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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을 품은 서호주에서 에코이즘 허니문을 경험하다

신혼여행을 계획하면서 동남아의 럭셔리 풀빌라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다 올지, 다양한 볼거리와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유럽 등 대도시로 떠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다. 만약 이 두 가지를 모두 포기할 수 없다면 요즘 에코이즘 허니문 장소로 급부상한 서호주로 눈길을 돌려보자. 평화로운 스완 강에서는 요트를 타고 킹스 파크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하거나 살림이 울창한 마가렛 리버로 이동해 이색적인 로지에서 보내는 허니문은 상상만으로도 낭만적이다.


1 코발트 빛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진 버셀튼 제티.
2 퍼스에는 매일 정오에 18개의 벨이 울리는 스완벨타워가 있다.
3 킹스 파크에서 내려다본 퍼스 전경.


스완 강의 물줄기를 따라가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도시, 퍼스
신혼 여행지 답사 출장이라고 하면 대부분은 동남아 휴양지 리조트이던 기자에게 서호주는 너무나도 큰 대륙으로 다가왔다.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많은 사전 조사와 지역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다. 틈틈이 자료를 보고 서호주에 대해 알아갈수록 평화로우면서도 신비롭고, 이색적인 볼거리가 가득한, 무척이나 매력적인 신혼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대감을 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싱가포르 에어라인을 이용해 인천에서 싱가포르를 경유해 도착했다. 호주 대륙의 3분의 1이 넘는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이곳은 호주에서도 가장 다채로운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주는 크게 5개 지역으로 나뉘는데 주도 퍼스와 그 주변을 포함한 익스피리언스 퍼스, 마가렛 리버 등 서호주 남서부, 중부 사막 지역인 서호주 골든 아웃백, 인도양을 마주하고 있는 퍼스 북쪽 해변 지역인 서호주 코랄 코스트, 아직도 미개척된 서호주 북서부 등이다. 특히 퍼스와 주변 지역, 마가렛 리버 등은 일조량이 많고, 여름에는 덥고 건조하며 겨울에도 낮 평균 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의 지중해성 기후다. 4월 말의 호주는 초가을로 접어드는 시기라는데도 공항에 도착하니 신선하고 푸근한 공기가 오랜 비행의 피로를 말끔히 없애주는 기분이 들었다. 숙소로 이동하며 창밖을 내다보니 이름만큼이나 아름답고 고요하게 흐르는 스완 강이 눈앞에 펼쳐졌다. 퍼스의 다운타운에 들어서서도 어디서든 강을 볼 수 있었다. 주거지뿐 아니라 다운타운, 스완 벨 타워, 킹스 파크, 바락 스퀘어 등 유명 관광지들도 모두 강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도시 전체가 잔잔한 호수 같은 여유와 낭만이 가득해 보였다.


