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부터 10원 단위까지 맞춘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죠. 완벽한 가계부를 추구하기보다는 조금은 허술하더라도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자 되는 가장 쉬운 습관
똑똑한 가계부는 단순히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장이 아니라 예산을 짜고 미래의 인생 계획이 담긴 합리적인 선택 소비 플래너입니다. 지난달 수도세가 얼마 나왔고 이번 달은 수도 사용량이 얼마 줄어들었는지 한눈에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에 쓸데없는 지출을 찾아 낭비를 줄이고 절약하는 습관이 저절로 길러집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쓰다 보면 어떤 물가가 얼마나 오르고 내리는지 직접 느낄 수 있어 여타의 경제 정보가 없어도 스스로 현재의 경제 상황을 파악하게 되지요. 쓰는 당시에는 못 느끼지만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어느새 계획적인 지출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이는 계획하는 소비, 합리적인 경제 마인드를 키워주어 현명한 주부가 되는 튼튼한 발판을 마련해줍니다.
질리지 않고 가계부 쓰는 법
가계부를 쓰기 전 라이프 사이클을 그려볼 것을 추천합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요. 깨끗한 종이 위에 수평선을 하나 긋고 아래위에 현재 부부 나이를 나란히 적습니다. 오른쪽 끝에 100이라는 숫자를 적고 현재 나이부터 차례대로 몇 세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칸을 메워나가는 것입니다. 맞벌이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은퇴 후 몇 년이나 더 생활해야 하는지, 자녀의 사교육비는 언제부터 증가하는지 등은 물론 저축이 가능한 시기가 언제까지인지, 은퇴 자금과 자녀 교육 자금은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는지도 한눈에 들어오게 말입니다. 이를 토대로 인생의 마스터플랜을 짜고 1년 후의 예산을 따져보면 됩니다. 뿐만 아니라 가족여행이나 자동차 교체 등 목돈이 들어가는 세세한 이벤트도 미리 생각해놓으면 좋아요. 가계부가 평범한 금전 출납부와 차별되는 점은 이러한 꿈과 목표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가계부의 중요성을 깨닫고 쓰기에 도전했건만 작심삼일로 끝나고 마는 경우도 많죠. 꾸준히 쓰고 요령껏 기록하는 똑똑한 가계부 쓰기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우선 처음부터 너무 꼼꼼하게 쓰려고 하다 보면, 쉽게 펜을 잡을 수 없고 금방 질립니다. 커피, 밥, 군것질 등을 일일이 기록하기보다는 영수증을 붙여두고 그날의 총 합계만 적는 것도 좋은 방법. 또한 이런저런 이유로 며칠 가계부를 쓰지 못했다고 한 달을 건너뛰는 신부도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10원 단위까지 맞춘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죠.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조금은 허술하더라도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시간이 날 때마다 적기 편하게 휴대가 간편한 크기면 좋겠고, 상황이 안 될 경우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두었다가 한꺼번에 옮겨 적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영수증이 없는 소소한 현금 지출을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수첩이나 메모지에 반드시 기록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지출과 결제 시점이 다른 신용카드의 사용이 많은 경우 가계부가 복잡해집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카드는 최소한으로 하고 대금을 결제하는 통장 또한 하나로 통일합니다. 바로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나 직불카드의 사용을 늘리면 가계부 쓰기가 편해지는 것은 물론 현금 흐름도 개선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똑똑한 가계부를 위한 Dr. M만의 노하우 베스트 3
1 연간 계획은 연초에 세울 것!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양가 부모님에게 미리 물어 집안의 경조사, 시부모님 생신, 명절 등 목돈이 필요한 달을 체크하는 것입니다. 한눈에 보이게 정리하면 한두 달 전에 준비할 수 있어 목돈 운용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조금씩 오르는 연봉에 맞춰 부모님 용돈을 정하거나, 생일 달의 지출을 염두에 두고, 여름휴가나 결혼기념 여행을 계획할 경우 여유 자금을 챙겨두는 등 연초에 1년 동안 임시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잡아두면 1년이 편안하지 않을까요. 뿐만 아니라 월급을 받으면 각 항목에 맞춰 또다시 한 번 비용 배분을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감 잡기가 쉽지 않지만 첫 달부터 딱 맞게 세울 수는 없고, 누구나 한두 달 정도 시범 시간을 거치게 되니 조급해 마세요. 만약 가계부 쓰는 게 처음인 신부라면 식비나 용돈 등 굵직한 것들만 꼼꼼하게 챙겨서 쓰면 됩니다.
