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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기 & 제임스 페이튼 커플

내 인생의 파트너는 바로 당신!

패션모델 출신의 파티 플래너 지미기. 그녀가 지난 2월 23일 모엣 헤네시 코리아 대표 이사 제임스 페이튼과 결혼식을 올렸다. 성당에서의 예식, 디너파티 그리고 새벽 3시까지 이어진 애프터 파티는 파티 플래너다운 결혼식으로 손색이 없었다.

1 지미기 씨가 입은 웨딩드레스는 크리스찬 라크르와 by 친지아페리 웨딩.
2 한복 치마에 기계 주름을 만들고, 겹쳐 입은 검정색 가운은 발목까지 내려오게 만들어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다.
3 결혼반지와 성수聖水.
4 함께 결혼 반지를 고르는데 6개월이 걸렸다고.

뜻밖이었다. 지미기 씨가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니 말이다. ‘국내 파티 플래너 1호’라는 수식어를 늘 달고 다니며 지금도 변함없이 론칭, 홍보 행사를 기획하며 파티와 동고동락하고 있지 않은가. 왠지 그녀의 결혼식은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초등학교 때 세례를 받은 성당이에요. 지금은 시간이 지나서 약간 누렇게 변색되었지만 처음 지었을 때 새하얀 모습이 지금도 생생해요. 오프닝 날의 근사했던 기억으로 나중에 크면 여기서 결혼하겠다며 어떻게 장식할지까지 생각해두었다니까요. 마침 제임스와 종교가 같아서 이곳에서 예식을 올리기로 하고 성당 사무실을 찾아간 순간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꿈이 한순간에 무너졌지요. 규정이 있어서 임의로 장식을 많이 하거나 그럴 수가 없다는 거예요. 원래 외도와는 다르게 진행되긴 했지만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식을 올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동전의 양면과 같이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는 법. 상황이 이렇게 된 덕에 결혼식 이후에 디너파티, 애프터 파티 등을 열어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영국에서 온 제임스의 가족과 친구 40여 명을 비롯해 140여 명을 초대한 디너파티는 화이트 컬러로 내부를 장식하고 결혼식 때 입었던 크리스찬 라크르와 웨딩드레스를 그대로 입었다. 입구에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을 놓아두고, 작고 아기자기한 꽃보다는 화려하고 송이가 소담스러운 꽃을 써서 테이블과 공간을 장식했다. 서울 시내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식사를 하며 중간 중간 친구들이 신랑, 신부의 어린 시절과 결혼 전 에피소드를 들려주어 분위기가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애프터 파티의 콘셉트는 모로칸 스타일로 천장에는 붉은 천을 둘러치고 붉은색 꽃과 조명으로 신비로우면서도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결혼을 앞두고 두 사람의 로고를 만들어 웨딩 스테이셔너리에 새겨 넣었는데, 파티 때에는 내부 정면에 ‘지미와 제임스’ 로고를 크게 만들어 걸어놓기도 했다. 7단 웨딩 케이크, 샴페인,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파티는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
“11시 예식을 시작해서 하루 내내 웨딩 파티를 하니까 나중에는 몸도 붓고 피곤하더라고요. 그래도 눈도장만 찍고 가는 예식으로 끝내지 않고 주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평생 기억에 남을, 제 인생 최고의 파티였죠.”

1 디너파티 중 건배를 제안하는 제임스. 앞서 지미기 씨와의 사랑 이야기를 했음은 물론이다. 
2,4 파티 플래너인 만큼 공간 장식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디너 때에는 화이트 컬러를 써서 결혼식 분위기를 이어갔다.
3 입구에 장식한 두 사람의 웨딩 사진.

