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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힐 수 없는 간극일까?

고수들이 알려주는 '세대차이 극복' 조언

너무 다른 남녀. 거기에 나이 차이까지 있다면? 사랑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세대 차이에 대한 다양한 고민에 전문가들이 나섰다.
Q1 골드 미스의 설움
30대 중반의 싱글입니다. 그간 선도 많이 보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저나 부모님이나 이것저것 재고 따지다가 놓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자연스럽게 알게 된 한 남자가 있습니다. 다섯 살 연하라 처음에는 남자로 보이지 않았는데 저한테 참 잘해주더라고요. 애교 떠는 모습도 귀엽고 무엇보다 저를 향한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결혼까지 생각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현실적인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남자 친구는 결혼식은 형식적일 뿐이니 가족들만 모아놓고 단출하게 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저희 집에서는 제가 첫 결혼이고 부모님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남자 친구는 철이 없는 것인지 당사자인 우리만 생각하면 되지 않느냐고 합니다. 물론 이건 일부분일 뿐입니다. 아직 기반을 많이 닦아놓지 못한 남자 친구는 분당의 오피스텔에서 전세로 신혼집을 시작하자고 합니다. 그것도 반대했더니 대안이 없으면 집을 직접 마련하라고 하네요. 솔직히 말해 이제껏 미뤘던 결혼인데 이렇게 초라하게 시작하고 싶진 않습니다. 어린 남편을 얻는 대가가 이렇게 가혹할지 몰랐습니다. 이 남자와의 결혼 결심, 잘한 걸까요?

A1 결혼은 적당한 예(禮)를 갖춰야
격식을 너무 갖추면 관계가 딱딱해지고, 너무 편안하게 가려고 하면 질서가 없어지기도 하지요. 일반적으로 사람은 전혀 다른 것보다는 보편적인 것을 따라가고 싶은 심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결혼 문화에서는 집안끼리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적당한 예를 갖추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음이 불편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죠. 다른 문제도 아니고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 앞에서는 쉽게 합의하기보다는 잘 설득해서 남편 될 분과 접점을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_ 서울가정문제상담소 소장 김미영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세요

두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만 어르신들을 너무 배제하고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르신의 의견은 존중하되 신혼집 마련은 두 분이 함께 힘을 모아 전세 정도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님은 기본적으로 ‘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때문에 ‘초라하게’ ‘가혹한’ 등의 감정이 나오는데 이는 위험한 발상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신혼집은 함께 마련해야 앞으로의 결혼 생활에서 당당할 수 있습니다. 결혼해서도 집안일과 육아 등의 분야에 남편 참여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죠. 함께 살아갈 미래인데 기존 관념에 따라 남녀 역할을 구분 짓기보다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혼 전 커플 상담을 받는 것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_ 부부상담심리센터 원장 이주은

Q2 시부모님이 옛날 방식을 고수합니다
저희 시부모님은 옛날 세대들이 그랬듯 가난한 시절에 공부도 많이 못하고 어렵게 살아오신 분들입니다. 그 와중에 아끼고 아껴서 큰 재산을 모으셨죠. 저로서는 엄두도 못 낼 정도로 억척같은 분들이십니다. 그래서인지 본인들 생각이 언제나 옳고, 주장이 강하십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견디기 힘든 건 며느리의 임무를 마치 ‘자식을 낳아 대를 잇는 것이다’ 정도로만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제가 잘하는 것에 대한 관심은 조금도 없으시고 주부로서 열심히 제몫을 해도 그저 당연한 일을 했다는 식이죠. 그 무심함에 질려버렸습니다. 요즘은 아기를 언제 낳을 거냐고 재촉하시는데 시부모님에 대한 감정 때문에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을 정도입니다. 아이가 생긴다면 예전보다 간섭과 요구가 늘고 저를 일방적으로 노예로 만드실 것 같아요. 사고방식이 너무 다른 시부모님 때문에 숨이 막힙니다. 이런 제가 이상한 걸까요?

A2 남편이 나서야 할 때
시부모님의 태도도 태도지만 이런 상황에서 아내의 배우자인 남편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가부장적인 태도가 강한 두 부모님이라는 현실 앞에 며느리만이 그 짐을 떠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계속 이 상태라면 앞으로도 힘든 결혼 생활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는 남편이 나서서 해결해야 합니다. 시부모님 세대의 사람들은 남녀 관계를 상하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신들이 살아온 시대적 배경과 교육 기회, 개인 가치관 등이 지금 세대와는 어쩔 수 없이 다릅니다. 어르신들의 가치관이 이렇다고 인정해야 하듯 지금 세대의 가치관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두 분은 남편쪽 부모님에 소속된 게 아닙니다. 남편은 본가에서 독립해서 나와 새로운 가정을 꾸린 것이고 아내도 친정에서 독립해서 나와 새로운 둥지를 튼 것입니다. 그렇게 가정을 이룬 것입니다. 그 가정은 시집에 소속된 것도, 친정에 소속된 것도 아닙니다. 하나의 정체성을 가진 독립된 가정이지요. 마땅히 부부 중심의 가정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언제나 시집을 기준으로 생각했고, 이 상황에서 남편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경계를 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남편의 태도는 본인 없이도 아내가 시부모님과 잘 지내보라는 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시부모님과의 관계가 남편 그 이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시부모님이 삶에 과도하게 개입해서 아내가 이처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면 남편과 마주앉아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미룰수록 문제는 더 깊어지고 개선도 훨씬 더뎌지는 상황을 많이 봅니다. 무엇보다 부부 관계가 소원해지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_ 부부상담심리센터 원장 이주은

