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여성들이 배우자를 결정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을 중시하던 순정파 시대는 이미 과거지사. 성격이나 외모를 중시하다가 점차 집안 환경, 경제적 조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가고 있다고 한다. 신분 제도가 폐지된 지 오래지만 현대 사회에도 계층을 나누는 보이지 않는 선은 존재한다. 이 시대의 ‘부자’라는 것은 그저 ‘돈만 많은 부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명예와 권력을 가진 이 사회의 상류층을 가리킨다.
(위 사진) 'La femme chic a` Paris'
지난해 말, 상류층 결혼 정보 회사인 ‘퍼플스’에서 배우자를 선택할 때의 우선순위, 배우자의 선호 직업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일반 결혼 정보 회사의 그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전자는 1위가 가정환경, 2위가 경제력, 3위가 성품인 반면 후자는 1위가 성격, 2위가 외모, 3위가 가정환경이었다. 배우자에 관한 것보다 가정환경이나 집안의 수준을 더 중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판단 기준에는 거주 지역, 부모의 생존 여부, 부모를 비롯한 형제?자매의 직업 등이 망라된다고. 상류층에서는 결혼을 당사자들간의 문제가 아니라 집안 대 집안의 만남으로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 결혼 정보 회사에서는 2위를 차지한 외모가 상류층 미혼 남녀의 설문 조사에서는 5위에 있는 것도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미모의 여성이나 잘생긴 남성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결혼을 결정할 때에는 외모가 다른 조건에 앞서지 않는다. 이런 조사 결과를 보면 사람을 마치 굴비 분류하듯 등급을 매기는 것 같아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결혼 조건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는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판단에 맡겨야 할 문제가 아닐까. 사회 활동을 통해 자아 성취를 하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여자가 있는 반면 어느 집안의 며느리라는 타이틀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여자가 있을 수 있으니까.

* 자료 퍼플스 02-548-6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