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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삭이는 부부의 평소 습관

분노 탐구 생활

최근 한국 사회의 키워드는 ‘분노’. 마음속의 화를 해결할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잠깐의 분노를 절제하지 못해 흉악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홧김에 이혼을 결정하는 부부도 늘어나는 추세다. 부부싸움에서도 중요한 화두인 분노를 제어하는 법과 배우자의 분노를 똑똑하게 받아들이는 법, 화를 삭이는 부부의 평소 습관들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는 왜 분노하는가
다음의 분노로 인한 부부싸움의 다양한 유형 중 무엇이 잘못되고 무엇이 잘되었는지 상담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잘된 예는 ●, 보통은 ▲, 잘못된 예는 ×로 표시했다.)

분노의 타이밍 차이
W 나 지금 화났으니까 이따 얘기하자.
▲ 화가 난 시점에 잠시 쉬어가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아주 좋은 예가 아닌 이유는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이야기할 건지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W 지금 얘기해야지 언제까지 미룬다는 거야?
▲ 상대방에 대한 원인을 따지는 식의 항의 표현이다. 상대방이 이따 얘기하자고 했는데 본인은 지금 이야기하자고 강요하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M 지금 얘기하면 더 화날 거 같으니 시간을 좀 달라는 거야.
●본인 스스로 지금 감정 조절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다.
W 난 지금 얘기 안 하면 더 화날 것 같다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급함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무조건 지르고 보는 형
W 다른 남편들은 칼퇴하고 와서 집안일도 돕고 그런다는데, 당신은 그거밖에 못해?
×남편이 퇴근한 후 심신이 피곤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아 분노를 일으킬 수 있다. 또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무시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비교는 잘하려는 의지마저도 없애버리는 부정적인 말이다.
M 다른 와이프들은 회식, 야근, 출장도 다 이해해준다는데 당신은 왜 이해 못하는데?
×위와 같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말로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
W 당신이 먼저 날 배려해주지 않아서 그런 거 아냐!
×자신의 실수나 과오에 대해 배우자 탓으로 돌리고 있다. 배우자가 원인 제공을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무조건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M 역시 당신이랑은 말이 안 통한다. 그만하자.
×배우자로 하여금 전적으로 무시를 당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말. 게다가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할 필요가 없다고 단정 짓는 말이므로 금기어다.

참다 참다 터지는 형
W 근데 당신 3달 전에 주말에 출장 간다던 거, 진짜 출장이었던 거 맞아?
▲ 배우자의 행동을 미심쩍게 여기는 질문. 뉘앙스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M 출장? 갑자기 옛날 얘기는 왜 꺼내는 거야?
×방어적인 자세를 보이며 상대방 질문에 회피하려는 태도.
W 사실 그때부터 알고 있었는데, 참고 참다가 지금 얘기하는 거야. 사실 그거 출장 아니고 동호회에서 놀러 간 거였잖아? 왜 나한테 솔직히 얘기 안 했어?
×배우자가 이미 잘못했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잘못을 추궁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화를 내는 타이밍이 잘못됐다. 의심이 들 때 바로 솔직한 감정을 얘기하면서 묻는다면 서로 의심하는 갈등을 피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2~3일 간격을 두고 표현해 자신이 그 일로 마음이 얼마나 어려운지 표현하는 게 좋다.
M 그걸 지금 와서 얘기하는 이유가 뭐야? 그리고 그걸 어떻게 안 건데? 내 뒤라도 캔 거야?
×계속 방어와 회피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오히려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형
W 어젯밤 카톡에 연락 온 그 여자 누구야?
▲ 어떠한 태도로 묻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다. 의심을 품거나 화가 난 상태에서 말하면 추궁하는 말이 되고 취조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말 궁금해서 부정적인 감정이 없는 상태에서 묻는 말이라면 보통이다. 매우 부드러운 어조로 얘기하면 좋은 말이 될 수도 있다.
M 신경 쓸 거 없어.
×배우자를 존중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줄 수 있다.
W신경 쓸 거 없다니, 새벽에 ‘잘 지내?’라는 문자가 아무것도 아닌 거야?
▲ 묻는 말에 대한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해 이미 마음이 조금 상한 상태로 말하고 있다. 이것도 어떠한 감정을 내포하고 있는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화가 난 상태에서 말한다면 방어나 회피 같은 부정적 반응이 나올 수 있다.
M …(무시)
×아내가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궁금해하지 않는 게 부부 갈등이 심각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아내의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은 아내가 무시당한다는 느낌과 남편을 의심하게 되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

화만 내고 이유는 함구하는 형
W 나 지금 화났어.
●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했다.
M 왜? 뭐 땜에 그러는데?
▲ 배우자가 화가 난 것에 대해 따져 묻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 말보다는 “당신이 화가 났구나. 화가 날 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그 이유를 나에게 얘기해줄 수 있어?”라고 하면 배우자가 방어하지 않고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된다.
W 내가 화난 이유를 모르겠어?
×화가 난 이유를 설명하지 않으면 배우자가 결코 알 수 없다. 감정과 생각을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배우자가 알아주길 바라는 건 비현실적인 기대다.
M 그러니까 왜 화가 났냐고? 내가 점쟁이라도 되는 줄 알아? 말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아냐고.
×배우자가 화가 난 것에 대해 이해하려는 태도보다는 왜 이 상황에서 화를 내는지에 대한 화가 느껴지는 말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조차 사라지게 하는 말이므로 잘못됐다.

