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당 결혼식. 2009년 8월호부터 11월호
2010년 2월 6일 12시, 경기도의 00성당 대성당(성당 측 요청으로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다). 신랑은 포항공대 산업경영과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투자에 근무하고 있는 김시우 가를로(28). 편지를 보낸 신부는 역시 포항공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그락소스미스크라인에 다니고 있는 김태윤 카타리나(26). 그들이 캠퍼스 커플이라는 것. 정해진 것은 이것이 다였다. 또 한 가지. 이들 결혼식을 위해 많은 전문가들의 채러티Charity와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 무보수로 일해줄 분야별 전문가를 구해야 하고, 스폰서들과 합심하여 최상의 꿈의 결혼식으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임무를 맡은 내 어깨는 무거웠다. 그 짐를 나누어 진
십자가, 성모님 그리고 천사들. 나는 성당에 세 번 가보았다. 친구의 오빠, 사촌 오빠, 지인의 동생 결혼식 하객으로. 나는 성당 결혼식이 길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 인사를 하고 축의금을 내고 피로연장으로 직행했었다. 나는 가톨릭 신자도 아니고 가톨릭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덜컥 겁이 났다. 내가 처음 맡은 결혼식이 바로 성당 결혼식. 주어진 일이라 해야 하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나는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한 초짜 기자가 된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니 성당에 한 번 더 갔었다. 15년 전. 취업 후 처음으로 얻은 긴 여름휴가. 배낭여행을 위해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행사의 관광 일정 중 바티칸 방문도 포함되어 있었다. 바티칸시국은 세속의 한 국가이면서 신의 나라. 영토가 44ha밖에 되지 않지만 독립국이며 독자적인 통화와 우표를 발행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다. 작업자의 고통과 열정이 금세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천지창조 천장화가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에 갔다. 이 예배당을 지나 서점을 겸한 기념품 숍에서 15달러짜리(그때는 유로가 아니었음) 묵주를 샀다. 장미나무로 만든 묵주. 장미나무는 가톨릭에서 성모를 의미한다고 했던 거 같다. 나는 장미 묵주를 손에 든 채 성베드로 성당을 향했다. 천장 벽화의 흰 구름 속에는 천사들이 무리지어 다녔다. 사람들의 무리를 헤치고 마주한 것은 피에타 상이었다. 고개를 들고 살펴보니 예수를 품에 안은 성모가 유리 안에 갇혀 있었다. 성모의 단아한 모습. 성모의 손가락들이 길게 뻗어 나와 마치 뺨을 어루만져주는 것만 같았다. 신부 김태윤 카타리나의 결혼식이 열릴 경기도의 00성당에서 성스러운 얼굴의 성모를 마주한다. 성베드로 성당에서 구입한 장미나무 묵주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대성당에서 성모님은 2층 복도에서 만났다. 성 베드로 성당에서 본 천장화 속 천사들이 우리 앞에 나타나 도와줄 것만 같다. 예식을 위해 <두 길이 만날 때>라는 가톨릭출판사에서 출간된 혼인 예식 책을 읽기 시작했다.
2010년 2월 6일 10시. 담당 기자인 김혜진의 손엔 정말 ‘my wedding’이라고 새겨진 메가폰을 들어야 했다. 인심 좋은 집 잔치에 손님이 많은 법인지, 꿈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전문진의 숫자는 자고나기 무섭게 늘어났다. 결국 스폰서를 포함한 전문가만 총 20명에다 그들과 같이 움직여야 하는 스태프까지 합쳐 50명을 웃도는 ‘스펙터클 블록버스터’ 결혼식은 그렇게 거행되었다. 참석한 하객도 600여 명에 이르렀다. 본격적인 예식이 있는 토요일 아침, 김청경 헤어페이스는 신부, 신랑, 들러리들의 침공을 받아 다른 신부들이 설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 많은 신부와 신랑 그리고 들러리들에게 입힐 드레스, 턱시도, 한복 그리고 페이퍼, 슈즈, 케이크, 플라워, 폐백 음식, 웨딩 피로연 음식, 샴페인과 맥주 그리고 샹들리에와 테이블보 그리고 아치와 의자에 웨딩카 리무진까지. 이삿짐을 연상시키는 이 엄청난 양의 물품들은 2월 6일 경기도 00성당에 도착했다. 차만 20대가 움직였다. 성당 안팎을 뛰어다니며 자상한 엄마처럼 전문진의 식권까지 일일이 챙겨주던 주세원 스타일 앤 데코Chusewon Style&Deco의 주세원 웨딩 스페셜리스트와 1월 9일 웨딩 앨범 촬영부터 예식 날 하루를 꼬박 촬영 장소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지키며 촬영한 더 써드 마인드 스튜디오의 김보하 실장 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숨은 공로자들이었다. 두 달 동안의 ‘김시우 가를로와 김태윤 카타리나의 결혼 준비 대장정.’ 식이 끝나고 걸려온 두 통의 전화. 신부 김태윤과 신부 어머니 이정애 요안나 프란체스카로부터였다. 정말 고맙다는 신부의 말과 이번 결혼 준비로 자신의 딸이 정말 많이 성숙해졌다는 감사의 말. 이번 ‘꿈의 성당 결혼식’이 완성되는 데 가장 고마운 사람은 역시 주세원이었다. 결혼식장은 내내 그녀가 있어 정말로 ‘기쁜 결혼식장’이 되었다.