Q3 부모님의 띠 동갑 남친 반대, 어떻게 극복하죠?

올해로 제 나이는 28세, 남자 친구와 12세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한 채 연애 중입니다. 금융업이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에서 아무것도 모를 때 사내 연애로 시작한 게 벌써 3년이 흘렀네요. 더는 미룰 수가 없어서 얼마 전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예상 못했던 건 아니지만 반대가 완강하시네요. 게다가 남자 친구는 제가 외동딸인데다가 아주 귀하게 자랐다는 걸 알기에 저희 부모님 앞에서 당당하지 못하더라고요. 이른 퇴직, 2세 문제 등 현실적인 부분을 문제 삼는 저희 부모님 말씀에 수긍하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이 사람이 멀게 느껴진 적이 없어요. 한마음이 되어도 모자랄 판에 제 편이 되지 않는 남자 친구와 요즘 자주 다투고 있습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A3 남자 친구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
두 분은 단순히 나이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이 아닌 듯합니다. 오히려 남자 친구 태도가 문제인 듯하네요. 나이는 각자가 갖고 있는 조건 중의 하나입니다. 작은 부분도 나이와 연관해 문제 삼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모든 문제에 대해 원인이 나이 혹은 세대 차이로 귀결될 것입니다. 함께 이뤄나가야 할 결혼에 대해 남자분이 적극적으로 이끌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마치 결혼을 주도한 쪽이 여성이 된 셈일 것이고 결혼 이후 행여나 부부 싸움을 하더라도 이와 비슷한 모양새가 될 것이 염려됩니다. 남자분에게도 이 결혼에 대해서 애를 쓸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내줘야 합니다. _ 부부상담심리센터 원장 이주은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라
10대에 좋아하던 것들이 20대에도 좋아지는 것이 아니듯이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자연스럽게 세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요. 서로 다름에서 오는 어려움을 각오하되 서로 맞는 부분을 더욱 부각해보세요.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좀 더 자주, 강하게 느낄 것입니다. 그런 감정을 기반으로 한다면 서로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도 유지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점에서 오는 힘든 감정을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_ 서울가정문제상담소 소장 김미영

Q4 꽉 막힌 남자 친구 답답해요
유난히 보수적인 남자 친구와 연애 중입니다. 저는 아직 20대고 남자 친구는 30대 중반을 향해갑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여섯 살 차이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의견 대립이 심해지면서 나이를 실감합니다. 아직은 즐기는 게 좋은 저는 요즘 유행한다는 스타일을 좀 따라 해보고 싶은데 그럴 때마다 남자 친구의 간섭이 심해요. “조신하지 못하다” “네가 무슨 연예인인 줄 아느냐”는 등 상처 아닌 상처를 줍니다. 친구들과 간만에 술자리를 해도 10시 넘으면 빨리 집에 들어가라는 재촉 전화도 심합니다. 지금도 이런데 나중에 결혼 후가 걱정이네요. 결혼하면 외모뿐 아니라 삶의 방식까지도 간섭할 것 같아요.

A4 명확한 감정 전달이 필요
남녀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변화를 기다려줄 수 있는 아량, 변화를 위한 지지가 필요합니다. 상대가 전하는 불쾌한 말에 대해서는 마냥 참고 마음에 담아두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신의 그런 표현은 나의 감정을 소홀하게 다루고 때론 무시하는 것과 같다”라는 식으로 명확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앞으로는 이러이러하게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_ 서울가정문제상담소 소장 김미영

세대 차이가 아닌 가치관의 차이
남자 친구는 자신만의 잣대로 평가하면서 여자 친구에 대해 전혀 공감할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이런 남자 친구에게서 자신의 존재를 존중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자문해보세요. 두 분의 경우 단순히 세대 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가치관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커플이든 가치관은 다릅니다. 가치관이 유사할 수도 있고 가치관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조금씩은 다른 그 가치관을 얼마나 서로에 대해 인정하고 수용하고 존중하느냐는 것이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입니다. _ 부부상담심리센터 원장 이주은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2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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