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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웨딩 사진 20년 변천사

추억을 남기기에 사진만한 것이 없다지만, 간혹 지난 사진들을 보면 극도의 촌스러움에 놀라기도 하고, 지금 봐도 손색없는 비주얼에 감탄하기도 한다. 지난 20년간의 <마이웨딩>에 실린 웨딩 사진을 보면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어떻게 웨딩 촬영을 해야 할지 친절한 가이드가 된다.
1993~1996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인 1990년대 초반에는 대부분의 웨딩 화보를 야외에서 촬영했다. 하얀 웨딩드레스는 자연광을 가득 머금어 빛이 나고 바람에 베일이 날리는 장면을 포착하는 등 야외의 느낌을 사진에 가득 담았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신세대 배우 이본, 단아한 외모로 주목받았던 정혜영, 손꼽히는 하이틴 스타 오연수 등 다양한 연예인들이 <마이웨딩>의 웨딩드레스 모델로 등장했는데 대부분의 화보 컷이 야외에서 진행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원지, 한강, 바다를 비롯해 고성 느낌이 나는 건축물 등 다양한 콘셉트에 따라 로케이션 현장이 달라졌다. 이처럼 당시에는 실내 스튜디오보다 야외에서 촬영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었다. 화보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모델들이 한결같이 활짝 웃으며 화사한 신부의 느낌을 연출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1997~1999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촬영 스타일이 크게 달라졌다. 실내 스튜디오로 들어와 조금은 정적인 느낌으로 변화를 준 것. 순백의 화이트 드레스가 눈에 잘 띌 수 있도록 컬러풀하면서도 아무런 무늬가 없는 배경 앞에 서서 최대한 모델과 웨딩드레스에 집중한 사진들이다. 공간에는 일절 소품이나 디테일이 없으며 웨딩드레스를 입은 주인공만을 정직하게 찍어 모델의 포즈나 움직임에 의존해 다소곳하거나 발랄한 콘셉트 등의 사진으로 완성했다. 1998년 5월호에서는 모델 이소라가 고풍스러운 느낌의 웨딩드레스와 헤어스타일에 맞게끔 화이트 배경에 차분한 느낌의 포즈를 선보였으며, 1998년 8월호에는 이의정의 발랄하고 귀여운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빨간색 배경을 활용해 전혀 다른 느낌을 연출했다.

2000~2003

2000년대 들어서서는 고풍스러운 신부의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웨딩 촬영에 또 한 번 변화가 있었던 시기다. 밋밋했던 스튜디오 공간에 각종 소품을 들여놓기 시작했으며 좀 더 배경에 신경을 써서 사진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주로 유행했던 풍은 앤티크한 스타일로 마치 중세 유럽을 연상케 하는 공간을 연출해 일생에 단 한 번인 순간을 아름답게 포착했다. 촬영 스타일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순수한 화이트를 지향하기보다 브라운 색상이 가미되는 등 사진의 톤이 다소 어두워졌다. 이 시기에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요소는 바로 카메라 앵글의 다양화다. 시종 일관 카메라를 향해 정면을 응시했던 기존과는 달리 모델이 허공을 바라보거나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뒷모습을 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고, 무조건 환하게 웃기보다 고혹적이고 우아한 포즈와 표정을 통해 한결 스토리가 있는 사진을 탄생시켰다.

2004~2006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웨딩 사진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다. 과하게 앤티크하거나 클래식한 분위기는 배제되고 유러피언 빈티지함이 가미된 클래식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다. 클래식한 분 위기는 잊지 않되 빈티지한 스타일이 가미된 공간은 마치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한 듯한 수준 높은 웨딩 사진을 만들어냈다. 유럽 귀족의 저택을 연상시키는 세트, 한적한 외국의 정원 같은 세트, 야외 사진을 롤 스크린으로 출력해 실내지만 마치 야외처럼 꾸민 세트 등 다양한 콘셉트의 공간이 등장했고, 공간에 맞는 가구와 소품을 세팅해 웨딩 사진의 퀄리티를 높였다. 좀 더 자유로워진 포즈와 표정에 콘셉트와 스토리를 입힌 것도 이 시기였다. 웨딩 스튜디오 스타일에 맞춰 콘셉트를 정하기도 하고, 공간에 어울리는 드레스를 고르는 신부들도 늘었다.

2007~2009

웨딩 문화가 발전하고, 웨딩 산업이 절정에 달하면서 웨딩 사진도 호황기를 맞았다. 이 시기에 방송을 시작한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커플들이 웨딩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에피소드를 소개했고, 결혼을 앞둔 연예인들이 의례적으로 자신의 웨딩 사진을 공개하며 예비 신랑 신부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많은 신부들이 수준 높은 웨딩 사진을 남기기 위해 스튜디오 선정에서부터 앨범 구성까지 까다로운 잣대로 선택하면서 웨딩 스튜디오도 고군분투하며 여러 가지 스타일을 쏟아냈고, 대형 웨딩 스튜디오는 신랑 신부들의 다채로운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세컨드, 서드 브랜드를 만들었다. 웨딩 스튜디오는 영화 촬영장을 방불케 하는 세트를 제작해 다양한 신들을 만들어냈고, 하나의 앨범에서 한 가지 스타일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3~4개의 스타일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패션 포토로 이름을 날리던 포토그래퍼 김보하가 ‘더써드 마인드’라는 웨딩 스튜디오를 오픈해 많은 셀러브리티들의 웨딩 사진을 담당했으며, 사진에 스토리를 담아 후에 웨딩 스튜디오를 연 후배들에게 초석이자, 본보기가 됐다.

2010~2012

그동안은 유행처럼 특정한 흐름이 존재했다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는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웨딩 사진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빈티지 스타일에 밀려 잠시 고전했던 클래식 스타일이 부활했으며, 여전히 유러피언의 빈티지함을 선호하는 니즈도 많다. 장식적인것을 배제하고 깨끗한 배경에서 인물 사진 위주로 진행하는 감도 높은 웨딩 사진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할리우드의 파파라치 컷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을 훔쳐보듯 촬영하는 색다른 스타일도 간간이 눈에 띈다. 한동안 기피했던 야외 촬영 역시 패션 화보처럼 촬영하는 새로운 스타일로 거듭나 신랑 신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웨딩 촬영 시 동영상을 함께 촬영해 사진의 감동을 다양하게 전달하기도 하고, 정해진 세트에서 촬영하는 것을 거부하고 번외로 커플의 스토리에 맞게 장소와 스토리를 정해서 진행하는 맞춤형 스타일도 있다. 본식 사진도 눈에 띄는 발전을 거듭했는데, 판에 박힌 지루한 스타일 대신 메이크업 숍에서부터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스냅 사진처럼 촬영하는 내추럴한 스타일이 최근 대세다.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3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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