4,5 푸른 바다와 요트, 모래사장, 로지, 울창한 수풀이 어우러져 낭만으로 가득한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이곳에서는 자전거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로트네스트 아일랜드와 프리맨틀에서 맛본 진정한 자유
퍼스에서 페리로 한 시간 정도 이동해 로트네스트 섬으로 들어갔다. 퍼스의 도시적인 매력에 취해 있다가 만난 섬은 마치 동남아의 휴양지에 온 듯 또 다른 분위가 느껴졌다. 우선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기 위해 자전거 타기에 도전했다. 신선한 공기 때문인지 더욱 맑고 뜨겁게 느껴지는 햇살을 받으며 돌다보니 하얀 모래 사장이 아름다운 해변에서 한가로이 선탠을 즐기는 연인들의 모습과 크고 작은 요트 선박, 바다를 바라보는 로지(Lodge, 소규모 별장) 등이 한 폭의 그림처럼 이어졌다. 눈부신 태양과 시원한 바다, 고운 모래 해변, 낭만적인 로지가 있는 로트네스트 섬은 신혼여행 커플들이 상상하는 딱 그런 곳이었다. 다시 페리를 이용해 퍼스로 돌아오는 중간에 ‘프리맨틀’이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내려보았다. 중세 유럽을 본떠 만든, 웨딩 촬영 세트장을 옮겨온 듯한 아기자기한 도시. 이곳은 카페와 퍼브, 나이트클럽, 레스토랑, 시장, 광장 등이 들어서 있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쇼핑하기 좋다. 시장에 가면 질 좋은 천연 꿀이나, 진주, 비타민 등 영양제가 많다. 또 돌아다니다가 지치면 CAT 버스(무료 운행)를 타고 시내를 돌아보거나 19세기 유럽의 정취가 가득한 카푸치노 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노천카페에 앉아 북적이는 젊은 열기를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리고 뉘엿뉘엿 해 질 무렵 배도 고프고 피곤함이 밀려올 즈음, 유명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이럴 때 찾아가야 호주의 유명한 요리들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부둣가로 향해 90년 역사의 레스토랑 ‘피시앤칩스’에서 푸짐한 해산물 튀김과 홍합 요리 등을 시원한 맥주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기분이었다. 한편 로트네스트 섬으로 들어갈 때는 바락 스퀘어 제티나 프리맨틀 선착장에서 로트네스트 익스프레스 페리를 이용한다. 퍼스에서 출발하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리며 프리맨틀에서는 30분이 소요된다. 퍼스에서는 매일 3회 출발하고 프리맨틀에서는 4~5회 출발한다. 요금은 53~69달러 정도. 자전거는 퍼스에서 페리에 싣고 가거나 섬 곳곳의 대여소에서 보증금 15달러에 시간당 8~25달러를 내고 빌리면 된다.




1 마가렛 리버에는 클래어로트 와인스 등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진 고급 와이너리가 많다.
2,3 부시터커 투어를 하기 위해 카누를 타고 강 하구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강 중간에 내려 원주민들의 먹었던 점심 식사를 그대로 경험해본다.
4,6 울창한 나무숲 사이에 작은 호수를 바라보며 자리한 문댄스 로지의 로비.
5 세련된 디자인의 소파와 소품, 곳곳에 그림 작품이 걸린 케이프 로지 레스토랑.


자연을 만끽하는 휴식을 찾아가다, 마가렛 리버
퍼스 남쪽을 향해 자동차로 3시간 정도 달리면 싱그러운 포도 향기와 눈부신 햇살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마가렛 리버가 나온다.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인 만큼 곳곳에 아름다운 와이너리와 유명 레스토랑이 자리한다.
한편 퍼스에서 남쪽 마가렛 리버로 가는 길에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해변으로 손꼽히는 버셀튼. 코발트 빛 바다를 배경으로 한 4개의 파란색 건물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입구에서 2km 정도 바다를 향한 길을 따라 걷다보면 해저 전망대가 나오고 해저로 내려가는 계단과 유리 바닥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거나 바닷속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마가렛 리버에서의 첫날 밤은 아기자기한 숍과 갤러리가 즐비한 다운타운으로 숙소를 잡는다. 한적한 시골 동네에 온 듯 평온함이 감도는 이곳에서는 무조건 휴식을 취하자. 아침에는 숙소 앞에 있는 카페 ‘돔Dome’에서 달콤한 와플과 부드러운 플랫 화이트(에스프레소 원액에 우유를 넣고 우유 거품을 얇게 얹은 것)를 마시고 간판이 예쁜 숍부터 찬찬히 둘러본다. 이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나니 복잡한 도심을 벗어났다는 자유로움에 행복감이 젖어든다.
오후에는 카누를 이용해 마가렛 리버 하구에서 감상하는 부시터커 투어에 참여한다. 부시터커 지역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이색적인 곳. 카누를 타고 울창한 숲과 평화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을 감상하며 유유히 거슬러 가다가 백인 이주 초기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고풍스러운 집과 강가에 형성된 페이퍼박 나무숲, 애버리진(서호주 원주민으로 4만 년 전부터 호주 대륙에서 살았다)식 그대로의 점심 식사, 주변 자연과 동굴 탐험, 카누 시합 등을 체험해본다. 특히 과거 원주민들이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종잇장 뭉치처럼 생긴 페이퍼박 나무에 대고 속 이야기를 하며 자신들의 슬픔을 달래 강가에 흘려보냈다는 페이퍼박 나무숲에 담긴 사연은 무척이나 신비롭고 이색적이었다.


