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y’s Profile
남자 1호 36세, 기혼. 연애결혼 5년 차. 아이 없음.
남자 2호 33세, 기혼. 연애결혼 1년 차. 아이 없음.
남자 3호 31세, 미혼. 한때 숙맥이었으나 지금은 평탄한 연애 3년 차.
남자 4호 33세, 미혼. 솔로로 지낸 지 3년째. 장기간 연애 경험 있음.
다른 이성에게 흔들릴 수 있어?
MW 솔직하게 물을게요. 사귀는 사람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여자에게 흔들린 경험, 다들 있지 않나요?
남자 1호 흔들릴 수 있나? 뭐 흔들릴 수도 있겠네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자보다 이성을 접할 기회도 많고. 아무래도 남자가 여러 가지 이유로 여자보다는 자유롭잖아요. 우리 사회가 남자에게 좀 더 관대한 게 있죠.
남자 4호 전 충분히 흔들릴 수 있다고 봐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임자 있다고 마음을 닫아놓지 않거든요. 다른 기회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죠. 일명 ‘어장관리’. 이게 최근 트렌드인 듯해요. 특히 30대 미혼 남자는 더 심한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았다 싶어서인지 이젠 자기 입장에서 저울질하는 거죠.
남자 2호 솔직히 말해 전, 전혀 그런 마음을 느낀 적이 없어요.(일동 에이~) 솔직히 그렇잖아요. 유혹의 순간을 느끼는 사람이 있고 못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시야가 좁아지는 것 같아요. 그 사람만을 향하니. 다른 대시가 있다고 해도 아예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지. 뭐, 무시할 수도 있는 거고. 사실 누구에게 유혹받은 일이 거의 없기도 했지만….
남자 3호 옛날 남자의 보편적 이미지는 한 여자만을 바라보고 그게 옳다고 믿는 거였잖아요. 대중매체에서 미화한 게 없잖아 있는 것 같아요. 결혼 적령기가 점점 늦어지고 자신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까 이성을 만날 때에도 깊이 관계를 맺기보다는 가볍게 만나지 않나 싶어요. 결혼을 생각하기보다는 편한 친구처럼 지내는 거죠. 지금 여자 친구가 있다고 해도 더 괜찮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충분히 흔들릴 수 있지 않을까요?
MW 오, 그럼 노선을 갈아탈 마음이 있다는 건가요?
남자 3호 마음을 꼭 닫아놓지는 않는다는 거죠(웃음).
남자 4호 졸업 후 직장인이 되면 사람을 만나는 폭이 자연스럽게 넓어지잖아요. 다양한 유형,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른 사람에게 흔들릴 소지가 있는 것이죠. 임자 있다고 안 흔들린다고는 말 못하겠네요.
남자 1호 아니 그런데 그 사람을 생각한 것만으로도 흔들렸다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본격적으로 만나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지금 상대를 접고 새로운 그 사람과 사귀어야 흔들린 건가요?
MW 애매하긴 하네요. 하지만 첫사랑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듯, 사람의 감정이 상대적인 거니까. 본인 주관에 따라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남자 4호 스킨십이겠죠. 원래 여자가 먼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좀 노련한 친구들이 있어요. 의식하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몸에 배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지. 그런경우 남자는 유혹이라고 느낄 수도 있고, 그냥 아주 가벼운 상황으로 넘길 수도 있어요. 내 여자가 있는데 이 여자와 저울질하는 정도까지가 흔들린 거 아녜요? 만약에 ‘이 여자는 내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겠다’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다면 그건 남자가 여자에게 흔들린 게 아니라 역으로 여자를 이용한 것이라고 봐요.
남자 3호 여자 쪽에서도 그냥 작업 거는 정도로 가볍게 다가오고, 남자도 동조해주는 정도? 일종의 ‘엔조이(Enjoy)’ 같을 수도 있겠네요.
남자 4호 저 여자가 나에게 가볍게 다가오네? 그럼 나도가볍게 끝. 이러면 깔끔하죠. 그런데 마음이 동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게 흔들리는 거지.
