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y‘s Profile
남자 1호 32세 기혼. 10년 연애 후 결혼, 현재 4년 차 유부남. 자녀는 없음.
남자 2호 38세 미혼. 숱하게 소개팅을 하지만 눈높이를 낮추지 못해 아직 솔로.
남자 3호 30세 미혼. 서른에 결혼하는 게 목표이나 얼마 전 여자 친구와 헤어짐.
남자 4호 34세 기혼. 7개월간 사내 연애 후 결혼에 골인했으나 결혼 생활 2년 후 아내가 돌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현재 외기러기 생활 3년째에 접어듦.
(본 인터뷰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에 근무하는 네 분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연애와 결혼의 동상이몽
남자 1호 전 어릴 때 만나서 조건 같은 건 없었어요. 스무살 때 만나 10년 가까이 사귀고 나서 자연스럽게 결혼까지 하게 된 경우죠. 지금에 와서 아내의 등급을 매겨보면 그리 좋은 조건이라 할 수는 없어요.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학벌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인상도 선하다 뿐이지 완벽한 미녀도 아니거든요. 지난 10년간 군대와 제대, 대학 졸업과 취업같이 상황이 크게 변하는 순간마다 헤어질 수도 있었을 거예요. 실제 헤어진 경험도 있고요. 하지만 결국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아내가 이해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나를 잘 이해해주는 여자라면 결혼해도 되겠다 싶었죠. 숫자를 주로 다루는 저와 전혀 다른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도 편했어요. 서로 너무 잘알면 피곤하잖아요.
남자 4호 저는 신입사원 때 사내 커플로 만나 7개월간 연애하고 바로 결혼했어요. 같은 지점에서 근무하다 보니 거의 20시간 가까이 붙어 있었죠. 아주 당차고 의사도 분명한 게 저와는 전혀 달라 확 끌렸습니다. (일동 예쁘기도 하죠~!) 전 오히려 같은 직업이라는 게 편했어요. 말이 통하고 공유할 것도 많고…. 아내는 맞벌이로 잘 지내다가 갑자기 자신의 꿈을 찾겠다며 유학을 선언해서 지금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떨어져 산 지 1년 8개월 정도 됐어요.
MW 뒤늦게 아내에 대한 헌신, 대단하신데요? 아직 미혼인 분들은 왜 결혼을 안 하신 거예요? 아니면 못…하신?
남자 2호 글쎄요. 제 나잇대 사람들 중 아직 싱글인 이들에게 왜 아직 혼자냐고 물어보면 하나같이 이렇다 할 이유가 딱히 없더라고요. 다들 부족한 게 없는데 왜 못 갈까요? 저 같은 경우는 한 서른네다섯까지는 어리고 예쁜 친구들이 좋았는데 삼십대 중반을 벗어나고 나서 바뀐 취향이라면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정도? 줄기차게 소개팅은 하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가 않아요. 다들 두세 번은 만나봐야 제대로 알 수 있고 정도 든다고 하는데, 전 첫 느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느낌이 딱 오지 않는 사람인데 두세 번씩 만나는 건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시간에 좋은 사람을 만나면 시간 가는 게 아까울 정도로 애틋하게 만날 텐데 말이죠. 요즘엔 소개팅에 나가서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한끼 잘 먹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웃음) 마음에도 없으니 밥도 편하게 잘 먹고, 오히려 재미있는 얘기도 더 잘 나온다니까요?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오면 긴장돼서 그런지 실수하고, 엉뚱한 말도 나오고…. 이상해요. 쉽지 않아요.
남자 1호 호감이 있다 싶으면 일을 빨리 진행하려고 무리해서 그러잖아요. 손부터 잡고!(웃음)
남자 3호 전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서른에는 할 거라는 목표가 있었거든요. 솔직히 말해 전 조건을 좀 따지는 편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종교예요. 아버지께서 목사님이셔서. 그렇다고 매번 누군가를 만날 때 조목조목 따지진 않아요. 한두 가지씩은 꼭 비더라고요. 종교가 안 맞거나 직업이 마땅치 않거나…. 한 달 전까지 사내 연애를 했어요. 성격도 잘 안 맞고, 종교도 다르다 보니 결국 헤어지게 됐지만. 좋은 사람을 만날 수만 있다면 선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고려하고 있습니다.
