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만 좋다면 회사가 조금 멀어도 괜찮아요
백주미(27세, 한국전력공사 사원)
신혼집을 선택할 때 가장 중점을 둔 것이 위치와 예산이에요. 신랑의 직장은 삼성동, 저는 서초동이여서 통근에 편한 거리와 교통편을 고려해서 잠실로 알아보기로 했죠. 둘 다 일이 바빠 먼저 인터넷으로 대강의 가격대를 살펴봤어요. 우리가 가진 자금 내에서 66㎡대 전세 아파트 정도는 가능하겠더라고요. 그다음에 부동산 중개소에서 몇 곳을 추천받아 주말에 집중적으로 발품을 팔았죠. 마음에 드는 곳이 예산보다 조금 비싸 주인과 가격 조정을 한 후에 계약을 했어요.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은 전세가 2억5000만원의 82.5㎡ 신축 아파트입니다. 그런데 막상 결정을 하고 나니 예산 내에서 더 큰 평수로 구하지 않은 것이 아쉽네요. 위치가 좋다는 이유로 선택을 했는데 막상 살림을 들여놓으니 생각보다 좁은 느낌이에요. 더 찬찬히 알아봤으면 같은 가격대에 넓은 곳을 구할 수도 있었거든요. 얼마 전 결혼한 직장 동료는 비슷한 가격대에 저보다 평수가 큰 곳을 구했더라고요. 회사와 좀 더 거리는 멀지만 교통편이 좋아 별로 불편하지 않다고 해요. 요즘 집값도 계속 떨어지고, 결혼이 3월이라 아직 기간도 남았는데 너무 빨리 결정한 듯해 조금 후회가 됩니다.
가지고 있는 예산에 맞춰 신혼집을 구하세요
추지영(31세, 일러스트레이터)
모든 준비는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둘이 해결하기로 약속했던 터라 신혼집도 신랑이 모은 결혼 자금에 맞춰 알아봤습니다. 금액에 맞는 곳을 찾다 보니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만큼 구석진 곳까지 보게 됐는데 정말 그런 날은 집에 와서 잠도 잘 안 왔어요. 신혼집을 선택할 때 중점적으로 고려한 것은 첫 번째 교통편, 두 번째 주변 편의 시설, 세 번째 가격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세 번째가 첫 번째가 되어버리더군요. 처음에는 수서 쪽으로 알아봤는데 가격도 비쌀 뿐더러 신혼집으로 쓸 만한 아기자기하고 깨끗한 곳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결국 좀 더 저렴한 경기도 쪽으로 찾아봤고 용인 보정동에 위치한 빌라 3층으로 얻게 됐죠. 신축 빌라가 모여 있는 동네라서 주변이 깔끔해요. 저희는 그다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시작해서인지 지금 집에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가능한 자금 내에서 둘 다 마음에 드는 집을 구했으니까요. 그 안에 아기자기하게 마련한 혼수까지 채워 넣고 나니 정말 뿌듯하던걸요. 처음부터 내 집을 마련해 시작하는 신혼부부가 얼마나 될까요. 무리하게 예산을 잡아 대출을 받고 또 그 대출을 갚느라 매달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보면 잘한 결정인 듯싶어요.

발품을 팔수록 좋은 집을 구한답니다
박희경(33세, 프리랜서 디자이너)
한창 더운 8월 내내 땀을 뻘뻘 흘리며 집을 보러 다닌 기억이 납니다. 매일같이 서울 곳곳을 이 잡듯 다니며 현실적인 문제와 부딪히고 보니 달콤한 신혼의 꿈은 저 멀리 날아가버리더군요. 턱없이 모자란 전세금 때문에 다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습니다. 신혼 생활을 시작할 곳이라 생각하니 이것저것 따져본 것도 많아요. 무엇보다 저렴해야 했고 넓진 않아도 깨끗한 곳이었으면 했어요. 햇볕이 잘 들면서 바람이 잘 통하는 환한 집을 원했거든요. 또 차가 없으니 지하철역과도 가깝고, 재택 근무하는 프리랜서라 주변이 조용해야 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전셋집을 전부 다 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달 넘게 보러 다니다 드디어 은평구 신사동에 빌라를 구했어요.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의 6층이라 좀 불편하다는 것만 감수하면 제가 원하는 조건에 딱 들어맞는 곳이었습니다. 열심히 돌아다닌 보상을 받은 듯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뻤어요. 뭐든 만족스러우려면 그만큼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것 같아요. 부동산 사이트나 지역 정보지도 꼼꼼히 살펴보고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도 여러 곳을 소개받아 가보는 등 손품, 발품을 열심히 판다면 분명 ‘여기다’ 싶은 신혼집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위치, 주변 편의 시설을 체크하세요
위경화(33세, 어린이 영어학원 원장)
저는 서울 태생으로 한 번도 이곳을 벗어나본 적이 없어 서울에서 신혼집을 구했으면 했어요. 그런데 신랑은 결혼하면 함께 운영할 학원이 있는 수원이나 시댁 근처인 용인 죽전 중에 얻자고 하더라고요. 수원은 너무 먼 곳이라고 생각했기에 죽전으로 합의를 봤고 1억7000만원대의 전세 아파트를 얻었습니다. 근처에 산이 있어 공기가 좋고, 지은 지 얼마 안 된 아파트라 조경도 괜찮고 관리비도 저렴해요. 서울에서는 우리가 잡은 예산에 맞춰 108.9㎡ 신축 아파트를 구하기는 어렵거든요. 그런데 살다 보니 위치 때문에 이것저것 불편함이 생겼어요. 제가 지리에 어두워 잘 몰랐는데 서울과 죽전 모두 직장이 위치한 북수원까지의 거리가 비슷하더군요. 굳이 죽전에 얻을 필요가 없었던 거죠. 친정도 각종 모임이 있는 곳도 모두 서울인데 한번 마음먹지 않으면 가기 어려워졌어요. 차가 막힐 때면 2시간 정도 소요되거든요. 지척의 시댁에는 수시로 가야 할 일이 생기는데 친정은 두 달에 한 번 정도 갈까요. 또 하나 아쉬운 점은 병원, 극장 등 편의 시설이 부족해서 가끔 분당까지 나가야 한다는 거예요. 신혼집을 구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여러 가지 있지만 위치는 신중하게 생각하세요. 일단 결정하게 되면 당분간 이사하기도 어렵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니까요.

