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웨딩드레스를 고르기 전에 원하는 스타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스크랩하세요. 그리고 최대한 발품을 팔아 돌아다니고 입어보면서 본인의 스타일을 찾으세요 "
원하는 디자인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세요 정경원(32세, 벅스PR)
홍보 일을 10년 정도 일하다 보니 사소한 일 하나를 처리할 때도 인터넷 검색은 기본에 예상 견적까지 내는 등 매사에 일하던 습관이 나타나요. 결혼 준비는 말할 것도 없었죠. 일정을 스케줄표로 만들어 신랑과 공유하고 해야 할 일을 조목조목 적어 제안서 쓰듯 정리했습니다. 그중 가장 고심하며 준비한 것이 드레스였어요. 웨딩 잡지 1년치를 다 뒤져보며 입고 싶은 드레스와 예쁜 드레스, 어울릴 것 같은 드레스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스캔을 하고 PPT 파일에 정리했습니다. 플래너가 소개해준 숍을 방문하고 추가로 더 부탁해 총 5곳에서 정리해 간 파일을 펼쳐놓고 전문가와 상의했죠. 디자이너가 저 같은 신부는 처음 본다며 신기해하면서도 정확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원하던 완벽한 드레스를 고를 수 있었고요. 그런데 제 작은 키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80cm가 넘는 신랑과 나란히 섰을 때 10cm 이상 차이가 나면 안 예쁘다며 굽이 20cm는 족히 될 듯한 구두를 주더라고요. 드레스 슈즈는 꼭 사려고 했는데 포기해야 했죠. 발 사이즈가 작은 것도 문제였습니다. 입장할 때 구두 안쪽에 구겨 넣은 휴지가 신경이 쓰여 어떻게 입장했는지 생각도 안 나네요.
디자이너에게 원하는 디자인을 보여주세요 안수진(28세, 라카르타 홍보실)
웨딩 플래너가 드레스 숍 투어를 하기 전에 원하는 드레스를 스크랩해보자고 하더라고요. 웨딩 잡지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드레스를 꼼꼼히 살펴보고 스크랩했죠. 저는 전체적으로는 날씬해 보이는데 특정 부위에 살이 있어서 자신 있는 부분을 노출하고, 연하인 남편을 고려해 어린 신부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스타일의 드레스가 있는 숍 중에서 가격대를 정해놓고 3군데는 예산에 맞춘 중저가, 한 군데는 고가의 숍을 골랐습니다. 고가와 중저가 드레스를 비교해보고 합리적인 곳을 고르기 위해서요. 드레스를 보면서 느낀 것은 플래너의 말대로 스크랩이 가장 기본이라는 것. 디자이너들은 제 얼굴에서 풍기는 분위기만 보기 때문에 꼭 입고 싶은 드레스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는데, 스크랩을 전달하면 원하는 디자인을 보면서 전문가의 안목으로 골라주죠. 또 숍을 선정할 때는 마음에 드는 본식 드레스가 2개 이상 되는가를 생각하세요. 혹시라도 촬영 드레스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찜해둔 본식 드레스로 대체하면 되니까요. 의사소통이 잘돼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세요. 안 그러면 괜히 드레스 숍 원장님만 원망하게 됩니다.

디자이너가 추천하는 스타일에 도전해보세요 이지원(28세, 유학생)
탤런트 오윤아 씨가 입은 몸 전체에 달라붙는 심플한 스타일을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저도 입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공주처럼 스커트가 풍성하게 퍼진 벨 라인은 뚱뚱해 보일 것 같아서 절대 안 입을 거라며 드레스 숍 투어를 시작했죠. 그런데 한 숍에서 디자이너가 극구 벨 라인을 추천해주는 거예요. 막상 입어보니 생각보다 너무 예쁘더라고요. 결국 촬영 드레스의 벌수를 늘려 다양하게 표현했죠. 또 촬영 때 강렬한 이브닝드레스를 입을까 했는데 주변에서 나중에 앨범을 봤을 때 촌스러울 수 있고 저는 이목구비가 또렷한 만큼 부드러운 색상이 좋다는 조언을 듣고 연하늘색으로 했어요. 애프터 드레스도 복숭아색으로 입었고요. 지금도 사진을 보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꽃이나 깃털 하나라도 어떤 제품으로 어떻게 매치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숍마다 티아라와 슈즈, 머리핀 등 액세서리 상태도 꼼꼼히 살펴봤어요. 슈즈는 하나 마련할 생각이었는데 결정한 숍이 예쁜 소품을 많이 구비하고 있어서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이것도 사려면 적게는 20만~30만원대, 명품은 80만원이 넘는데 예산 절약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톱 드레스는 상체를 최대한 조여서 입으세요 김주연(26세, 전업주부)