내 조건만큼 여자 조건도 본다
MW 사내 커플이 많네요? 벌써 여기만 해도 두 분이나 경험이 있으신 것만 봐도 말이죠.
남자 1호 저희는 기본적으로 근무 시간이 길어요. 오전 7시 20분 출근하고 퇴근은 빠르면 8~9시, 어떨 때는 12시에도 가고요.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앞에 앉은 사람과 열 몇 시간씩 마주 보고 있는 것이죠. 눈에 익을 수밖에 없어요. 이젠 막 차장님도 귀여워 보인다니까요.
남자 3호 팀 특성상 교육 등 일이 많아서 주말에 출근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아무래도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시간이 한정적이죠. 특히나 전 일요일엔 무조건 교회에 있으니 남는 건 가끔 토요일뿐이고. 누가 소개팅을 시켜준다고 해도 제가 생각하는 조건에 다 부합하지 않으면 안 나가요. 겨우 쉴 수 있는 토요일인데…. 이러다 보니 조건을 더 따지게 돼요. 확실한 사람만 만나야 한다니까.(웃음)
남자 4호 사내 연애를 해본 입장으로 잘만 되면 절대 나쁘지 않더라고요. 일단 경제적인 현금 흐름이 눈에 보이니까 앞으로가 딱 그려져요. 나보다 정년이 길 수도 있고, 같이 벌면 연매출 1억에 언제든지 나도 쉴 수도 있겠고. 살만하겠다 싶었죠.
MW 오, 드디어 솔직한 발언들이 속속 나오네요. 그런 말씀을 툭 까놓고 해주세요. 솔직히 남자분도 외모 외에 다른 조건을 많이 보시죠?
남자 2호 (조심스럽게)뭐 필수는 아니지만 굳이 따지자면 집안? 예를 들어 일산에서 50평대 빌라에 살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강남 어디 토박이라더라’고 하면 달라 보이는 거 있지 않나요?(일동 그걸 만나자마자 물어봐?) 부족하지 않게 자란 건 티가 나잖아요. 남자들의 동물적인 감각을 발동시켜야지 그때는.
MW 기왕이면 어린 여자를 찾으시는 건 아니고요?
남자 2호 아예 어리거나 월등히 예쁘면 그 사실에 빠져서 집안에 대해 알아볼 시간은 없겠죠.(웃음) 남자 안에 어쩔 수 없는 이중적인 잣대가 있는 것 같아요. 몇 살까지 커버가 가능하냐고요? 한 스물일곱? 띠 동갑까지는 거뜬하죠.
남자 1호 그렇게 치면 난 전혀 조건을 안 본 것이지. 그냥 서둘러 안락한 삶을 택한 거죠.
남자 3호 전 앞서 말씀드렸든 종교는 기본이지만 외모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제가 아주 큰 키는 아니니까 우선 키는 좀 작았으면 좋겠고, 얼굴도 작고 몸매도 적당히…. 거기에 부동산이나 차가 있다고 하면 금상첨화죠. 그리고 꼭 맞벌이였으면 좋겠어요. 서로의 고통을 분담해야지 내가 번 돈으로 집에서 노는 거 못 볼 것 같아요. 요즘은 뭐 맞벌이가 당연한 거 아닌가요?
MW 너무 바라기만 하는 것 같아요. 그런 남자들에게 여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싶어 한답니다. “거울 좀 보라”고요.
남자 2호 저는 무작정 바라기만 한 게 아니라나름대로 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IT 분야에서 이직했어요. 가장 큰 이유는 회사 브랜드를 얻기 위해서죠. 말만 하면 다들 아는 데다가 여자를 만나보면 ‘금융’이라는 프리미엄이 확실히 작용하는 것 같아요.
남자 1호 맞아요. 주변의 미혼 남녀들 소개팅시켜줄 때 동료들 직업이 안 좋아서 안 하겠다고 퇴짜 맞은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근무지가 여의도라고 하면 판타지가 있는 것 같아요. 한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다니는 그런 모습을 떠올리며.
