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세계의 겨울 축제 속 나만의 허니문을 즐기다

[겨울 축제 속 허니문 2] 벨기에 뱅슈 카니발

동남아시아로 떠나는 천편일률적인 허니문 패키지에서 벗어나 좀더 기억에 남을 만한 허니문은 없을까.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겨울 축제를 경험하는 특별한 허니문을 떠나보자.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물론, 이국적인 문화를 만끽하는 둘만의 자유로운 여행 속으로.

설원 속 화려한 전통 의상과 춤의 다채로움 | 벨기에 뱅슈 카니발
벨기에는 그 나라 국민들의 역사적 전통과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화려하고 재미있는 축제가 끊임없이 열리는 나라다. 4월의 부활절, 5월의 메이데이와 고양이 축제, 7월 첫째주 목요일의 오므항 축제, 7월 말의 마녀잡기 축제, 8월 말의 베고니아 축제, 12월의 성혈의 행렬 등 쉴 틈 없이 수많은 축제가 열리므로 신혼여행 시기를 잘 맞춘다면 다채로운 축제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벨기에 최고의 축제는 뱅슈 카니발. 유럽 각지에서는 많은 가면 축제가 열리는데, 그 중 벨기에의 인구 3만 정도의 작은 도시 뱅슈에서 열리는 카니발은 유럽에서 가장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카니발로 알려져 있다.

오렌지색으로 물드는 눈 쌓인 작은 마을
벨기에 남서쪽에 위치한 뱅슈는 브뤼셀에서 남쪽으로 약 50km 떨어져 있다. 14세기의 벽돌로 소박한 멋을 낸 시청 건물, 울퉁불퉁한 석재 바닥의 광장과 마을을 둘러싼 다소 초라한 성벽만이 눈에 띄는 인구 3만의 아담한 도시. 너무 작은 도시라 지도에 표기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어찌된 일인지 축제의 전통만은 벨기에에서 가장 유명하다. 뱅슈 카니발이 시작되면 소박한 도시는 화려하게 탈바꿈을 한다. 색종이를 뿌려 도시가 온통 형형색색으로 변하고 축제 참가자들은 몇 시간이고 끊임없이 흥겹게 춤을 춘다. 축제는 총 3일간 이어지는데 첫째 날은 브라스밴드의 연주와 함께 화려한 의상을 입은 그룹을 필두로 다양한 시가행진이 펼쳐진다. ‘젊은이의 날’이라고 불리는 둘째 날은 아침부터 대학생 그룹들이 팡파르를 울리며 거리를 행진하고 춤과 노래를 즐긴다. 오후에는 어린이들이 그룹을 지어 북소리와 관악대에 맞추어 시청 앞 광장에서 춤을 춘다. 또 사탕과 오렌지를 사방으로 던지며 놀다 저녁 때가 되면 부모와 함께 역 광장에서 폭죽 놀이를 하며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눈이 소복이 쌓인 작은 마을이 금세 오렌지색으로 물드는 순간이다.

축제의 절정, 질 (Gille) 들의 화려한 군무(群舞)
특히 사순절 하루 전인 축제의 마지막 날, ‘참회의 화요일’에는 뱅슈 카니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질(Gille)’이 등장한다. 질은 뱅슈 사람들에게 존엄한 대상으로 풍요와 행복을 상징하는데 자격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벨기에 국적을 가지고 뱅슈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이 축제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남자여야만 한다. 질들은 축제 아침부터 녹색 안경에 구레나룻을 붙이고, 밀랍 가면을 쓴 채 춤을 추며 시내의 광장까지 전통적인 행진을 펼친다. 오후가 되면 드디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질들의 군무가 시작된다. 타조 털이 달린 엄청나게 큰 모자에 나막신을 신고 북소리에 맞춰 춤을 추며 사람들을 향해 수많은 오렌지를 던진다. 함께 손을 잡고 오렌지의 물결 속에 섞여 화려하고 아름다운 뱅슈 카니발을 만끽해보자. 이국적인 풍경과 독특한 문화를 동시에 체험하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허니문이 될 것이다. 매년 2월이 되면 축제를 보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관광객들로 작은 마을, 뱅슈의 거리 곳곳이 북적거린다. 해마다 카니발 날짜가 달라지므로 축제 일정을 확인하도록 하자. 2007년에는 2월 18~20일에 카니발이 열리므로 그 중 20일이 절정의 날이 되는 셈. 혹 축제를 놓쳤다면 뱅슈의 가면 박물관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달래보기를. 25개의 방에 인간의 삶을 주제로 한 다양한 가면들이 전시되어 있다. 축제에 관해 더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카니발 공식 사이트(www.carnavaldebinche.be)를 참조할 것.