제 경험으로 볼 때 웨딩드레스는 역시 화이트가 예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순백색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웨딩홀 조명을 받으면 약간 아이보리 컬러로 보이더라고요. 또 은은한 반짝임이 있는 것도 화려함을 더해줘서 좋은 것 같아요. 피팅과 다이어트도 따져보세요. 본식 날 톱 드레스를 입었는데 가봉한 날보다 살이 빠졌는지 상체를 꽉 조여주지 못하고 약간 흘러내려 스커트 끝단이 끌리고 밟히더라고요. 점점 더 내려갈까봐 행진하는 내내 바닥만 쳐다본 기억이 나요. 본식 사진을 봐도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고요. 평소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촬영 드레스로 꽃 장식이나 디테일이 풍부한 스타일 중심으로 선택했는데 시간이 지나 앨범을 보니 좀 촌스럽게 느껴졌어요. 순간 눈에 확 들어오는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단아한 미가 느껴지는 심플한 드레스가 시간이 흘러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 같아요. 또 잡지에 소개된 드레스는 모두 예쁜데 막상 박람회나 숍에 가보면 왠지 여유가 없어서인지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쉽게 못 찾겠더라고요. 혼수나 기타 다른 준비와 맞물려 급한 마음에 꼭 입고 싶었던 드레스를 간과하는 일이 없도록 시간의 여유를 두고 차분하게 둘러보고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봐주는 친구와 고르는 게 좋아요 양수정(28세, 회사원)
평소 드레시한 옷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이 좋은지도 잘 모르고 웨딩드레스 숍을 방문했어요. 결혼 준비 커뮤니티를 보면 실루엣이 깔끔할수록 가공이 힘들어 비싸다는 등 좋은 드레스를 고르는 방법이 나오지만 막상 가서 그런 법칙들을 적용하며 고른다는 것은 무리였죠. 종류가 천차만별이고 입었을 때 나에게 어울리느냐가 관건이더라고요. 전부터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입어보리라 생각한 우아한 라인의 브이 네크라인 드레스는 나이 들어 보이고 전혀 생각지 못하던 톱 드레스가 잘 어울린다는 것을 입어보고서야 알았어요. 결국 A라인의 톱 스타일에 코르셋처럼 끈으로 조이는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특히나 뒷모습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일반 지퍼 형태와 달리 재가공할 필요가 없어 편하고 끈을 다 묶으면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되더라고요.
또 패션에 관심이 많은 신랑이 아니라면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는 친구와 함께 고르는 게 좋아요. 10벌 정도 입어보는데, 4벌쯤 지나면 머릿속이 뒤죽박죽 제대로 판단을 못한답니다. 신랑은 최종 드레스 고를 때만 함께 가면 될 듯하고요. 그리고 화장은 꼭 하고 가세요. 아무리 예쁜 드레스도 맨얼굴에 입으면 느낌을 살리기 어려워요.
예쁜 슈즈를 꼭 마련하세요 박세화(27세 홍보대행사 A.E.)
저는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어요. 경건한 분위기에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드레스를 고를 때 뒷모습을 많이 고려했죠. 어깨가 넓은 편이어서 끈이 있는 드레스를 입어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여러 디자인을 시도해보니 톱 스타일이 훨씬 잘 어울리더라고요. 결국 보디를 따라 흐르는 심플한 라인에 뒤쪽에만 작은 단추가 스커트까지 길게 포인트 장식된 드레스를 입었답니다. 야외 결혼식의 화려함을 더해주기 위해 2부에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웨딩 촬영 때는 다양한 드레스를 입어서 예쁜 사진이 많은데 본식에 흰색 한 벌만 입으면 너무 단조로우니까요. 그리고 웨딩 슈즈는 꼭 마련하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저는 숍에서 빌려준 굽 높은 슬리퍼를 신었는데 스커트를 들고 이동하거나 신발이 보일 때마다 후회가 밀려왔어요. 연말 파티나 모임에도 신을 수 있는 세련되면서도 예쁜 이브닝 슈즈 하나쯤은 마련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드레스 고를 때는 발품 들여 많이 보고 입어보라고 당부하고 싶네요. 눈으로 보는 것과 입어보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평소 입는 옷과는 전혀 다르게 어울리는 드레스는 따로 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거예요.
스타일을 결정한 후 다이어트를 시작하세요 신현옥(32세, 회사원)
허리가 날씬해야 예쁜 드레스를 입을 수 있을 것 같아 결혼식 석 달 전부터 천천히 다이어트를 시작했어요. 평소 입고 싶었던 웨딩드레스는 어깨와 팔뚝이 시원하게 드러나는 톱 스타일이었는데 집중한 다이어트 부위가 달랐던 거죠. 결국 원래 입고 싶었던 톱 스타일을 선택했지만 시간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면 상체에 조금 더 신경 써서 탄력 있고 매끈한 어깨선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죠. 웨딩드레스는 평상복과 다르기 때문에 어느 부위를 커버하고 어디를 부각해야 하는지 감을 잡기 어렵답니다. 생각해둔 드레스가 있더라도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을 경우 전혀 다른 스타일을 입을 수도 있죠. 결혼식에 임박해서 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여유롭게 둘러보고, 최종 결정한 디자인을 잘 살릴 수 있는 완벽한 몸매로 가꿔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