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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떠나는 허니문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공간들은 영화를 통해 로맨틱하게 재탄생된다. 당장이라도 떠나고픈 그곳들, 여섯 편의 영화 속에서 찾았다.
<레터스 투 줄리엣> 이탈리아 베로나 Verona

1 줄리엣이 로미오를 그리워하던 곳을 재현해놓은 ‘줄리엣의 집’ 발코니.
2 빨간 지붕 건물로 가득한 도시 중심을 가르는 아디제 강.
3 로마 시대 포럼장소였던 에르베 광장은 현재는 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변모했다.
4  1세기에 만들어진 로마 원형 경기장이자 현재 베로나 오페라 하우스.

이 세상 모든 줄리엣을 위하여 _ 오래전 첫사랑에게 보낸 편지에 답장이 온다면? 영화 <레터스투 줄리엣>은 누구나 설레지 않을 수 없는 이 같은 설정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레스토랑 창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피앙세와 예비 신혼여행차 이탈리아로 왔지만 혼자 남겨진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 분). 혼자서 이탈리아 베로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줄리엣의 집’을 찾게 되고, 이곳에서 발견한 50년 전 러브레터의 사연에 이끌려 답장을 한다. 편지 속 주인공이자 어느덧 할머니가 된 클레어와 손자 찰리가 그녀 앞에 나타나고 세 사람은 클레어의 50년 전 첫사랑을 찾아 함께 여행을 떠난다.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세 사람이 여행을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이탈리아의 낭만적인 모습이다.
두 남녀 주인공이 결국에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건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었던 베로나가 주는 어떤 화학적 이끌림 때문은 아닐까. 그중에서도 전 세계 여자들이 비밀스러운 사랑을 고백하는 ‘줄리엣의 집’의 발코니는 베로나의 중심이다. 로미오가 줄리엣을 향해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고 줄리엣이 로미오를 그리워하던 창을 실제로 재현해놓은 곳이다. 도시 중심을 흐르는 아디제 강과 붉은지붕의 도시 풍경, 멋진 피에트라 다리도 빼놓을 수 없다. 소피가 씩씩하게 걸어 다니는 거리 풍경으로 나오는 경기장은 베로나의 명물인 아레나 경기장으로 오페라 공연장으로서도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 밖에도 베로나에서 아름다운 광장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시뇨리 광장, 12세기의 시청사, 베로나 출신 명사들의 동상으로 장식된 로지아 델 콘실리오, 군주의 저택인 카피타노 궁전까지 모두 감상해보자.
사진 및 자료 협조 이탈리아정부관광청(E.N.I.T)(www.enit.it)

<비포 선셋> 프랑스 파리Paris

1 예쁜 노천카페들이 줄지어 있는 몽마르트 언덕 풍경.
2 파리의 중심에 있는 개선문.
3,4 탑승 후 파리의 풍경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센 강 유람선.
5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영어 전문 서점이자 문화 공간인 셰익스피어&컴퍼니.
6 파리의 상징 에펠탑.

낯선 여행지에서의 로맨스 _ 여행의 설렘 속에는 가본 적 없는 곳에 대한 기대감 외에도 옆자리에 앉은 이와의 로맨스에 대한 상상도 일부 존재한다. 세상 모든 청춘남녀들에게 여행의 로망을 충족해줬던 영화 <비포 선라이즈>는 9년 만에 주인공들이 재회하는 <비포 선셋>으로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는 제시(에단 호크 분)와 셀린(줄리 델피 분)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작가와 환경 운동가로, 유부남과 유부녀로 변한 모습을 담았다. 추억은 추억일 때 아름다운 것, 게다가 더 이상 오스트리아 빈의 골목골목을 휘젓던 풋풋한 청춘도 아닌 두 사람. 하지만 그들이 다시 만나 지난 시간을 곱씹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아름답다. 그 이상의 낭만은 상상할 수없는 도시 파리에서 두 사람은 여전히 걷고 또 걷는다.

