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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결혼이 궁금하다

럭셔리 웨딩의 끝은 어디인가

미국 유명 디자이너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윌리엄 왕자가 신혼여행을 떠난 세이셸로 떠나는 허니문. 소위 대한민국 상류층이라 부르는 이들의 결혼 모습이다. 결혼할 때도 남들보다 특별하길 원하는 그들만의 럭셔리 웨딩을 들여다보았다.


초특급 호텔 웨딩 예식은 주로 롯데호텔, 신라호텔, 그랜드 하얏트 호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등의 특1급 호텔에서 진행된다. 피로연 음식은 주로 10만원대 양식 코스이며, 수입 서양난 등을 이용한 화려한 플라워 세팅에 돈을 아끼지 않는 편. 롯데호텔에서는 롯데호텔 웨딩 컨설팅을 맡고 있는 미국 와일드플라워린넨 사의 영송 마틴 대표가 내한해 직접 스타일링한 예식이 있었다. 크리스털 볼룸을 영송 마틴의 ‘와일드 오키드’ 콘셉트로 화려하게 꾸몄는데, 영송 마틴 특유의 탁월한 색감 선택과 독창적인 세팅으로 기존의 웨딩 스타일링을 벗어난 획기적인 결혼식이 되었다. 영송 마틴이 준비 기간 동안 신부를 직접 만나 좋아하는 색은 물론 선택한 웨딩드레스까지 꼼꼼히 확인해 꽃 장식 컬러를 확정했다고. 화이트 오키드(난초)를 베이스로, 신부가 좋아하는 옐로 컬러 연출을 위해 네덜란드에서 직접 공수한 옐로 온디시움Oncidium(서양난의 일종)을 사용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VIP 고객 웨딩의 특징은 예식 전의 칵테일 리셉션이나 예식 후 애프터 파티, 웨딩 1~2주 전 브라이덜 샤워 등 본식 외의 이벤트를 즐겨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창하게 보이는 부분은 오히려 생략하고 음식이나 꽃의 퀄리티, 하객 편의, 직원의 세심한 서비스 등에 더욱 신경 쓰지요.”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랑 신부들은 대연회장 다이너스티홀이나 파티 웨딩을 연출할 수 있는 영빈관에서 결혼식을 진행한다. 특급 호텔마다 예식의 모든 요소를 고객 취향에 맞춘다는 ‘오더 메이드 웨딩’을 내세우는데, VIP들은 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 웨딩 전문 스태프에게 의뢰해 식사, 와인, 꽃 장식, 음악 등 모든 요소를 자기만의 취향으로 주문하는 것. 신라호텔에서 결혼한 한 커플은 자신들이 채식주의자인 것을 감안해 전형적으로 스테이크가 있는 웨딩 메뉴에서 탈피한 유기농 샐러드, 유기농 국수, 생선 등으로 구성된 오가닉 메뉴를 주문하기도 했다. 또 다른 커플은 애프터 파티를 특별하게 진행하고 싶다며 영빈관에 별도의 파티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신랑 신부 친구들뿐 아니라 부모님의 친한 지인들까지 모두 모여 늦게까지 결혼식을 축하하는 자리를 이어갔다. 애프터 파티를 위해 댄스 플로, DJ 부스를 세팅하고 칵테일 쇼, 마술 공연 등 쇼가 이어져 하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색 결혼식 상류층 신랑 신부들은 유학파들이 많아 가든 웨딩을 치르거나, 들러리와 베스트맨을 세우고, 밤늦도록 애프터 파티를 즐기는 서양식 웨딩을 선호한다. 결혼식을 형식적으로 치르기보다는 여유 있게 즐기면서, 자신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간과 공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는 곳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별장에서 결혼식을 하는 경우가 많고, 해외로 나가 리조트 웨딩을 올리는 커플도 있다. 메리앤메리 정효진 대표가 진행한 한 커플은 이천의 별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친정어머니가 딸이 태어난 기념으로 별장을 빙 둘러 심은 묘목이 28년이 지나 아름드리 우거진 곳에서 결혼식이 치러져 의미 있는 예식이 됐다. 별장 입구에서부터 결혼식 장소까지 꽤 먼 거리를 나무마다 청사초롱을 달아 잔칫집 분위기를 내고, 작은 호수 옆 정자를 신부 대기실로 꾸몄다. 꽃 장식에만 800만원 이상이 들고, 서울 특급 호텔 케이터링으로 준비한 음식 값만 3000만원 정도였다고. 써니플랜 최선희 대표도 개인 별장에서 150명 규모의 소규모 파티 웨딩을 진행한 적이 있다. 정원에 장미를 가득 장식해 로맨틱한 장미 정원으로 꾸미고,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파티를 위해 조명 세팅에도 신경 썼다. “본인 별장이기 때문에 시간 제한이 없어 식순 자체를 밤새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습니다. 음식은 외부 케이터링을 이용했는데,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집안의 음식 비법을 살려 메뉴를 구성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기억에 남네요.” 마지아앤코 김유림 대표가 진행한 예식 중에는 푸켓 반얀트리 리조트에서 결혼식을 올린 커플도 있었다. 조개를 테마로 한 오너먼트, 링 쿠션, 초 100개, 캐노피, 스테이셔너리(네임 카드, 식순 등)를 모두 한국에서 가져가 김유림 대표의 짐 무게만 무려 140kg에 달했을 정도. 반얀트리 리조트 웨딩 파트팀과 음식, 케이크 등을 준비했고, 꽃은 방콕에서 주문해 배달시켰다.