1 뱅슈 카니발의 전통적인 축제 복장을 하고 오렌지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 있는 소년.
2, 5 재미있는 축제 복장을 입은 마을의 소년들이 음악에 맞춰 신나는 거리 행진을 한다.
3 타조 털이 달린 엄청나게 큰 모자에 나막신을 신고 있는 이들이 카니발의 마스코트인 질(Gille). 손에 든 오렌지는 축제의 절정인 ‘참회의 화요일’에 춤을 추며 사람들을 향해 던진다.
4, 6 유럽의 남과 북이 만나는 중심에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은 전통적인 멋과 현대적인 모습을 겸비한 곳이다.
7 브라스 밴드의 연주,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화려한 의상과 모자를 맞춰 입고 시가 행진을 하는 질들의 모습.

여행 정보 & 여행 상품
서울에서 벨기에의 브뤼셀까지는 직항 노선이 없다. 대한항공을 이용하면 런던을 경유해 브뤼셀로 들어갈 수 있다. 공항에서 기차역(남역이나 중앙역 모두 가능)까지 전철로 이동한 후 뱅슈 행 기차를 타면 된다. 브뤼셀에서 뱅슈까지는 기차(특급)로 1시간 정도면 닿는 가까운 거리. 벨기에 전문 여행사인 가나여행사(02-6263-2001)에서 판매하는 ‘네덜란드-벨기에 8일 자유 여행’ 상품은 네덜란드 항공을 이용해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후, 유레일 패스를 이용해 벨기에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브뤼셀에 머무는 동안 자유 시간을 활용해 뱅슈 카니발을 체험할 수 있다. 1인당 상품 가격은 1백70만~1벡90만원.
 
Mini interview
벨기에 뱅슈 카니발에 다녀와서

많은 축제 중에서도 벨기에 뱅슈 카니발에 참여한 이유가 있다면 유럽에는 많은 축제가 있지만 대부분 19세기 말에 이벤트로 급조된 것들이 많다. 반면에 벨기에 뱅슈 카니발은 전통을 바탕으로 매년 개최하고 있는 대표적인 카니발이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축제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조그마한 마을에 눈이 소복이 쌓인 조용한 정취에서 시작해 화려한 오렌지색으로 변하는 동화같은 축제라는 점. 특히 질들이 화려한 춤을 추며 사정없이 오렌지를 던져대는 축제의 절정이 인상 깊었다. 축제에 참여하려는 신혼부부들에게 경험자로서 조언을 하자면 벨기에의 겨울은 무척 춥기 때문에 무엇보다 축제를 제대로 즐기려면 옷을 두툼하게 입어야 한다. 벨기에가 여행지로서 가지는 매력 벨기에는 작은 나라이지만 다양한 언어, 민족, 문화가 서로 조화를 이뤄 각각의 도시들이 나름대로의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색다른, 그들만의 개성이 느껴지는 곳. 이외에 기억에 남는 축제가 있는지 너무 격렬해서 신혼부부보다는 젊은 연인들에게 걸맞은 스페인의 산페르민 축제, 결혼 기념일에 가면 좋을 만한 독일 뉘른베르크의 크리스마스 장터 축제 등이 기억에 남는다. 본인만의 여행 노하우가 있다면 여행할 때는 주로 기차를 이용한다. 기차를 타게 되면 기다리는 동안 여유 시간이 생기고, 이 여유 시간이 진짜 여행지의 매력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때. 한가히 거닐면서 본 거리의 벽보, 낙서, 동네의 놀이터, 들꽃 등은 기차 여행 덕택에 알게 된 여행의 참맛이다. <축제, 세상의 빛을 담다>의 저자 김규원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06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List http://bit.ly/1NoUC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