패션, 음식, 예술 등 트렌디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현대 문화예술의 중심인 도시 파리. 세기를 거듭한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이곳은 현재와 과거가 어우러진 특별한 매력이 있다. 현재의 삶속에 오래된역사를 느낄수 있는 이 오묘한 매력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영어 전문 서점이자 문화 공간인 이곳은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이 우연히 재회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등장한다. 제시의 책 출간 기념회가 열리는 이곳에 셀린이찾아오고 두 사람은 9년 만에 만나게 되는 것. 미로처럼 복잡해 보이는 통로 사이사이로 숨어 있는 작은 공간들을 찾아다닐 수 있는 이 서점은 구석에 놓인 의자와 소파에 앉아 책을 꺼내 읽어도 방해하는 사람이 없을 만큼 아늑하고, 가슴 깊숙이 책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겨울이 되면 따뜻한 와인인 뱅쇼를 나눠 주는 행사를 하기도 하며 영화에서처럼 유명 작가들의 출판 기념회를 열기도 한다.

두 주인공이 서점에서 나와 거리를 걷다가 선택한 다음 코스는 센 강 유람선이다. 파리를 처음 찾은 사람이라면 꼭 경험해봐야 할 코스 중 하나다. 유람선을 타고 바람을 맞으며 센강을 건널 때 영화 <퐁네프의 연인>으로 유명한 ‘퐁네프 다리’나 ‘예술의 다리’로 사랑받는 ‘퐁데자르 다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영화에서처럼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노트르담 성당’은 꽤낭만적일 것이다. <노트르담의 꼽추>로 잘 알려진 이 고딕 양식 성당은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화사한 빛을 품은 내부가 일품이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성당 안을 둘러보고 왼쪽 출입구 계단을 통해 북쪽 탑으로 올라가다가 3층 베란다로 나가면 괴물 형상의 낙숫물받이를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보는 파리의 아침 풍경은 손에 꼽힐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파리의 수많은 명소 외에도 인근에 화가 모네의 작품 속 배경으로 유명한 지베르니를 비롯해 왕조의 호화스러운 궁전을 볼 수 있는 베르사유 등도 들러볼 만하다.
사진 및 자료 협조 프랑스관광청(02-776-9142 kr.franceguide.com)

<디센던트> 미국 하와이Hawaii

1 ‘리틀 그래드 캐니언’이라는 별명이 붙은 카우아이의 ‘와이메아 캐니언’.
2 명품점, 할인점 등이 많은 오아후에서 쇼핑은 빼놓을 수 없는 묘미.
3 깎아지른듯한 절벽의 위용이 느껴지는 카우아이의 나팔리 코스트.
4 마우이에 있는 카훌루이 베이의 눈부신 풍경.

뜨거운 여름이 좋아 _ 싱그러운 열대 과일을 즐기며 눈부신 바닷가에서 우쿨렐레 한 자락을 튕기는 상상을 해봄직한 곳, 하와이. 환상의 도시, 1년 내내 휴양지일 것만 같은 그곳에도 일상은 있다. 50대 중년 남성의 성장통을 애잔한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 <디센던트>는 독특하게도 하와이가 배경이다. 이곳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치고 소재가 외도, 그에 따른 시련과 극복, 가족애 등으로 뜻밖이다. 멋진 풍경과 삶의 어둠의 조화라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셈이다. 부동산 관련 변호사로 일하며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을 예정인 맷 킹(조지 클루니 분)은 겉으로 봤을 때는 누구나 부러워할 중년 남성이다. 하지만 아내가 보트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미처 몰랐던 아내의 외도 사실이 밝혀지고, 두 딸과 큰딸의 남자 친구까지 오합지졸 한 팀이 되어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영화 내내 이어진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흩어졌던 가족의 마음이 끝내 한곳으로 뭉쳐지는 뜨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하와이의 다양한 섬들을 오가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영화에서는 맷 킹의 일터와 집이있는 오아후 섬, 큰딸의 기숙학교가 있는 빅 아일랜드가 드문드문 등장하지만 본격적인 이야기는 카우아이 섬에서 펼쳐진다. 완벽주의 남자 맷 킹이 아내의 외도 사실에 흔들리고, 아내의 내연남에게 접근해 겁을 주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곳이 바로 카우아이 섬이다.
카우아이 섬 중앙에는 와이알레알레 산이 있으며 이 산을 통해 각 강에 물이 공급되는 덕분에 섬전체가 울창한 수목으로 뒤덮여 있다. ‘정원의 섬’이라는 별칭도 그 때문에 생겼다. ‘리틀 그랜드 캐니언’이라고도 불리는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은 잘 알려진 관광 포인트다. 이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나팔리 코스트 투어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실제 무대인 폭포와 와이메아 캐니언을 내려다볼 수 있다.