남자 4호 그런데 여자는 뭐 조건 안 보나요? 무조건 키는 크면 좋다고 하잖아. 외모는 많은 것 안 바란다고 하면서 180cm만 넘으면 된다고 하잖아요. 그럼 일단 상위 10%를 찾는 거니까 나머지 90%는 포기했다고 보면 돼요. 거기에 얼굴도 적당히 생겼고 직업도 좀 괜찮으면 좋고 집도 서울에 있었으면 좋겠고…. 거기까지 가면 상위 3%를 찾는 거예요. 여자들 대부분이 그 3%를 추구하니 만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다 갖추고도 말 잘 듣는 여자 없나?
남자 4호 제 친구의 경우는 결혼하기가 두려워 올해로 연애만 6년째입니다. 여자 친구가 생긴 것도 예쁘고 무엇보다 돈을 잘 벌어요. 그런데 성격이….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받을 때까지 전화하기, 툭 하면 헤어지자는 말하기, 나보다 그게 더 중요하냐고 묻기. 점점 자신을 옭아맨다고 하던가? 얼마 전에 만났더니 그 친구 이상형이 말 잘 듣는 여자로 바뀌었더라고요.
남자 1호 요즘에는 잘난 여자들이 자기 잘난 걸 안다고들 하잖아요. 결혼 시장에 나와 보니 자기 조건이 좋은 걸 알게 된 거예요. 거기다가 예쁘기까지 해. 그럼 자기 같은 여자를 찾는 사람이 줄을 섰는데 고분고분 다 맞춰주겠어요? 다 갖춘 여자는 성격 좋기가 힘들어요. 그게 현실이죠. 결국 선택의 문제인 것 같아요. 조건도 좋으면서 성격도 좋은 여자가 물론 있겠지만 거의 없죠. 있어도 이미 남의 여자가 됐을 거고. 아니면 그 여자에 비해 내가 부족한게 있을 수도 있고. 조건이 좀 부족해도 성격이 좋거나 조건은 다 좋은데 성격이 좀 세다, 남자는 이 둘 중에 선택해야 결혼할 수 있어요.
남자 4호 맞아요. 성격 은근히 중요해요. 결혼하고도 남자만의 공간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모든 걸 같이하려고 한다면 문제가 생겨요. 서재를 만들어줘야 바람을 안 핀다고 하는 말도 있잖아요. 나는 플레이스테이션을 해야 하는데 분리수거하라고 하고, 설거지하라고 하고…. 주말에도 출근하고 싶어진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니까.
MW 유부남 두 분이서 그간 하고 싶은 말이 많으셨네요. 미혼인 분들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남자 2호 공감해요.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여자가 너무 남자를 통제하려고 하면 남자는 못 견디지. 이 회사로 이직했던 이유 중 하나가 저도 사내 연애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좀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지.
남자 1호 증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형식에 박힌 것, 답답한 것 싫어해요. 우리는 외근도 잦고 시간 활용도 자유로운 편이라 자유분방하고 간섭받는 걸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일하는 만큼 실적도 나와서 자기 주도적인 사람이 많고, 나름대로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있어요. 연애할 때도 주도권을 남자에게 더 주는 여자가 좋죠.
남자 4호 아내랑 네 살 차이가 나는데, 사실 좀 더 났으면 좋겠어요.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정도는 어려야 내 위로 올라가서 나를 누를 것 같지 않다니까. 네 살 차이가 나도 동등하다 못해 내 위에서 컨트롤하려고 해요. 적어도 다섯 살은 차이가 나야 할 것 같아.
남자 2호 예전엔 보통 세 살 차이가 가장 좋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대여섯 살은 차이가 나야 되는 것 같아요. 나이도 좀 있고 능력도 적당히 되는 골드미스터들은 대여섯 살 정도 차이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게 남자나 여자나 서로 좋은 것 같아. 결혼 성공 확률도 높고. 서로에게 적령기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대여섯 살 차이 여자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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