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식 사회의 지존, 유재석
튀지 말고 차별화하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연예인 중 한 명임에도 불구하고 동료 연예인이나 함께 일했던 스태프의 결혼식 사회 부탁은 웬만하면 다 수락하는 유재석. 그의 손꼽히는 진행 능력은 결혼식에서도 발휘된다. 현장의 작은 일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은 기본이고 이날만큼은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으로서 신랑 신부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다. 점잖은 태도를 일관하다가도 축하 공연이 있을 때는 직접 즐기는 모습을 보이며 하객들의 참여를 이끄는가 하면 하객들의 대답도 먼저 유도하며 전체 분위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만큼 신부님께 정중히 부탁드려볼게요. 이곳을 찾은 분들을 위한 서비스로 신부의 율동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신부님도 아마 가만히 서 있느라 힘들었을 거예요. 음악 한번 들려드리겠습니다. 신부님 괜찮으시죠? 네네(하며 선수 치기), 그냥 행진해서 나가면 끝나고 서운하거든요. (댄스 퍼포먼스 후)이거예요, 바로 나오지 않습니까. 역시 두 분 잘 어울리십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주례 선생님까지 시킬 뻔했는데 시간이 모자란 관계로 생략하겠습니다.
언어의 연금술사, 김제동
나만의 어록을 개발하라 야구장 쇼 MC에서 오리엔테이션 강사, 축제 진행자를 거쳐 주류 방송에까지 진출한 그는 엔터테이너이기 이전에 전문 사회자였다. 공개 방송에서 본 녹화가 시작되기 전 관객들을 유도하는 일명 ‘바람잡이’의 개그가 더 쏠쏠한 재미를 주기도 하는데 그의 진행력은 이처럼 수많은 현장에서 길러진 날것 그대로의 매력이 있다. 단순히 시시껄렁한 농담만으로는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는 힘들다. 간간이 전하는 그만의 진심 어린 멘트는 하객들로 하여금 시시한 주례사보다 “아~” 하고 찬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결혼식이라는 경건한 자리만큼 그의 의미심장한 어록이 잘 어울리는 순간이 있을까.
태어날 땐 서로 다른 장소에서 태어났지만 이젠 같은 장소에 있을 것이며, 태어날 땐 다른 하늘을 보고 태어났지만 앞으로는 같은 하늘을 보게 될 것이며, 태어날 땐 서로를 모르고 태어났지만 앞으로는 서로를 알아가게 될 것이며, 태어날 때 다른 부모를 섬겼지만 이젠 한 부모를 섬기게 될 것이며, 이제껏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앞으로는 두 발이 하나가 되어 하나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그 첫 발걸음에 무한한 영광이 깃들기 바랍니다.
절대 잊히지 않는 캐릭터, 안상태
개그 캐릭터에 빙의하라 본명보다 ‘안어벙’이라는 캐릭터로 먼저 기억되는 안상태는 자신의 개그 인생을 대표하는 그 캐릭터로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약간은 맹한 듯 입을 쩍 벌리면서 천천히 말하는 안어벙 캐릭터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 이처럼 대중적인 캐릭터를 활용한다면 친근감을 주면서 하객들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좋아 결혼식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캐릭터는 ‘영구’ ‘맹구’ ‘갈갈이’ 등이 있다.
이렇게 매력적인 신랑 신부를 보니 제가 다 신이 나네요. 두 주인공은 먼 길 찾아오신 하객들을 위해 뭔가 보답 한번 해야죠. 제가 어디서도 잘 안 보여드리는데요. 안어벙의 전매특허품인 윙크 시범을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윙크와 함께 목젖, 귓불을 마구 보여주며 깝죽거린다) 그럼 이제부터 품절남인 신랑의 윙크를 다 같이 볼까요? 자, 지금부터 신랑의 매력 속으로 빠~져 봅시다!
이벤트는 내게 맡겨라, 김대범
신랑 신부 칭찬해 윈윈Win-win 최근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대범화재보험’으로 색다른 개그를 선보이는 김대범. 그가 개그 다음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서는 무대가 바로 결혼식 사회다. 개그맨 특유의 유머와 수많은 레퍼토리, 순발력을 발판 삼아 수많은 개그맨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결혼 이벤트 업체인 ‘레드펌킨’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그가 손꼽는 결혼식 사회 노하우는 바로 ‘신랑 신부를 칭찬하는 개그’다. 개그 특성상 인물을 비하하는 방식을 택하기 쉽지만 양가 가족과 친척, 지인들이 모인 결혼식 자리에서만큼은 신랑 신부가 돋보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칭찬이야말로 하객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네, 신랑이 멋지게 걸어오고 있습니다. 당당한 발걸음으로 힘차게 들어오는 신랑은 배우 장동건 씨를 닮았…(웃음 유도)다고 얘기 좀 해달라고 했어요. 쌍꺼풀 있는 눈매가 약간 닮은 듯하죠? 그 뒤를 이어 고소영 씨를 닮…지는 않았지만 꽃처럼 아름다운 신부가 우아하게 입장하고 계십니다. 아, 아름답네요, 두 분 모두. 축하하는 의미에서 힘찬 박수 부탁드립니다.
