 맞출 수 있다고 한다. 가트맨 박사는 부부가 다툴 때 중요한 것은 ‘대화’가 아닌 ‘태도’라고 말한다. 이혼할 가능성이 높은 부부는 대화 중 의도적으로 회피나 방어적 자세, 경멸, 냉소 같은 태도를 많이 보였다고 한다. 그중 특히 심각한 것은 ‘경멸’로, 상대와 대화 중 짓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이나 무시의 발언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태도는 상대를 항상 긴장하게 하고, 상처를 줌으로써 이혼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이다. 반대로 행복한 부부들의 대화 태도를 분석한 결과 ‘긍정 감정과 부정 감정’ 비율이 최소 5:1 정도로 나타났다. 좋은 감정이 5번 정도 나올 때, 부정 감정이 1번 정도 나왔다는 뜻이다. 반대로 불행한 부부들은 부정 감정의 비율이 40%를 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좋은 말이나 행동을 3번 할 때 나쁜 액션이 2번 이상 나오면 이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김수영 기자 l 도움말 강용(한국심리상담센터 원장 02-545-7080), 이명길(듀오 연애코치)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5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List http://bit.ly/1LY36J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