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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의 꽃 레이스, 모던 브라이드를 만나다

씨실과 날실의 엮어 짜기를 레이스의 시초로 보고 ‘레이스가 인간 문명의 역사와 함께했다’고 말한다면 과언일까? 그만큼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는 뜻. 패션계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소재 레이스의 발자취와 함께 이번 시즌 웨딩드레스에 사용된 레이스의 트렌드를 읽어보자.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이 아름다운 형태의 레이스는 레이스가 주는 화려함과 바로크의 웅장함이라는 코드가 잘 맞아떨어져 16세기 바로크 시대에 자리 잡은 것. 레이스가 여성복뿐만 아니라 남성복에도 본격적으로 사용되었음은 모차르트의 삶을 그린 영화 <아마데우스>의 의상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18세기 로코코 시대로 넘어가면 보다 섬세하고 치밀한 레이스 도안이 많이 개발되면서 전성기를 맞게 된다. 이때 레이스의 사용은 곧 부의 상징. 경제력과 지위가 높을수록 레이스로 몸을 감는 부위가 더 넓었다. 이후 산업혁명을 맞으면서 기계 생산으로 레이스가 대중화되었지만, 수준은 많이 저하되고 수공예 장인들이 줄어 아쉬움을 남긴다. 그리고 20세기 아트 크래프트 운동으로 수공예 레이스가 다시 활기를 띠긴 했으나, 갈수록 심플해지는 현대 패션에서 레이스가 다시 르네상스를 맞을 수 있을지는 의문. 그러나 여전히 웨딩계에서는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있는 소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

2009 웨딩 컬렉션을 통해 드러난 레이스 사용의 특징이라면 앤티크한 느낌을 주는 소재 레이스에 모던한 감각이 더해졌다는 것. 그리고 칼라나 소매 끝에 부수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드레스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할 만큼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이다. 먼저 로사 클라라Rosa Clara의 드레스를 보자. 어깨와 가슴을 감싼 레이스에는 기존의 꽃이나 식물에서 찾은 문양이 아닌 기하학적인 문양을 수놓고, 과감한 브이 커트를 선보여 레이스 드레스가 보다 현대적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웨딩드레스에 익숙한 소재인 레이스를 사용함에 있어서도, 그녀가 보여준 자신의 디자인을 찾으려는 시도는 로사 클라라를 명품 브랜드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듯. 레이스와 직선이 어우러진 예는 화이트 데이White Day의 컬렉션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하이네크라인 드레스의 가슴 윗부분을 커팅해 모던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더한 것. 어깨를 덮은 레이스는 가늘고 고운 샨틸Chantilly레이스(프랑스산 고급 레이스)로 소매 러플과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주며, 허리를 거쳐 층층이 내려온 튤과도 궁합이 잘 맞아 보인다. 샨틸 레이스는 워낙 가늘고 고와 다루기가 힘들지만 그만큼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어울리므로 고가 웨딩드레스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즌 레이스 소재는 소매 디자인에 적극 활용되었음도 눈에 띈다. 보디 전체를 레이스로 감고 같은 레이스 토시로 팔을 감싼 신선한 디자인을 제안한 지저스 페이로Jesus Peiro. 세련된 홀터 네크라인과 어우러진 레이스 토시는 레이스 자체가 지닌 앤티크한 느낌에서 벗어나 모던한 이미지를 더하는데 한몫하고, 긴 토시는 마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나오는 오드리 헵번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유럽에서 규모가 가장 큰 백화점 엘코르테 잉글래스에 주로 납품하는 업체 노비시마Novissima. 생산량으로 보면 결코 타사에 뒤지지 않지만, 대중적인 백화점을 통하기 때문인지 아직 소위 말하는 ‘명품’ 타이틀은 얻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생산량이 많고 고객층이 두터운 만큼 폭넓은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강점을 지닌 브랜드이다. 이번에 선보인 엠파이어 라인에 퍼프소매를 레이스로 표현한 드레스는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며, 엠파이어 라인을 형성한 블루 그레이 바이어스는 신부를 꽤 용감하게 해주는 디테일로 은근히 모던한 이미지를 자아내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08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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