국제공항이 있는 오아후 역시 하와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섬 북단의 서핑 명소 노스 쇼어에서 서핑을 즐기거나 하와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할레이바 타운에서 수많은 영화 촬영지의 면모를 확인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쇼핑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쇼핑의 파라다이스라고 불리는 오아후 쇼핑 투어가 제격일 것이다. 극 중 맷 킹이 “서핑을 하지 않은 게 15년째다”라는 독백으로 현실의 팍팍함을 드러냈지만, 실상하와이는 여행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일탈의 공간이자 멋스러운 휴양지다. 하와이 주민들은 ‘알로하 정신’에 따라 늘 외지 사람에게 관대하고 환한 미소로 하와이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눌 여유를 품고 있다. 알로하 정신으로 환영하는 하와이인들 속에서 여유롭게 일상 속 쉼표를 찍어 보자.
사진 및 자료 협조 하와이관광청(02-777-0033 www.gohawaii.or.kr)

<섹스 앤 더 시티> 미국 뉴욕 New York

1 재미난 그라피티가 인상적인 미트 패킹 거리.
2 장엄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뉴욕공립도서관.
3 다양한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부 모습.
4 도심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아웃렛 센추리 21.
5 캐리와 미란다가 함께 먹던 컵케이크를 파는 곳으로 유명한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뉴요커로 변신해 거리를 누비다 _ 이보다 더 뉴욕을 찬양할 수 있을까. 전 세계 여성에게 뉴욕이란 공간에 대한 환상을 제대로 심어준 작품이자 여성의 성 담론을 표면 위로 끌어올렸고 브런치문화, 클럽 파티, 컵케이크, 마놀로 블라닉 등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수많은 유행을 불러온 <섹스 앤 더 시티>. 동명의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 두 편이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오래된 건물조차도 멋스럽게 느껴지는 뉴욕의 곳곳을 보다 보면 당장에라도 그곳으로 떠나 거리를 누비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곳에서라면 테이크아웃용 커피 한 잔을 들고 하이힐을 신은 채거리를 누비다 급히 택시를 잡아야 할 것 같고, 거리 난간도 개의치 않고 털썩 주저앉아 컵케이크의 달콤함을 느껴도 좋을 것 같다. 볕이 잘 드는 노천카페에 앉아 브런치를 즐기며 하루 종일수다를 떨기에도 모자란 시간들, 뉴욕에서 사랑하는 이와 색다른 시간을 즐겨보자.

