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마주칠 때마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제가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유머를 연구하는 남편은 하늘이 제게 준 선물이랍니다.”
독일 최고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발레리나, 전 세계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최고령 발레리나, 모두가 발레를 그만두는 32세에 정강이뼈에 금이가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고도 피나는 노력으로 재기에 성공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발레리나, 발레에 입문한 7세부터 지금 47세까지 발레를 위해 자신의 삶을 오롯이 바친 그녀의 이름은 강수진이다. 올해 그녀의 나이 47세, 꽃다운 23세에 선배 무용수인 남편을 처음 만났으니 올해로 정확히 인생의 반토막을 함께한 셈이다. “남편의 제 자신보다 저를 더 잘 아는 이 세상 유일한 사람이에요. 공식적으로는 제 남편이고 매니저이지만, 저만을 위한 개인 요리사, 선생님, 주치의, 보호자, 친구 등 비공식 역할이 훨씬 많아요. 눈이 마주칠 때마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제가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유머를 연구하는 남편은 하늘이 제게 준 선물이랍니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선후배 무용수로 만난 터키 출신의 툰치 소크멘과의 인연은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 그녀의 외로운 인생에 단비와도 같은 것이었다. 국제결혼을 반대하는 강수진 씨 부모님의 동의를 얻기 위해 7년을 기다린 애틋한 사랑 이야기도 지금은 추억이 되었지만, 그 당시 가슴 속에 품었던 인생에 단 하나뿐인 사람이라는 믿음과 확신을 가슴속에서 매일 되뇌고 있다. 안타깝게도 부상으로 은퇴한 툰치는 아내의 매니저 역할을 자처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꼼꼼히 챙긴다. 그런 남편이 늘 옆에 있어 강수진은 고달픈 연습을 설레는 마음으로 임하고, 무대 위에서의 긴장감을 여유로 바꾸며 어제보다 즐거운 오늘을 살아간다.
You’re the only one, best one to me 강수진은 ‘결혼이란, 한 번 했으면 의리와 신의를 지키며 끝까지 살아야 하는 것’이라는 고지식 한 결혼관을 고백했다. 요즘 세상에 살다가 마음 안 맞으면 쉽게 하는 것이 이혼이라지만, 절실한 마음으로 결혼을 결정한 그녀에게 남편의 부재는 한쪽 날개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두 날개가 사랑스럽게 날갯짓하는 행복한 결혼 생활이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또 ‘It is a two-player game’.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닌, 끊임없이 ‘How to play’를 서로 의논하는 것으로 결혼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렸다. 언어와 살아온 환경이 달랐던 부부는 둘이 하는 ‘결혼’이라는 게임을 잘하기 위해 일부러 노력하지 않는다. 아무런 의도나 생각 없이 그저 서로를 아껴 주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게 전부라고.
“저희 부부가 일과 사랑을 함께하면서 환상적인 파트너이자 따뜻한 동반자로서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이유를 세 가지 정도 들 수 있어요. 첫 번째로 저희 부부는 자기 자신을 아주 사랑해요.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그리고 누군가에게서 사랑받고 싶으면 우선 자기 자신부터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두 번째로 상대방을 완전한 성인으로 대한다는 거예요. 아무리 부부, 가족이라 해도 일상생활에서는 상대방을 완벽한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부부 관계가 편해져요.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한다는 거예요. 단점이든 장점이든 상대방의 성격 자체를 존중하다 보니 서로 고쳐야 할 점을 찾기보다는 상대방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어느새 아주 많은 부분이 닮게 되고, 결혼생활이 편해지더라고요.”
2010년 모 잡지에서 찍은 전통 혼례 화보만이 전부일 뿐, 결혼식을 치르기 않았기 때문에 평범한 웨딩 사진 한 장 없다는 부부. 12년간의 결혼 생활을 회고해보면 똑같아 보여도 전혀 같지 않았던 그 이유는 하루하루에 특별한 이벤트와 각별한 즐거움이 가득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남편 특유의 위트와 유머에 눈을 뜨면서부터 웃음을 터뜨리고, 너무 웃겨서 잠 못 드는 밤이 많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는 것, 평범한 것 같지만 그녀에게 오직 하나뿐인, 세상 최고의 행복이다.
©W magazine
![]() |
![]() 20대 여성들이 가장 존경하는 리더이자 롤 모델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열정을 잃지 않고 성장하는 방법을 담은 책. 그녀가 지금껏 자신의 삶에서 배운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열정 있는 사람의 삶은 무엇이 다른지 이야기한다. 특별한 재능이나 기획 없이 열정으로 최선을 다한 하루가 모여 만들어진 발레리나 강수진의 평범하면서도 진짜 특별한 삶의 이야기와 어떠한 태도로 인생을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들려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