안전한지, 남향인지 꼼꼼히 살펴보세요
이은영(29세, 비서)
자금 여유가 별로 없던 저희는 아파트보다 저렴한 빌라로 알아봤어요. 마침 이사철까지 맞물려 신혼집을 구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부동산에서 소개받은 신축 빌라가 무척 깨끗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날 계약을 했죠. 그런데 서두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이삿날 보니 앞쪽 밖에서 보면 2층인데 뒤편 베란다 쪽에서 보니 지층과 맞닿아 있고 습해서인지 벽지에는 곰팡이도 보였습니다. 실망했지만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했어요. 그런데 비가 오면 실내가 너무 눅눅해지고, 몇 달 안 돼 도둑이 드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결국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근처 아파트로 옮겼지만 정말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입니다. 처음 얻은 신혼집에 도둑이 든 경험이 있어서 다시 구할 때는 안전성을 가장 염두를 뒀습니다. 사람들이 왜 아파트를 선호하는지 이사하고 나서야 실감합니다. 경비와 보안 시설이 잘돼 늦은 밤에도 안심하고 집에 머무를 수 있어 무척 만족스럽답니다. 일반 주택가라면 파출소와 가까운 곳을 택하거나 방범창 유무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듯해요. 안전 못지않게 집의 방향도 중요합니다. 지금 집은 정남향이라 겨울에도 늦게까지 해가 들어 따뜻하고 난방비도 덜 드는 편이에요.
2세가 태어난 후까지 감안하세요
박정현(31세, 금융 회사 근무)
저희는 혼수 규모를 즐이더라도 각자 모은 자금을 신혼집 구입에 보태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여기에 대출금까지 합해 예산을 가늠해봤더니 서울 시내에 66㎡대 전세 아파트는 얻을 수 있겠더라고요. 그런 후 원하는 지역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지 근처의 부동산마다 연락을 해두고, 조건에 맞는 집이 나올 때마다 수시로 보러 갔죠. 신랑과 제 직장이 각각 여의도와 선릉이라 통근 교통편이 편리한지에 중점을 뒀어요. 특히 저는 지하철 타는 걸 유난히 싫어해 버스노선도를 참고하며 출퇴근이 편한 곳으로 알아봤습니다. 마지막에 같은 평형대의 오피스텔과 완공 전인 아파트 중에 고민했는데 최종적으로 아파트를 선택했어요. 오피스텔이 실 주거 평수가 더 좁고 주변 사람들이 관리비도 많이 나온다고 해서요. 완공을 기다려야 해서 결혼 1달 뒤에 입주해야 했던 것 빼고는 지금까지 별다른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특히 마음에 드는 게 근처에 시설이 괜찮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많다는 거예요. 아이가 있는 친구들이 집 위치를 잘 선택했다고 부러워하더라고요. 신혼집을 얻고 나면 보통 첫아이가 태어난 후까지 살게 되잖아요. 그 때를 대비해 근처에 산부인과, 소아과 등 큰 병원과 탁아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을 선택하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오피스텔보다는 아파트를 선택하세요
류지은(31세, 회계사)
신랑은 구로, 저는 강남에 직장이 있어 중간 지점인 동작구로 위치를 정했습니다. 차가 있긴 하지만 출퇴근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둘 다 환승하지 않고 한 번에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한 거죠. 그리고 오피스텔은 배제하고 아파트로만 돌아보자고 의견 일치를 봤어요. 저와 신랑 모두 오피스텔 생활을 해봐서 이런저런 불편함을 몸소 겪어봤거든요. 최종적으로 신대방동의 115.5㎡대 전세 아파트를 2억6000만원에 구했어요. 처음에 생각한 예산보다 1000만원 정도 초과했지만 크게 무리하지 않고 원하는 집을 구해 흡족합니다. 근처에 대형 마트, 영화관, 식당 등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맞벌이 부부에게 참 유용하고요. 특히 주변에 신혼집을 오피스텔로 구한 뒤 관리비가 많이 나와 난감해하는 경우를 볼 때마다 우리가 잘한 듯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