MW 남자 2호님은 전혀 동조할 수 없다는 눈빛인데요?
남자 2호 글쎄요. 다른 여자 때문에 내 여자가 작아 보인적은 한 번도 없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다른 건 안 보이는 거…. 뭐 굳이 떠올리자면 대학생 때? 그때도 그냥 다른 누군가가 날 좋아하는 구나 싶은 마음에 나쁘지 않은 기분일 뿐이었어요. 굳이 지금 만남을 끝내면서까지 다른 경험을 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남자 3호 주변에서 그런 경우는 봤어요. 친구 중에 3년째 연애를 잘하다가 술자리에서 고등학교 동창생을 만난 거예요. 그런데 그 여자애가 제 친구를 보고 눈이 뒤집혀서 여자 친구가 있는 걸 알면서도 대놓고 유혹했었죠. 중요한 건 그 여자애도 남자 친구가 있었다는 거예요. 뭐 서로 상황도 잘 알겠다, ‘엔조이를 원하는구나’ 싶어서 그날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된 거죠.
MW 그러고서는요?
남자 3호 공교롭게도 그즈음에 여자 친구와 크게 싸울 일이 있었고, 마음도 처음 같지도 않고…, 이래저래 헤어지게 됐죠. 나중에 들어보니까 고교 동창생 여자애가 확실히 스킨십을 먼저 하면서 행동을 취했더라고요. 술 마신날 집에 데려다줬는데 여자애가 붙잡고 안 놔주고 입을 맞췄대나 뭐래나. 한마디로 유혹의 정석을 밟은 거죠.
남자 1호 약혼하고 유학을 떠났다가 잠깐 한국에 들어왔는데, 그때 여자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한 경우도 봤어요.주변 사람들 다 의아해했는데 차마 물어보진 못했어요. 약혼남과 남편이 된 사람이 친구 사이였거든.
남자 4호 맞아요. 별일 다 있어요. 누구는 신혼여행 갔는데, 여행지에서 여자랑 가이드랑 눈이 맞아 거기서 안 왔다고. 결국 남자만 돌아온 거죠. 여자는 거기에 눌러살아요.
최근 결혼 적령기가 점점 늦어지고 자신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까 이성을 만날 때에도 결혼을 전제로 깊이 관계를 맺기보다는 친구처럼 가볍게 만나지 않나 싶어요. 지금 여자 친구가 있다고 해도 더 괜찮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충분히 흔들릴 수 있지 않을까요?
흔들려봐야 진짜 사랑도 안다
MW 결국 케이스 바이 케이스네요.
남자 4호 정말 진심으로 한 여자를 좋아하면 시야가 한곳만을 바라보는 경주마처럼 닫히는 것이고, 자연스레 다른 여자가 예뻐 보일 일이 없어요. 제가 20대 때 거의 8년 정도 긴 연애를 했는데, 한창이던 그때를 생각하면 흔들리기는커녕 다른 여자에게 관심조차 없었어요. 그런데 헤어지고 나니까 부작용이 있더라고요. 이제는 반대가 되어버렸어요. ‘세상의 모든 여자를 다 볼 거야’ ‘갇혀 있지 않을거야’ 이런 마음?(웃음)
남자 2호 사실 유혹이 아무나 한다고 다 넘어가는 건 아니잖아요. 유혹당하고 싶다 싶은 사람이 다가와야 넘어가든 뭐든 성사가 되죠. 결국 대상이 누구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무조건 유혹한다는 그 상황 자체만으로는, 글쎄요. 열 여자 마다할 남자도 있다고 봐요, 전.
남자 1호 그건 맞는 말이에요. 애시 당초 관심도 없었던사람이 막 다가오면 너무 낯설죠. 아무리 선물이나 애정공세를 한다고 해도, 오히려 반감이 생기지 않을까?