THE DRESS&TUXEDO
클래식하면서도 로맨틱한, 그리고 리얼리티가 있는 웨딩드레스. 신부 김태윤의 귀여운 얼굴과 슬림한 체형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디자이너 황정아는 클래식한 인어 라인을 선택했다. 또 성당이니 홀터넥 레이스 소재가 성스러운 느낌을 주기에 적합하다. 여기에 귀여운 신부를 돋보이게 하는 로맨틱한 트레인까지! 신부가 원하는 꿈의 색 티파니 블루 컬러 들러리 드레스 두 벌도 제작했다. 키가 큰 신랑 김시우를 위해 모닝코트 턱시도를 골랐다. 스튜디오 앨범 촬영 때 신부가 입을 원 숄더 실크 드레스와 미니드레스를 준비했다.
웨딩드레스 황정아 웨딩 앤 드레스 부티크 (02-541-8811) 턱시도 마렛(02-516-8942) 부케&부토니어 블루멘 박(02-518-5660)


THE HANBOK&PAEBAEK
신부 어머니 이정애의 한복(왼쪽)은 소색 명주 저고리에 주황빛 갑사 치마. 신랑 어머니 이경숙 의(오른쪽) 한복은 소색 명주 저고리에 노랑 명주 치마다. 혼주 한복은 신랑 신부 양가에서 할인받은 비용을 지불했다. 신부 한복은 진분홍 양단 저고리와 연분홍 갑사 치마로 마련했다. 한복을 평소에도 즐겨 입으라는 뜻에서 디자이너 백옥수는 녹의홍상 대신 분홍 한복을 선물했다고. 한복 스타일링을 맡은 박희수(오렌지 웨이브 대표)는“신부의 해맑은 모습을 살리려고 맑은 컬러 위주로 색을 정했지요. 저고리를 화려한 진달래 분홍으로 치마는 흰색에 가까운 백분홍을 택해 사랑스럽고 예의 바른 모습을 모두 충족시켰습니다.”고 말했다. 신랑 신부의 폐백 의상도 한국의상 백옥수 제품. 폐백 음식은 반가빈의 반가 3호. 반가빈의 신말숙 원장은 신랑 신부를 위해 정성스럽게 손수를 놓았다고 한다. 대추 고임, 육포, 한과, 구절판, 폐백주로 구성된 반가 2호 34만원.
한복&활옷 한국의상 백옥수(02-60809422) 한복 스타일링 박희수 폐백 음식 반가빈(02-517-3989)


BEAUTY
귀여운 얼굴이 특징인 신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캐주얼한 번 스타일 헤어를 선택했다. 피부가 촉촉하고 예뻐 보이게 하는 데 중점을 둔 도자기 피부 메이크업. 결혼해서 살다 보면 신부 메이크업을 했을 때보다 엷은 메이크업을 하게 되는데 그때는 피부 건강이 매우 중요하므로 평소 보습 케어를 꼭 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 김청경 원장. “메이크업은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사람의 윤곽과 장점을 살리는 것”이라며 김태윤 신부의 장점인 웃고 있는 눈을 깊이 있게 표현해 메이크업에 포인트를 주었다고.
웨딩 헤어&메이크업 김청경 헤어페이스(02-3446-2700) 컬러 드레스 황정아 웨딩 앤 드레스 부티크 (02-541-8811)


THE PHOTOGRAPHY&DVD
지난 1월 9일 10시부터 더 써드 마인드 스튜디오에서 김시우, 김태윤 커플의 웨딩 앨범 촬영이 시작되었다. 김보하 실장의 영화 속 한 장면, 잡지 화보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2월 6일 ○○성당에서 거행될 예식 시작 시간 3시간 전부터 성당 입구, 피로연장, 대성당, 신부 대기실 등의 촬영과 리무진에서 내리는 신랑 신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사람은 다름 아닌 김보하 실장. 원판 사진과 폐백 촬영도 더 써드 마인드 스튜디오에서 맡았다. 잊지 못할 예식 장면들의 촬영은 디지웍스의 카메라에 담겼다. 웨딩 DVD 60만~80만원.
앨범 촬영 및 본식 사진 더 써드 마인드 스튜디오(02-516-5947) 영상 디지웍스(02-512-4396)