2 영수증은 월 단위로 묶어 보관하라!
매일 쌓이는 영수증은 그날그날 항목에 첨부해서 한 번에 살펴보도록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가계부가 너무 두꺼워지거나 지저분해질 수 있죠. 이것이 싫다면 영수증용 노트를 따로 마련하거나 투명한 지퍼 백에 월 단위로 모아두는 방법을 권합니다. 바깥에 ‘1월’ 이런 식의 해당 월 표시와 간단한 목록 정리를 해두면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 가능하겠죠? 매달 소비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달도 주 단위로 나눠 묶으면 더욱 세세한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이때 참고할 점! 사용한 날짜와 결제 시기가 다른 신용카드 영수증은 반드시 따로 보관해야 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결제일까지 보관하도록 하고 특히 할부 영수증인 경우 마지막 결제일까지 늘 눈에 띄도록 해서 새로운 할부를 추가적으로 할 가능성을 방지하는 것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3 인터넷 가계부 100% 활용하기
무료로 나눠 주는 가계부나 시중에서 판매하는 캐시북도 좋지만 부부의 상황에 맞지 않는 항목이 많을 경우 인터넷을 이용해보면 어떨까요. 복잡한 계산이나 통계 처리가 자동으로 되니 따로 계산기를 두드리는 시간이 절약되고 보관과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항목별 비교나 각종 지표를 그래프로 보는데도 용이하며 각종 사이트, 프로그램에서 알려주는 재테크 정보도 쏠쏠하죠.
예를 들어 동양종금증권www.myasset.com의 전자 가계부, 재테크 다이어리는 메뉴 구분이 잘되어 사용하기에 편리할 뿐 아니라 목표 자산과 현재 총 자산의 상황도 한 번에 파악 가능해 일*주*월간 단위 통계도 쉽게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홈노트www.homenote.co, 여자와닷컴www.yeozawa.com, 가계부www.gagebu.co.kr, 이지데이www.ezday.co.kr 등 무료나 1년에 2만~3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쓰는 고급형 인터넷 가계부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남편 용돈, 본인 용돈, 식비, 공과금, 교통비, 적금, 부모님 용돈, 주유비 등 칸을 나눠 직접 만든 가계부를 원할 경우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접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신세대 신부라면 자신에게 꼭 맞는 맞춤형 가계부를 구성할 것을 추천합니다.
앞서 말했듯 가계부는 미래의 인생 계획까지도 담아야 합니다. 그날그날 작은 칸을 마련해 미래의 꿈을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외식비를 줄여 1년 후에 멋진 여행을 가자’ 등의 일기와 메모를 활용하면 계획과 목표가 생겨 더욱 흥이 나죠. 또한 ‘외식 대신 신랑과 다정하게 수제비를 해 먹었더니 1만5000원을 아낄 수 있었다’ 등 자신을 칭찬하는 기록을 하는 것도 좋아요. 당장은 적자투성이 가계부일지라도 목표를 세워두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면 흑자는 물론 목돈, 내 집 마련 등 부부의 장기적인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유익한 Dr.M의 다음 2009년 2월호 재테크 강의는 신혼집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고민인 예비부부를 위한 ‘신혼집, 내집과 전세 사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