1 호숫가에 자리한 키 웨스트 리조트 벙커 베이의 객실.
2 심플하면서도 아늑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케이프 로지 객실.
3 서호주 곳곳에서는 싱그러운 초록빛 포도밭이 펼쳐진 와이너리를 볼 수 있다.


마음의 평온을 찾는 자연 속 리조트
마가렛 리버 지역에는 자연과 온전히 어우러진 고급 리조트와 낭만적인 로지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인도양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키 웨스트 리조트 벙커 베이는 개별 빌라식 객실이 돋보이는 리조트. 언덕 위나 호숫가에 있는 객실, 정원 곳곳에 숨은 빌라식 객실 모두 고급스럽다. 특히 울창한 숲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푸른 바다와 고운 모래사장이 펼쳐진 해변이 나와 한가로이 선탠을 즐기거나 스노클링, 카누 등을 경험하기 좋다.
문댄스 로지는 명상과 웰빙을 통한 치유를 추구한다고 익히 들어온 만큼 어떤 스타일로 꾸몄을지 기대가 컸다. 숲길을 따라 유난히 깊이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한참을 들어가면 호숫가에 위치한 로비와 언덕 위에 울창한 나무 사이사이에 위치한 빌라형 객실이 눈앞에 펼쳐진다. 8개의 빌라는 저마다 테마를 달리해 꾸몄고 베란다에는 베드 소파를 놓아 평온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마사지 등을 받기 안성맞춤이다. 또 뒤뜰의 과수와 허브 농장을 둘러보고 천천히 산책을 즐기다보니 리조트의 독특하고 영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고급 와이너리와 함께 리조트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큰 호숫가에 자리 잡은 케이프 로지. 이곳은 2008년 호주 최고의 부티크 호텔로 선정될 정도로 아름답고 고풍스럽다. 넓은 정원에 잔디밭과 잔잔한 호숫가를 바라보는 빌라형 객실 등을 보니 유럽의 대저택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리조트 내에 있는 레스토랑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재료로 요리하며 매일 메뉴를 달리해 제공한다. 또 와이너리 밀집 지역인 만큼 150개 이상의 프리미엄 와인을 맛보기 좋다. 근사한 벽난로가 있는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신문이나 책을 읽거나 조용한 호숫가 주변을 산책하며 여유를 만끽하고자 한다면 이곳이 제격일 듯하다. 

TRAVEL TIP
서호주 관문인 퍼스로 가는 길은 싱가포르 항공을 이용, 싱가포르를 경유하여 도착할 수 있다. 서울-싱가포르 구간과 싱가포르-퍼스를 매일 2회 운항하는데, 이 구간은 최신 새로 도입한 신기종 A330-300을 이용한다. 싱가포르 항공은 전 세계 고객들에게 편안한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모든 클래스에 최첨단 기내 엔터테인먼트 AVOD시스템을 장착한 것. 크리스월드KrisWorld를 통해 약 1000개의 최신 영화, 인기 TV 프로그램, 음악 CD, 쌍방향 게임 등을 즐기기 좋다. 싱가포르 경유 시 싱가포르 항공 보딩 패스를 제시하면 쇼핑, 식사, 관광지, 자동차 렌털 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의 02-755-1226 www.singaporeair.com/kr

서호주를 제대로 경험하는 자유 여행 상품
퍼스와 마가렛 리버 지역을 여행하는 자유 여행 7일 상품을 218만원부터 판매하다. 항공과 전 일정 특급 호텔, 3일 차량 렌트가 포함되는데, 퍼스에서는 리처드슨 호텔, 마가렛 리버에서는 케이프 로지에 머문다. 퍼스와 피너클스, 로트네스트, 프리맨틀을 자유 여행하는 6일 상품은 299만원부터. 항공과 전일 식사, 투어 프로그램이 포함된 상품으로 숙소는 버스우드 인터콘티넨탈 특급 호텔을 이용한다. 문의 롯데 JTB(02-3782-3062), 모두투어(1544-5252), 블루여행사(02-516-0552)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0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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