성대모사의 달인, 안윤상
한자리에 정재계 유명인들을 모두 초대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였던 ‘슈퍼스타 KBS’에서 수많은 이들의 성대모사로 웃음을 안겨줬던 개그맨 안윤상. 그의 진행 노하우는 ‘성대모사를 통한 재미 유발’이다. 조용히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식에 참여해 결혼식 전반적인 분위기를 흥겹게 유도하는 방법이다. 성대모사가 가능하다면 각 분야 유명인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효과가 있는 이 방법을 활용해보자. 경직된 신랑 신부에게 어설프게 무엇을 시키기보다 사회자가 직접 흥을 돋울 수 있기 때문에 주인공들도 다소 안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의 주인공인 두 분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부터 배우 유해진 씨, 오광록 씨, 허경영 의원까지 다양한 분이 축사를 보내셨네요. 다들 바쁘셔서 직접 오진 못하셔서 제가 대신 읽어드리겠습니다. (배우 이순재)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중략) 신랑이 자꾸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거나 외박해서 신부의 속을 썩인다면 나에게 전화하세요. 1544-땡땡땡땡.
How to 02 절대 실패하지 않을 축하 이벤트 4
만세 삼창 릴레이 모든 이벤트의 시작은 신랑이다. 아름다운 신부를 맞이한 신랑에게 세상 다 얻은 듯 기쁜 마음을 담은 만세 삼창을 시킨다. 이후 신부 역시도 신랑을 맞이하는 기쁨을 만세 삼창으로 표현하게 하고, 양가 부모님이나 하객까지 동참시킨다. 분위기를 봐서 주례자까지도 시도해봐도 되지만 가끔 호응이 없을 때는 분위기가 급격히 썰렁해질지도 모른다.
몸 개그와 함께 외치는 구호 의미 있는 자리에 참석해준 하객을 위해 두 주인공에게 흔히 요구하는 게 바로 춤이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닌 이상 수많은 사람 앞에서 춤을 추는 건 쉽지 않은 일. 이럴 때는 잘 알려진 율동을 가볍게 따라 하도록 유도한다. 신랑에게는 ‘골목대장 마빡이’를 신부에게는 ‘대빡이’ 동작을 시키며 각각 “오늘 밤 최선을 다할게” “오늘 밤 기대할게”라는 구호를 외치게 해보자. 사회자가 먼저 시범을 보여주는 센스!
구두에 용돈 걷기 신랑이 구두 한 짝을 벗고 하객 사이를 지나다니며 용돈을 받는 이벤트다. “신랑 신부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돈이 필요한데, 좀 도와주세요”라든지 “신혼여행 잘 다녀오라고 용돈을 걷어보겠습니다”라는 멘트로 유도하면 된다. 하객들이 얼마나 참여하는지가 관건으로 돈이 얼마나 많이 걷히느냐에 따라 주인공의 인간성도 파악할 수 있다.
코끼리 코 돌아 제자리 찾기 의도치 않은 신랑의 몸 개그를 볼 수 있는 이벤트다. ‘술을 많이 마시고도 집을 잘 찾아오는지 테스트해보겠다’는 의미로 신랑에게 버진 로드 중앙에서 코끼리 코를 돌게 하고 신부에게로 달려간다는 내용. 너무 여러 번 돌면 단상에서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세 번 정도만 도는 게 좋겠다.
How to 03 결혼식 사회, 어렵지 않~아요!

절대 떨지 말 것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나 심오하게 인생의 각오를 다지도록 하는 주례자는 떨 수 있지만 사회자만큼은 중심을 잘 지켜야 한다. 사회자가 긴장하면 전체 분위기마저 술렁이게 된다. 언제나 당당한 태도를 보여주며 긴장된 분위기를 재치 있게 바꿔주는 임무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박수를 유도하거나 신랑 신부 입장을 호령할 때에도 명확한 발음과 명쾌한 소리를 내는 등 절도 있는 태도를 유지하자.
미리 도착해 자신만의 식순을 짜둘 것 미리 짜둔 식순을 전날 웨딩홀 측에 보내면 당일 진행에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경건한 멘트 사이사이에 위트를 적절하게 집어넣어 균형 있게 조율하되 일반적인 것 말고 자신만의 식순을 발굴해보는 것도 좋다. 신랑 신부와 함께 식순을 상의하는 것은 좋지만 두 사람이 모든 과정을 다 알고 있으면 재미가 없다. 이벤트를 가미하는 부분에서는 기억에 남는 상황을 남기기 위해서 비밀로 해두는 것도 좋다. 식장에 미리 도착해 신랑과 인사를 해서 주인공을 안심시키는 것도 매너다.
이날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임을 잊지 말 것 간혹 쇼맨십이 뛰어난 사회자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펼친다. 이 자리는 레크리에이션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신랑 신부의 뜻깊은 날을 도와주는 날이다. 하객들을 웃겨보겠다고 두 주인공보다 본인이 나서는 것은 금물, 재미를 위해서라도 신랑 신부를 깎아내리는 방법도 금물! 모두가 흐뭇해지는 것만이 두 사람이 평생 간직할 추억을 소중하게 완성하는 길이다.
어떤 순간에서도 긴 공백을 만들지 말 것 진행의 묘미는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으로 매끄럽게 다음 단계를 이어가는 것이다. 결혼식 과정은 신랑 신부가 입장하고 주례사를 듣고 축가를 거쳐 양가 부모님께 인사하는 등 여러 단계가 있는데, 이 사이를 단순히 하객들의 박수만으로 채울 수는 없다. 두 사람에 대해 다 알고 있는 말이라도 한 번 더 언급해주거나 결혼식에 관한 명언 등 좋은 말을 알아뒀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말하는 센스를 발휘해보자.
불규칙한 현장 상황을 적극 활용하라 아무리 리허설을 거쳐도 갑작스러운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마이크 작동이 안 되는 경우나 주례자가 마이크를 켜지 않고 말하는 상황 등 예측 불가능한 일의 연속인 것. 이때 당황하지 말고 오히려 담담히 현장 상황을 전하거나 개그 소재로 삼아보는 여유를 가지자. 사회자가 당황하면 하객들도 함께 동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