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임진년의 모든 것
흑룡의 해에 결혼하면 좋을까?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흑룡의 해를 앞두고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한껏 들떴다. 덩달아 ‘흑룡의 해 결혼 붐’ ‘흑룡 띠 아이’ 등 관련 이야기도 끊이지 않는다. 대체 흑룡이 뭐기에 이리도 회자되는 것일까? 대단하다는 흑룡에 대해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새해가 시작될 때 그 해의 운을 수호 동물이라 할 수 있는 12가지 동물과 연관시켜왔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들이라면 모두 ‘띠’가 있는데 그 띠의 특성이 자라는 내내 그 사람에게 투영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원숭이띠는 손재주가 있다’ ‘소띠는 부지런하다’ ‘범띠는 용감하다’ 등과 같은 것. 마찬 가지로 한 해의 운도 12지 동물에 따라 ‘양띠 해는 양을 닮아 평화로울 것’이고 ‘말띠 해는 말을 닮아 활기찬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점쳐보곤 했다. 이 12지는 통일신라 이후 지금까지도 이어져온 우리 민족의 신앙과 사상으로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한국인은 심리적으로 꽤 많은 영향을 받아 왔다.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일종의 전통 민속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용은 어떤 의미일까? 보통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용의 이미지는 세상이 어수선할 때 나타나 판도를 바꿔놓는 역할을 한다. 여의주를 차지하기 위한 이무기들의 치열한 전투 끝에 결국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한 용이 승천하고 절대자가 되는 것. 때문에 용은 변화, 희망, 절대적인 권력과 힘 등을 상징한다. 용이 가진 이 같은 이미지 때문에 올한 해 좋은 기운을 점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흑룡의 해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10간(干)과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12지(支)를 결합해 만든 60개의 간지에 따르면 올해는 임진년(壬辰年)이다. ‘물’을 의미하는 임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합쳐져 깊은 물의 색인 검은색과 용, 즉 흑룡의 해가 된 것. 전문가들은 흑룡의 해에 대해 긍정적인 기운을 받는 것은 좋지만 무조건적인 의지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양철학원 역림관 유경진 원장은 “기본적으로 동양인은 용에 대한 이미지가 좋기에 용의 긍정적인 느낌을 받아들이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하지만 개인의 운을 감정할 때는 단순히 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니 흑룡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동양철학과 조규문 교수는 결혼에 대해서 역시 마찬가지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화합한 뒤 번영의 길로 간다는 용의 상징적 의미대로라면 결혼 역시도 변화와 화합, 번영 등 통하는 맥락이 있겠죠. 결혼하기에 가히 나쁘지 않은 해로 보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임진년 용띠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다 결혼하기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에게 좋은 때로 맞는 시기는 따로 있기 때문이죠. 본인과 상대의 사주에 맞춰 날짜를 잡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굳이 붐이라고 흑룡의해에 떠밀리듯 결혼할 필요는 없습니다.” 변화를 통해 희망과 화합으로 마무리된다는 용의 이야기처럼 임진년의 긍정적인 기운에 맞춰 기운을 얻어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그것에만 의존해서는 안 될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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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Q&A
Q 60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흑룡 띠, 그렇게 대단한가요? 사람들 대부분이 60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만 사실 간지법에 따르면 모든 해는 60년만에한 번씩 돌아옵니다. 결국 올해가 60년 만에 돌아온 흑룡의 해는 맞으나 그리 특별한 해는 아닌 셈이죠. 쉽게 동요하는 대중의 심리를 이용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니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Q 흑룡 띠의 아이는 특별한가요? 단순히 띠만으로는 그 사람에 대해 다 얘기할 수 없습니다. 전통적인 민속문화에 따르면 태어난 연월일시, 즉 사주까지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이죠. 용띠 사람들은 ‘건강하고 정력적이며 감수성이 예민하고 신뢰감이 두터운 성격’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편하게 재미삼아 들으면 됩니다. 다만 좋은 기운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함께 힘을 내는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은 나쁘지 않은 현상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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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박주선 사진 일러스트 최익견
도움말 경기대 문화예술대학원 동양철학과 겸임교수 조규문, 동양철학원 역림관 원장 유경진 자료 협조 국립민속박물관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2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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