THE INVITATION&WEDDING CAR
페이퍼케이트는 성당 예식이라 수입 종이의 수작업 제품인 ‘프림로즈’를 권했다고 한다. 청첩장 앞면에 장식된 패브릭 장미 아래로 은색의 십자가를 프린트했다. 테마 색인 티파니 블루 컬러의 종이로 싼 방명록. 방명록에는 신랑 신부의 영문 이니셜을 넣었으며, 예식 후 보낼 감사장에는 역시 테마색인 티파니 블루로 테두리를 둘렀다. 신랑 신부의 식을 알리는 배너 역시 페이퍼케이트 디자인이다. 배너는 신랑 신부가 준비했다. 신랑 신부와 들러리 네 명이 미용실에서 식장까지 이동할 때 발이 되어준 드림 웨딩카는 웨딩카스의 링컨 타운 리무진이다. 이용료는 15~20만원. 인비테이션&페이퍼웍스 페이퍼케이트(02-547-4271) 웨딩카 웨딩카스(070-7535-6555)


THE FLO WERS&WEDDING SHOES
성당 3층 입구와 내부 플라워 데커레이션은 화수분에서 작업했다. 수국, 카라, 마르샤, 호아니, 알스트로메리아, 라눙쿨루스, 스프링게니, 줄아이비, 신버찌나무를 이용해 대성당을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로 통일, 장식했다. 대성당의 플라워 비용은 신랑 신부 양가에서 지불했다. 신랑, 신부 측 입구 테이블 앞 아치 화수분 작품. 리셉션 장소의 테이블 위 화기에 플라워 데커레이션은 블루멘박에서 담당했다. 백묘국, 수국, 심비디움, 부르니아, 유카리, 백모단을 사용했고 결혼식의 테마 색인 티파니 블루를 고려해 화기와 꽃을 선택했고, 공간 연출에 사용된 꽃은 카네이션과 호아니다. 신부 부케는 신부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운드형 부케로 제작했다. 수국, 백묘국, 장미, 라눙쿨루스로 블루멘박에서 만들었다. 신랑 부토니어는 수국, 라눙쿨루스, 부루니아, 호엽란을 사용. 들러리 부케는 장미, 백묘국, 수국, 라눙쿨루스로 만들었다. 모두 블루멘박. 신부의 맞춤 웨딩 슈즈는 23만8000원.
부케&부토니어&피로연 테이블 플라워 장식 블루멘박(02-518-5660) 대성당 플라워 장식&입구 이치 화수분(02-574-4335) 웨딩 슈즈 SYNN by itshoes(02-543-8132)


THE CEREMONY
가톨릭에서는 결혼 예식을 혼인성사라 부른다. 예식은 성서 봉독, 혼인 서약, 반지 교환, 보편지향 기도, 성혼 강복, 기도와 음악으로 구성된다. 성당 결혼식은 공공 예식이다. 교회의 신도들이 기도하는 성당 안에서 혼인 예식에 참석한 모두는 결혼 서약의 증인이며 동시에 미사에 참여하는 교중으로서 결혼을 축하해야 한다. 혼인 미사 중에 영성체가 있다. 혼인을 전례에 따라 거행할 때 신랑 신부는 혼인 성사를 준비하는 행위로 마땅히 사전에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 성당 결혼은 보통 신부 측 성당에서 거행한다. 가톨릭교회는 신랑과 신부가 서로 도우면서 소속 성당의 사제가 알려주는 내용에 맞춰 영적 준비를 하도록 권한다. 각자는 세례 증명서를 준비하고 신랑 신부는 가톨릭 신앙을 지키고 자녀를 가톨릭으로 양육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결혼식 데코&스타일링 주세원 레지나(주세원 스타일 앤 데코 02-780-8922, 010-9902-5049)


THE RECEPTION&HONEYMOON
리셉션 주조색을 신부가 원하는 티파니 블루로 정했다. 리셉션의 스타일링. 천장 위의 민트 블루 패브릭과 앤티크 샹들리에, 테이블보와 러너, 식탁 위의 초 모두 주세원 스타일 앤 데코 작품. 패브릭 등의 스타일 데커레이션 재료비는 신랑 신부 양가에서 지불했다. 샴페인은 산테로 피노 샤도네이 스푸만테. 맥주는 벨기에 맥주인 호가든. 웨딩 케이크는 슈거로 레이스 장식을 한 6단 케이크로 디자인되었다. 음식 맛있기로 유명한 라루체에서 피로연 음식을 담당했다. 피로연 음식은 라루체에서 파격적인 할인 가격으로 제공, 할인 받은 비용을 신랑 측이 지불했다. 하얏트 리젠시 인천은 50만원 상당의 클럽 디럭스 킹 패키지(스위트 룸, 조식, 샴페인과 꽃)를 마련했다. 피로연 음식 라루체 (02-766-8200) 테이블 데코&스타일링 주세원 스타일 앤 데코 (02-780-8922) 웨딩 케이크 바닐라 빈(02-516-5829) 허니문 패키지 하얏트 리젠시 인천(032-745-1234) 샴페인 (주)아영FBC(02-542-0385) 맥주 호가든(02-3445-6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