스스럼없이 고백하는 형
M 어제 왜 그렇게 늦은 거야? 당신이 연락도 없이 늦어서 솔직히 좀 서운했어.
W 미안해. 어제 갑자기 팀장님이 시키신 일이 있어서 연락 못했네. 많이 화났어?
M 응. 당신이 그렇게 설명해도 화가 바로 풀리지는 않네. 앞으로는 꼭 미리 얘기해줬으면 좋겠어.
W 알겠어. 솔직히 나도 그때 당신이 말도 없이 술 먹고 늦게 와서 화났었어. 당신도 조심해줬으면 좋겠어.
● 전체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태도가 일치되어 있어서 배우자가 오해하거나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이와 같은 자신의 솔직하고 배우자를 존중해주는 대화로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를 위해 노력해야 할 점도 인지하게 되므로 아주 좋은 대화다.


부부간 분노, 똑똑하게 푸는 법
부부간에 미리 ‘화가 났을 땐 어떻게 풀자’고 대화로 약속해두는 편이 좋다. 성향에 따라 화가 나면 즉시 풀어야 속이 풀리는 사람도 있고, 몇 시간이나 며칠 후에야 분노가 가라앉아 이야기할 준비가 되는 사람도 있다. 충분한 대화로 화가 났을 때 자신의 패턴과 배우자의 패턴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물어보고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충분히 어필해야 한다. 어떤 문제나 사안에서 특히 더 화가 나는지, 화를 부르는 말은 무엇인지 등 상대 배우자에게 미리 정보를 줄 것. 그러나 살다 보면 그러한 정보 외에도 화가 나는 상황은 얼마든지 추가로 발생한다. 그때를 대비해 자신이 화가 났을 때 사인을 주고 “나 몹시 화가 나서 밖에 나갔다 온다. 곧 들어와서 말하자”라고 얘기해볼 것. 배우자는 마음이 조금 힘들더라도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배우자가 분노로 가득 차 감정 조절이 어려워 보일 땐 기다려주기로 서로 약속해두면 좋다. 화가 난 감정이 가라앉아야 비로소 대화가 잘되고, 대화가 잘되면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된다.

함께 놀며, 함께 풀자!
배우자의 성향과 생활 태도를 나의 기준에 맞춰 판단하면 갈등을 피할 수 없다. 부부간에 생각과 느낌, 태도는 다른 것이 정상이다. 틀린 점이 아니고 단지 ‘다른’ 것이기에 나의 생각과 기준이라는 틀을 깨고 윈윈 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불쑥불쑥 올라오던 화도 점차 사그라질 것이다. 부부가 함께 화를 다스리는 평소의 습관을 제안한다.
01 함께 같은 취미를 공유한다
둘이 함께 흥미를 가질 만한 취미를 즐기면 매일매일의 작은 화는 쉽게 해결되기 마련.
02 한 달에 한 번 부부의 날을 정해 신혼의 추억을 되살려보자
처음 만난 곳, 처음 사랑을 고백한 곳, 처음 손을 잡은 곳 등 추억이 있는 장소에 가 데이트를 하는 것만으로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를 것이다.
03 배우자를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단지 “잘했어! 멋져!”라는 말도 좋지만 “당신의 이런 점이 정말 훌륭해. 이런 것은 정말 고마워. 난 당신의 이런 점이 참 좋더라” 같이 구체적으로 칭찬하며 높여주면 사랑과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분노의 약은 사랑이니까.
04 서로의 영역을 정해 선을 지킨다
지켜야 할 선을 모르는 것이 때론 사소하게 풀릴 수 있는 화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상대방이 화를 낼 때는 더 큰 분노로 받아치기보다는 잠시 거리를 두는 등 유연한 대처가 필수다.
05 배우자의 가족에게 잘한다
부부간에 분노를 일으키는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상대방 가족을 챙기는 문제에서 온다. 이미 서로에게 불만이 가득 찼을 땐 돌이키기 쉽지 않다. 자신이 조금 더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평소에 잘하자.


분노 표출 전 따라하세요
1 화가 났다는 판단이 든 순간 마음속으로 잠시 ‘STOP!’을 외쳐라.
2 자신이 화가 난 상황에서 이 판단이 적절한지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하라.
3 분노한 상황에서 머물지 말고 잠시 그 자리를 떠나보라.
4 크게 심호흡을 5번 하면서 마음속으로 5번을 세라.
5 자신의 경험만을 바탕으로 무조건 그 상황을 판단하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성찰하라.


전희란 기자 일러스트 조성흠 도움말 강용(한국심리상담센터 원장 02-545-7080 www.mykpcc.com) 최혜숙(여아림부부가족상담센터 소장 02-6221-3700 www.happybubu.co.kr)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5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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