남자 4호 솔직히 여자가 먼저 나 좋다고 하는 거…, 20대 때는 별로였어요. 굳이 만날 이유도 없고, 매력 없었죠.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이제는 누가 나 좀 따라왔으면 좋겠다니까요. 그게 이유가 단순해요. 감정이 무르익기까지 일련의 작업이 있잖아요. 밀당(밀고 당기기) 같은 거. 12345 순서로 가는 게 아니라 그냥 13579로 팍팍 건너뛰고 싶어요. 많은 시간 언제 또 투자해.
남자 3호 결국 경험치의 문제예요. 평소 여자들과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는 남자는 여자가 유혹하든 안 하든 잘모르거나 신경을 안 써요. 그런데 여자 경험이 별로 없는 순진한 남자 있잖아요. 그런 스타일들이 훅 넘어가지. 결국 남자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요. 여자 친구들도 많고 여자와 잘 어울리는 타입이 있는가 하면, 남중・남고・ 공대까지 이어져서 남자들만 있는 데서 여자도 모르고 사는 타입. 내가 여자라면 전자를 택할 것 같아요. 경험이 없으면 순진해서 그만큼 외부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는 말이거든요. 많이 만나고, 주변에 이성 친구도 많아야 위기의 순간이 와도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남자 1호 맞아요. 흔들려봐야 자신의 감정도 컨트롤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이긴 하지만, 마지노선만 잘 지키면…. 아슬아슬한 순간까지도 느껴봐야 앞으로의 감정도 조절할 수 있지.
결국에는 마지노선의 문제
MW 그럼 어느 정도의 매력녀가 다가와야 흔들리는 건가요? 그냥, 어떤 스타일이 끌리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남자 4호 좀 어릴 때에는 여자의 특정 부위만으로도 마음이 흔들렸다가, 막상 진짜 연애를 해보니까 내 안에서 만들어놓은 이상형과 싱크로율이 높을수록 시선이 가죠, 아무래도. 좀 더 멀리서 넓게 보는 것이지. 단순히 외모만이아니라 그 사람이 풍기는 느낌. 옷 입는 스타일이랄지, 세련된 매너 같은 것.
남자 3호 예쁜 게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빛나는 사람이 있어요. 반면에 정말 예쁜데 빛이 안 나는 사람도 있죠. 어릴 때는 단순히 예쁜 것만 찾았다면, 지금은 그 사람만의 매력적인 부분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남자 1호 살면서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점차 구체화되는 것 같아요. 자기만의 커스터마이즈
(Customize)가 생긴다고 할까. 기준이 뚜렷해지고. 그러면서 도리어 점점 눈은 높아지고….
MW 그런 여자가 나타난다면 지금 상황에서 또 달라질 여지가 있는 건가요?
남자 3호 솔직히 말해서 주변에 유혹을 받아본 사람이 얼마나 있나 싶긴 해요. 남자들에 대한 일종의 편견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자 입장에서 마음만 먹으면 남자는 다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오산이에요. 진짜 그 사람을 유혹하려면 그 사람의 본심을 확인한 다음에!
남자 1호 살면서 누구나 유혹의 순간은 많다고 생각해요. 다만 마지노선을 지키는 것이죠. 얼마나 본인이 통제를 잘하느냐가 중요해요. 게다가 결혼했다면 더더욱!
남자 2호 남자라고 해서 보이는 것만으로 흔들리진 않아요. 마음의 공감대가 있을 때면 몰라도. 어릴 때야 뭐 생각없이 가는 거겠지만.
남자 1호 결론은 ‘유혹당할 일’도 ‘유혹당해서 넘어갈 일도 없다’ 이건가?(웃음) 여자분들이 여기에 대해 크게 고민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극단적인 경우만 뺀다면.
남자 4호 아, 그래도 그냥 맘 놓고 있으면 안 돼지. 밀당은 중요해요. 일단 꼬이고 난 뒤라도 밀당은 잊지 말아요. 잡은 고기에 밥 안 주는 것, 그게 남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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