예물 상류층에서는 예물을 맞출 때 “스리투원원”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반지 3캐럿, 목걸이 2캐럿, 귀고리 한 쪽 1캐럿씩을 의미하는 것. 심플한 디자인에 다이아몬드 크기를 강조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티파니, 까르띠에 같은 명품 브랜드나 시어머니의 단골 보석 숍 등에서 예물을 맞춘다. 프러포즈 반지의 대명사 티파니에서는 다이아몬드 크기 1~3캐럿대, 디자인은 티파니 세팅Tiffany Setting 반지가 인기다. 1886년 선보인 티파니 세팅 링은 6개의 프롱(육지 세팅)이 다이아몬드를 밴드 위로 완전히 들어 올린 디자인으로 웨딩 링의 대명사가 된 모델이다. 티파니 관계자는 “여러 종류를 구입하기보다 퀄리티 높은 다이아몬드 세트 하나를 선호하고, 그중에서도 제대로 된 솔리테어 다이아몬드 링에 집중하는 추세”라고 상류층의 예물 취향을 설명했다. 신랑은 심플하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의 밴드 링을 선호한다. 부드러운 실루엣의 ‘밀그레인 링’이 대표적이다.

까르띠에 VIP 고객들도 화려한 것보다는 심플한 밴드에 1.5~2캐럿에 달하는 4C 기준 최상급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솔리테어 링을 선호한다. 구성은 보통 예물 시계, 목걸이, 귀고리, 솔리테어 링, 웨딩 밴드 링. 신랑들은 특히 ‘시계’에 힘을 준다.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것보다는 클래식 디자인이나 남성적인 크로노그래프 디자인을 선호한다. VIP 고객층의 신랑들은 1000만~20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시계를 구입하기도 한다.

허니문 타이티, 세이셸, 호주 해밀턴 아일랜드 같은 고급 휴양지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20일 이상 유럽 각국의 5성급 호텔을 돌며 장기 허니문을 다녀오기도 한다. 아일랜드 마케팅에서는 럭셔리 체인 리조트로 명성이 높은 반얀트리 리조트의 최고급 객실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 1박에 180만원 선인 반얀트리 푸켓 더블 풀빌라, 단 3채밖에 없는 반얀트리 발리 프레지덴셜 풀빌라, 이색적인 텐트 풀빌라 형태인 반얀트리 몰디브 마디바루가 대표적. 제이슨 여행사에서는 VIP 고객을 타깃으로 파리, 니스, 칸, 프로방스, 로마, 피렌체, 베니스, 밀라노에 이르는 2주간의 드림 허니문을 판매한다. 파리에서는 1박에 최소 140만원부터 시작한다는 르 브리스톨 파리 호텔에 묵고 니스에서는 중세 마을을 연상시키는 에즈 빌리지의 샤토 세브르도르 호텔, 로마에서는 살바토레 페라가모에서 운영하는 호텔 룽가르노Lungarno에 묵는다.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포함해 1인당 약 3000만원이 소요되는 초호화 허니문 상품이다. 모두투어는 명품 여행을 전담하는 JM 사업부를 따로 두고 VIP 고객들을 위한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여행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시드니·해밀턴 아일랜드 퀄리아 6일(1인 489만원부터)은 호주 최고의 럭셔리 호텔인 퀄리아의 윈드워드 파빌리온에 묵는 상품이다. 타히티 1박·보라보라 3박·동경 1박 총 7일(1인 445만원부터)도 주요 상품. 보라보라섬에서는 니콜 키드먼이 허니문으로 찾은 세인트레지스 리조트 보라보라에 숙박하게 된다. 이외에도 미국인들이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어 한다는 멕시코 칸쿤의 르 블랑 스파 리조트 7일(1인 359만원부터)도 고급 상품에 속한다.

