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열대 이국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오키나와.
2독특한 바다 생물이 모여 장관을 이루는 추라우미 수족관.
3명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DFS 갤러리아.
방금 전 장맛비가 이륙하기 직전의 비행기 창을 두드렸건만 감았던 눈을 다시 떠보니 창밖은 온통 눈부신 푸른빛이다. 육지가 가까워오자 블루 실크 드레스를 입은 듯 황홀한 바다를 거느리고 있는 섬이 서서히 자태를 드러낸다. 이곳이 바로 일본에서 유일하게 아열대성 기후라는 휴양 섬,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 내리자마자 뜨거운 공기가 온몸을 감는다. 어깨에 걸쳐둔 카디건이 순간 거추장스럽다. 날씨의 급격한 변화가 느껴지는 곳. 서울에서 단 두 시간 거리에 있는, 가장 가까운 남국을 만났다.
이곳은 일본이 아닌, 그냥 오키나와
행정구역상 ‘일본의’ 오키나와라고 수식어를 붙였지만, 가까이 눈으로 마주한 오키나와는 본토와는 그 색이 전혀 다른 하나의 나라 같다. 실제로도 14세기에 건립되어 4백40년간 ‘류쿠 왕국’이라는 독립국이었던 곳. 과거 일본, 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했고, 미군 기지가 들어서면서 동·서양의 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오키나와는 크고 작은 1백6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지는데 그중 여행의 중심이 되는 것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본섬이다. 섬의 남부, 나하 시가 있는 다운타운으로부터 오키나와 허니문이 시작된다. 패션몰, 음식점, 관광 상품점 등이 줄지어 선 국제 거리엔 늘 관광객이 넘쳐나고, 오키나와의 독특한 먹을거리와 생활 용품을 파는 미카시 공설 시장에선 이곳 사람들의 소박한 삶의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좋다. DFS 갤러리아는 해외여행에서 기대하게 되는 저렴한 명품 쇼핑을 만족시켜주는 곳이다. 근교의 슈리에는 류쿠 왕조의 영화를 전하는 성터인 슈리 성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그것과 흡사한 듯 다른, 붉은 빛깔의 성이 화려함을 뽐낸다. 미군 기지가 들어선 중부로 이동하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진다. 미국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한 대형 쇼핑 타운, 아메리칸 빌리지가 형성되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중부에서 북부로 이어지는 서해안엔 해안가를 따라 리조트 호텔이 줄지어 있다. 갈아 놓은 듯 만지면 스르르 흩날리는 고운 모래, 산호초로 인해 하루 7번이나 색깔을 달리한다는 바다는 몰디브가 부럽지 않다. 보자마자 반하게 되는 아름다운 비치에는 언제나 여러 가지 해양 스포츠의 묘미를 만끽하는 이들로 북적거린다.

4,5황홀한 풍경과 럭셔리한 시설을 겸비한 오키나와 메리어트 리조트&스파.
6,7기능적인 설비를 갖춘 객실과 아름다운 수영장이 돋보이는 르와지르 호텔 나하 .
저마다 특색 있는 호텔에 골라 묵는 재미
특히나 허니문에선 머무는 곳이 어디인지가 중요하다. 유명 휴양지인 만큼 오키나와 내의 호텔 수준은 훌륭한 편. 속이 훤히 비치는 오키나와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중·북부엔 초특급 리조트들이 많다. 많은 이들이 베스트로 손꼽는 곳 중 하나가 오키나와 메리어트 리조트&스파. 특히나 수피리어 룸에서 로열 스위트까지 12종류의 객실이 모두 오션뷰라는 것은 이곳의 큰 매력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통유리창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나고 비치.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욕실, 바람에 흩날리는 새하얀 캐노피 침대는 어찌나 호사스럽고 로맨틱한지. 객실 바닥은 반질반질한 광택이 나는 나무로 되어 있어 실내화를 신지 않고 맨발로 걸어 다녀도 기분이 좋다. 1층 스파 센터에서 자쿠지와 냉·온탕을 오가며 휴식의 달콤함을 맛보는 것도 만족스럽다. 야외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앉아 머리 위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황홀한 순간을 꼭 경험해보도록. 오키나와의 매력적인 자연을 고스란히 곁에 둔 야외 수영장은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을 벗 삼아 휴식을 즐기기에 그만.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슬라이드 풀에서 미끄럼을 타는 기분이 꽤나 즐거워 몇 번이고 반복하게 된다. 뷔페 레스토랑인 올스타 뷔페, 스테이크·시푸드 전문인 플래그십 그릴, 바비큐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하우디 등에서 미각의 호사를 누려보는 것도 잊지 말자.
나하시의 르와지르 호텔 나하는 시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티 리조트 호텔로 근처에서 쇼핑과 시티 투어를 즐기기에 좋은 위치. 세련된 인테리어와 기능적인 설비를 갖춘 객실도 마음에 들지만 무엇보다 호텔에서 가장 반한 건 나비 모양의 야외 수영장 ‘베이비 풀’이다. 낮에는 은은한 햇살이 물속으로 비쳐 환상적인 느낌을 주고,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이 수영장 바닥에 켜지는 로맨틱한 광경에 저절로 탄성을 내지르게 된다.
5개의 레스토랑에서 펼쳐지는 일본, 중국, 프랑스식의 다채로운 요리와 풀사이드 가든 바에서의 달콤한 칵테일 한 잔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잠들기 전 오키나와에서 유일하게 온천시설을 갖췄다는 ‘쿠아풀’, 전문적인 마사지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는 ‘스파 르와지르’에서 하루의 피곤함을 풀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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