뉴욕은 크게 맨해튼, 퀸스, 브루클린, 브롱스, 스태튼 아일랜드로 나뉜다. <섹스 앤 더 시티>는 이중에서도 부촌인 맨해튼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미국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인 이곳에서도 부촌이라 불리는 웨스트 빌리지에서는 동성애 커플들이 자유롭게 거닐고 노천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다채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뉴욕에는 모든종류의 사람들이 산다. 전형적인 미국인만 빼고’라는 미국 여성 작가 쥬나 반스Djuna Barnes의 말처럼 맨해튼을 중심으로 한 뉴욕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는 도시다. 많은사람들이 ‘뉴욕은 곧 미국’이라는 착각을 하게 할 만큼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결혼식 당일에 미스터 빅이 나타나지 않아 비참한 신부 모습으로 좌절하던 캐리의 모습을 기억하는지. ‘내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면 바로 이곳이야’라고 마음을 정했던 곳이 뉴욕 공립도서관이다. 세계 5대 도서관 중 하나인 뉴욕공립도서관은 박물관같이 넓고 웅장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실제로도 뉴욕에서 인기 많은 결혼식 장소라고. 로맨틱한 도서관도 좋지만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구두 브랜드인 ‘마놀로 블라닉’이 아닐까. 센추리 21은 맨해튼 시내에 있는 아웃렛으로 화장품부터 의류, 잡화 등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드라마 속에서 캐리가 이곳에서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야기의 주 무대이자 바와 레스토랑, 클럽 등이 밀집되어 있어 젊은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는 미트 패킹 거리, 캐리의 집이 있는 그리니치빌리지, 작은 빈티지 숍과 다른 주인공들이 살던 첼시도 꼭 찾아보자. 하루가 저물고 난 뒤에는 멋진 바에서 라이브 음악을 배경 삼아 네 주인공들이 즐겨 마시던 코즈모폴리턴 칵테일 한 잔도 잊지 말 것. 사진 및 자료 협조 뉴욕관광청(02-777-6939 www.nycgo.com/kr)

<캐스트 어웨이> 피지 섬Fiji Island

1 맑은 바닷물과 푸른 야자수로 둘러싸인 이국적인 풍경으로 일상을 잠시 잊게 하는 피지 풍경.
2,4 휴양 중심인 피지 여행은 리조트와 호텔 등 숙소 선택이 중요하다.
3 산호가 선명하게 보이는 바다에서 즐기는 스노클링.

세상의 끝에서 시작된 여행 _ 아무리 낭만적인 공간일지라도 혼자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천상의섬 피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본 이들이라면 그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영화는 철저히 아무도 없는 그야말로 무인도에 표류한 척 놀랜드(톰 행크스 분)의 생존 투쟁을 통해 인간의 삶과 그 속에서의 관계 등 진정 소중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페덱스의 직원인 척 놀랜드는 세상에서 가장 바쁘게 일하는 사람인 양 시간에 얽매어 살아간다. 크리스마스이브조차도 일터에서 호출을 받아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채 끝내지도 못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그렇게 탄 비행기는 갑작스레 피지에 표류하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그 곳에서 생존을 위해 나무를 타고, 돌을 갈아 야자나무를 깨 먹고, 무수한 실패 끝에 불을 피우는데 성공하는 등 졸지에 원시인의 삶을 살게 된다.

문명과 동떨어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기 위해 피지를 택했다는 건 그만큼 피지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 날것 그대로의 자연에서 혼자 하는 여행이라면 다시 생각해봐야겠지만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그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지상 낙원이 되지 않을까. 남태평양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 모든 재난이 피해간 축복의 땅, 수만 가지매력을 간직한 곳이 바로 피지다.

부드러운 바람, 따뜻한 햇살, 느긋하고 평화로운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피지 관광 지역은 크게 난디, 마마누다, 코럴코스트, 퍼시픽 하버와 수바, 북섬(바누아레부)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난디, 마마누다, 코럴코스트 지역은 연중 내내 비가 오는 날이 적고 날씨가 쾌청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최근에는 피지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퍼시픽하버, 수바, 북섬을 찾기도 한다.

