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웨딩드레스’라고 하면 화려하게 퍼지고 길게 늘어지는 것을 떠올리기 십상. 그렇다면 자칫 미니드레스는 ‘그냥 원피스?’라는 느낌을 줄 위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미니드레스를 보다 확실하게 웨딩드레스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볼륨을 사용한 디자이너들이 많았다. 결혼식에 미니멀한 미니드레스만큼 초라해 보이는 의상도 없을 테니까.
먼저 데 라 시에르바De La Cierva의 디자인을 보자. 그야말로 ‘미니드레스’라는 타이틀에 충실하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요소가 가득한 드레스. 레이스 톱에 소매를 봉긋하게 만들고, 스커트도 풍선처럼 부풀려 불규칙한 헴라인을 완성했다. 깃털 장식은 미니드레스의 가벼운 느낌을 배가시키는 듯. 미니드레스를 입을 때 반드시 유의할 점은 웨딩 슈즈 선택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데 라 시에르바가 리본 스트랩 슈즈로 미니드레스를 더욱 사랑스럽게 마무리한 것처럼.
또 페페 보테야Pepe Botella도 볼륨을 적절히 사용해 더욱 특별한 미니드레스를 선보인 디자이너. 그는 다양한 소재를 감각적으로 믹스하는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에 선보인 것은 섹시한 톱 드레스로 가슴 부분은 가늘게 주름을 잡아 볼륨감을 주고, 드레스 전체에 봉글봉글한 입체감이 느껴지도록 소재를 믹스한 점이 눈에 띈다. 가슴 부분에 플라워 포인트 이외에는 장식을 생략해 독특한 소재감에 더욱 시선이 가는 듯.
이렇게 스커트에 볼륨을 준 디자이너가 있는가 하면 루벤 페르로티Ruben Perlotti 는 스커트는 타이트하게 디자인하고 상체의 소매와 어깨에 볼륨감을 주어 시선을 끌었다. 한쪽 어깨를 살짝 드러내 섹시함을 강조하고, 어깨와 스커트에 큼직한 리본 장식을 써서 화사함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소재를 여러 겹으로 겹쳐 볼륨감을 주는 테크닉도 등장했다. 예를 들어 갈린도Galindo의 시폰 드레스를 보자. 가슴 중앙에 플라워 모티브를 중심으로 드레스 전체가 꽃처럼 피어나는 느낌. 순백이 아닌 베이지 컬러로 고급스럽고 화사한 느낌이 한층 강조된 듯하다. 만약 미니드레스를 입고 싶은데, 다리를 고스란히 드러내기 부담스럽다면 이렇게 뒤쪽을 길게 늘어뜨린 드레스를 입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마지막으로 볼 것은 허리까지는 피트되는 실루엣에 스커트 밑부분에만 원단을 여러 겹으로 겹쳐 살짝 퍼지는 A라인을 완성한 모델 노비아스Model Novias의 드레스. 언밸런스한 커팅과 불규칙하게 늘어지는 헴라인이 특징으로 한쪽 어깨를 장식한 꽃은 어깨가 넓어 보이지 않도록 착시 효과를 주는 기특한 역할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