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노보텔의 사삭 풀빌라는 프라이빗한 허니문을 즐기기에 좋다.
첫째 날 비록 신랑 없이 혼자 떠나는 여행이지만 설레는 마음은 감출 길이 없는 출장길. 인천공항에서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을 타고 7시간을 비행한 뒤 발리에 도착했다.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만약 수화물을 인천공항-발리까지만 부쳤다면 반드시 찾아서 바로 옆 건물의 국내선 게이트로 이동할 것. 어느덧 시계가 저녁 7시 30분을 향해 갈 무렵, 드디어 롬복 마타람 공항에 도착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도 25분여를 더 들어가야 하는 작은 섬이지만 자연, 언어, 역사, 문화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간직한 곳. 얼마 전 발리에서 롬복으로 향하는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편이 매일 운항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허니문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롬복 노보텔의 가이드가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건네는 서툰 한국어 “안녕하세요”를 들으니 도착했다는 게 실감난다. 열대 지역 특유의 습한 공기를 들이마신 뒤 롬복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남쪽 해안으로 달렸다. 자동차 계기판이 겨우 30~40km를 가리키지만 어느 누구 하나 경적을 누르지 않는 도로를 미끄러져 가자니 오히려 걷는 게 더 빠를 정도의 강남 도로들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2 롬복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쪽 해변에 위치한 노보텔 롬복.

3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노보텔 사삭 빌라 내부.
4 쉐라톤 셍기기 비치 리조트의 라구나 비치 스파의 커플 룸에서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넷째&다섯째 날 노보텔 롬복에서의 꿈같은 휴식을 뒤로하고 시내를 1시간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쉐라톤 셍기기 리조트. 야자수로 둘러싸인 가든, 수영장, 비치 등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쉐라톤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최고급 인테리어가 노보텔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인도네시아를 테마로 한 동물 석상들이 세워진 수영장에는 마치 신화에나 나올 법한 거대한 얼굴 석상으로 만들어진 워터 슬라이드가 있어 재미를 더한다. 데크에 누워 선셋 바의 시원한 칵테일 한 잔과 함께 하늘, 바다, 책을 번갈아 바라보며 음악을 듣는 여유란. 귀를 통해 들려오는 달콤한 발라드가 음악이 아니라 사랑하는 연인의 속삭임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절로 생긴다. 특히 인디안 오션 앞에 위치해 커플 룸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는 라구나 비치 스파는 온전히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저녁에는 수영장과 바다를 바라보며 신선한 시푸드 그릴 요리가 마련된 올 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인 Bawabg Putih Grill에서 정찬을 먹었는데, 롬복 전통 퍼포먼스를 보여줘 그들의 문화에 흠뻑 젖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쉐라톤 셍기기 비치 리조트가 롬복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코스의 마지막으로 손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공항에서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언제 어디서 만나더라도 한국어로 반갑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밤이 되면 쏟아지기라도 할 듯 반짝이는 총총한 별빛,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충만한 롬복 허니문은 그 이름만으로도 황홀하다. 

5 바다와 야자수가 어우러진 전경을 자랑하는 쉐라톤 셍기기 비치 리조트의 메인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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