이 중에서도 <캐스트 어웨이>를 촬영한 곳은 마마누다 열도에 속한 모누리키 섬이다. 마마누다와 야사와는 난디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 내외가 소요되는 곳으로 허니문, 가족 여행, 자유 여행 등 스타일별로 다양한 코스를 짤 수 있다. 허니문을 위해 피지를 찾는다면 토코리키, 야사와, 로마니, 보모, 마나 아일랜드가 적당하다. 특히 마마누다 위주로 여행을 계획하더라도 마지막 날은 국제선 일정 때문에 난디에서 머무는 것이 좋으니 잊지 말 것. 피지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 삶의 순간순간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척박한 자연을 체험한 영화 속 척 놀랜드와는 또 다른 느낌인 아름다운 피지를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 및 자료 협조 피지관광청(02-363-7954 www.fijimekorea.com)

<청바지 돌려입기> 그리스 산토리니Santorini

1 경사진 언덕에 빼곡하게 들어선 하얀색 건물들이 인상적인 피라마을.
2 수많은 계단으로 이뤄진 산토리니 골목.
3 산토리니 시내인 피라마을에 있는 다양한 상점들.
4 높은 언덕에서 바라본 지중해의 푸른 절경.

첫사랑의 풋풋한 기억 _ 여행이 매력적인 건 전혀 낯선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기대감에서 시작된다. 학교와 집이 있는 동네에서 벗어나 진짜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네 명의 절친이 각기 다른 여행 방식을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청바지를 돌려 입으며 우정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영화 <청바지 돌려 입기>.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 레나(알렉시스 브레델 분)가 조부모님이 사는 산토리니로 떠난 에피소드다. 레나는 이곳에서 아테네에 있는 대학에 다니던 중 방학을 이용해 고향에 와 있는 청년 코스타스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서로의 조부모님끼리 앙숙인것을 알고 마음의 문을 잠근 레나도 바다 청년 코스타스의 진솔한 마음과 산토리니의 동화 같은 풍경에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아무리 낯선 이일지라도 멋진 풍경 속에서는 로맨틱한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걸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다.

코발트빛 바닷가에 둥글고 흰 지붕을 인 집들이 넓게 펼쳐진 산토리니 풍경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그리스의 다양한 섬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예찬한 바 있다. <그리스의 여름밤과 야외 영화관>이라는 에세이와 <먼 북소리>라는 책을 통해서다. 지내다 보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쾌한 여름밤 어둠 속에서 상영하는 영화관의 낭만 등으로 어느새 무장해제되고 마는 곳. 특히 <먼 북소리>는 하루키가 그리스 에게 해의 수많은 섬 중 산토리니 외에 손꼽히는 섬인 미코노스에서 지냈던 한 달 반가량의 이야기다. 두 곳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녀 느낌의 미코노스 섬’과 ‘남성적이면서도 웅장한 느낌의 산토리니’로 비교된다. 하지만 역시나 우리나라에서는 산토리니에 대한 동경이 절대적이다. 산토리니는 초승달 모양을 한 화산섬으로 항구에서 내려 시내인 피라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상당히 경사가 가파른 게 특징. 극 중 레나처럼 당나귀를 타고 목적지까지 올라가는 것 도 이색적이지만 보통은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 들어간다. 피라마을은 카페, 나이트클럽, 상점 등이 즐비한 산토리니의 시내다. 섬 북쪽에는 석양으로 유명한 이아마을이 있다. 북쪽 절벽에 집과 호텔이 가득한 마을에 석양이 지면 붉게 물드는 그 아름다운 황혼에 감탄하지 않을 이가 없을 정도. 다소 상업적인 피라마을과는 다른 순수한 매력이 있다. 바닷가도 빼놓을 수 없다.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에게 해에 몸을 담그지 않았다면 산토리니의 진짜 매력을 느껴보지 못한 것이다. 가장 규모가 큰 카마리 비치와 빨간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레드 비치를 비롯해 10여 개 이상의 해변을 취향 따라 고를 수 있다. 화산섬이기 때문에 검은 모래사장이 있는 게 특징이며 에게해의 높은 염도로 물에 쉽게 떠 누구에게나 열린 해변이다. 여러모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사진 및 자료 협조 이오스여행사(02-511-8917 www.ios.co.kr)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2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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