말 한마디, 작은 선물 하나로도 감동을 준다
알려져 있다시피 지미기 씨의 남편 제임스 페이튼은 세계적인 명품 그룹 LVMH 계열사인 모엣 헤네시 코리아 대표이사다. 영국 출신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앤티크와 동양 문화에 흠뻑 빠져 있는 인물. 가회동 집의 식탁은 한옥 마루로, 거실 테이블은 한옥의 대문으로 만들었을 만큼 특히 한국 문화에 애착이 강하다. 이런 두 사람을 이어준 매개체는 파티였다. 모엣 헤네시 관련 홍보나 그 외의 모임에서 그와 자주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것이다.
“진행하는 사람은 파티장 전체를 내내 살펴보게 돼요. 그러다보면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이 눈에 들어오는데 제임스는 한결같이 예의를 갖춰 사람들을 대하더라고요. 대화를 해도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취향이 맞는 친구 같은 느낌이었죠. 일을 하면서 알고 지내는 사이였기 때문에 사귈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자주 통화하다보니 어느새 연인 사이가 되었더라고요.”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관계만큼 이상적인 커플은 없을 터. 제임스는 지미기 씨가 좀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가르쳐준 사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업무 시간에 대한 개념 없이 일하는 경우가 많다. 파티 플래너, 빈티지 숍 운영,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과 가방 브랜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는 그녀 또한 오전부터 밤늦게, 새벽까지 때로는 밤샘을 해가며 일하는 게 다반사였다. 그러면서 건강도 안 좋아지고 가족도 자주 못 보며 지내는 그녀에게 진짜 전문가가 되려면 건강을 챙기고 일과 생활을 구분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해준 것. 그의 이런 닦달 덕분에 생활 패턴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 한마디, 작은 선물 하나에도 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더 큰 호감을 느끼게 되었어요. 사귀고 처음으로 맞은 화이트 데이에 초콜릿을 주더라고요. 그리고 저녁을 먹고 나서 그다음에 선물을 꺼내는데 티파니 박스였어요.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목걸이나 반지 뭐 이런 게 아닐까 싶어 속으로는 ‘다른 걸로 사지, 저거 받으면 다른 제품으로 바꿔야겠다’ 하는 생각을 짧은 시간 동안 했답니다. 그런데 상자를 열어보니 크리스털로 만든 하트가 들어 있더라고요. 달리 쓸모도 없고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지만 오히려 제 마음에 쏙 들었어요. 어디에 놓아도 예쁘고 의미가 담겨 있잖아요.”

1,2 새벽 3시까지 계속된 애프터 파티는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흥겨운 시간이었다.
3 모로칸 스타일을 콘셉트로 붉은색 꽃, 천, 조명으로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내부 정면 벽에는 두 사람의 이름을 활용해 만든 로고를 장식해 파티의 의미를 더했다.

평생 기댈 수 있는 사람을 만나다
타히티 보라보라 섬으로 2주간의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까무잡잡하게 타서 더욱 건강해 보이는 지미기. 요즘들어 얼굴에서 광이 난다며 피부 관리 어디서 받느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혈색이 좋은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의 힘이다.
“결혼을 하고나니까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생기더라고요. 혼자 있을 때에는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일을 하면서 왠지 항상 불안감을 느꼈거든요. 부모님이 계신 것도 큰 재산이지만 인생의 배우자는 그것과는 또 다른 대상인 것 같아요. 부모님은 평생 의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에는 내가 힘이 되어주어야 하잖아요. 그렇지만 남편은 평생 내가 기댈 수 있는 그런 사람이죠. 혼자 가는 것보다 파트너가 있는 인생이 훨씬 즐겁고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임스는 가족들과도 허물없이 잘 지낸다. 특히 집에서 과묵하기만 하던 아버지는 그로 말미암아 그야말로 ‘말문이 트였다’고 한다. 어떻게 해서든 대화를 이끌어내는 스타일이어서 지미기 씨와 어머니가 모르던 일까지 제임스가 더 많이 알고 있더라는 것. 결혼 전 부모님을 모시고 캄보디아로 여행도 함께 다녀왔는데, 걸어서 돌아다녀야 하는 곳이 많으니 더 나이 들기 전에 가자고 제임스가 제안해서 간 것이었다.
“내 인생에서 다른 사람은 만날 수 없다. 내 파트너는 너인 것 같다”는 말로 프러포즈를 한 제임스. 그녀에게 있어 그도 마찬가지 존재다. 

1,4 결혼 전 제임스의 영국 집에 갔을 때 촬영한 것. 런던 외곽의 농가에 자리하고 있는 집 주변에는 평야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고. 
2,3 몰디브로 여행을 갔을 때 촬영한 사진. 제임스는 짬이 나면 가까운 동남아 리조트에 다녀올 정도로 해양 스포츠를 좋아한다고.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08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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