좀 더 은밀하면서도 이색적인 휴양지를 찾는 커플들은 영국 윌리엄 왕자의 비밀 신혼여행지인 세이셸을 찾는다. 윌리엄 왕자는 115개의 섬으로 이뤄진 세이셸에서도 프라이빗 섬을 통째로 빌려 노스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허니문을 보냈다. 한 국내 대기업 회장의 자제가 최근 허니문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에미레이트항공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해 세이셸에 도착 후, 헬리콥터를 타고 비밀리에 노스 아일랜드로 이동해 허니문을 만끽했다고 한다. 서쪽 해변에 있는 비치 바를 전세 내 둘만의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즐기기도 했다. 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는 7일 일정으로 프레지덴셜 빌라 1인 2150만원, 윌리엄 왕자가 묵었던 빌라 노스 1인 2850만원. 인오션M&C에서 판매한다.


웨딩드레스&턱시도 웨딩드레스는 신부를 주목받게 하는 결혼식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결혼을 앞둔 상류층 신부들은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웨딩드레스를 선택한다. 예전에는 직접 해외에서 사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수입 드레스를 취급하는 숍이 많아져 굳이 사 올 필요가 없어졌다. 최근에는 오스카 드 라렌타, 림 아크라, 캐롤리나 헤레라, 모니크 륄리에, 로모나 케베자 같은 미국 브랜드를 선호한다. 또 신부 못지않게 감각이 세련된 상류층 신랑들은 피팅감이 중요한 턱시도나 예복용 슈트를 란스미어, 레리치 등에서 맞춤으로 제작하거나 톰포드, 브리오니 같은 명품 브랜드에서 구입한다. 전통적으로 ‘상류층의 웨딩드레스 숍’으로 명성이 높은 노비아 웨딩의 이동근 부장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유럽 브랜드를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뉴욕 브랜드가 인기입니다. 로모나 케베자Romona Keveza, 앙헬 산체스Angel Sanchez 등이 대표적이지요. 패션에 대한 감각이 높아진 요즘 신부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이나 유럽 패션 광고에 등장한 웨딩드레스를 미리 점찍어놓고 주문하는 경우도 많아요. 얼마 전 한 신부도 이탈리아 성당에서의 예식을 위해 본인이 미리 골라둔 앙헬 산체스의 특정 모델을 주문하러 오기도 했죠”라고 설명했다.
상류층 신부들이 많이 찾는 수입 드레스 숍 소유의 이성미 원장은 “특히 오스카 드 라렌타Oscar de la Renta의 웨딩드레스가 가장 선호도가 높습니다. 화려한 러플, 우아한 레이스 등을 애용하는 그의 드레스들은 시간이 흘러도 퇴색하지 않는 클래식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요. 이런 느낌이 상류층 신부들의 선호하는 취향과 잘 맞는 것 같습니다”라고 소개했다. 대기업의 자제인 한 신부는 얼마 전 소유를 찾아 오스카 드 라렌타의 클래식한 드레스와 엘리 사브의 애프터 드레스를 주문했다. 드레스 총 3벌 구입에 소요된 비용은 4000만원 선.


스튜디오 웨딩촬영에 있어서는 복잡한 배경보다는 깔끔한 분위기와 기품 있는 사진을 선호한다. 장동건·고소영의 웨딩 촬영을 진행한 루브르네프 스튜디오와 카마스튜디오 등이 상류층 고객들이 선호하는 곳. 리허설, 본식 촬영을 포함해 500만원부터 많게는 1500만원 이상 소요된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들을 위한 새로운 세트 제작을 의뢰하고,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 가득 생화로 장식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루브르네프 스튜디오 홍혜전 대표는 “양가 어른들을 위한 앨범을 따로 만들고, 본식 때도 양가를 각기 전담하는 포토그래퍼를 배치해요. 또 자신들의 멋진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리허설 비디오를 꼭 촬영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2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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