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톱스타인 니콜라스 케이지와 평범한 한국인 앨리스 김과의 결혼은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었다. 결혼 당시 케이지가 영화 <로드 오브 워> 대부분을 남아프리카에서 촬영했던 까닭에 이들이 달콤한 허니문을 보낸 곳은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대서양을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인 고급 별장, 에저드 하우스에서 둘 만의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
광활한 자연에서 느끼는 여유와 평화로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의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의 여느 도시와는 조금 다르다. 정글이나 사막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고, 대신 낭만적인 풍광과 한적하게 여가를 즐길 만한 공간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국회의사당과 남아프리카 박물관 등 도심에도 볼거리가 많지만, 케이프타운을 처음 찾으면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은 도시의 상징인 테이블 마운틴이다. 해발 1067m의 이 산은 정상이 마치 테이블처럼 평평하다. 도심 인근의 공원이지만 돌아보는 데 꼬박 서너 시간이 걸릴 정도로 넓고, 사슴과 사향고양이, 케이프망구스와 원숭이 등 다양한 야생동물과 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들 동식물은 일부러 찾아 나서지 않아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쉽게 만날 수 있다. 테이블 마운틴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매력은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 이곳 전망대에 서면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아름답다는 케이프타운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아프리카 최남단에 있는 희망봉도 눈에 들어온다.

수천 마리의 물개, 펭귄이 만들어내는 이색 장관
케이프타운에서 남쪽으로 펼쳐진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 보면 펭귄, 물개, 고래, 희귀한 조류가 그려진 이색 표지판이 자주 나타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흥미로운 곳은 호우트 항구와 볼더스 비치. 우선 호우트 항구에선 서너 마리씩 떼 지어 이동하는 물개를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의욕 넘치는 관광객이라면 유람선을 타고 30분쯤 이동해 물개의 보금자리인 도이커 섬을 찾아도 좋을 것이다. 커다란 바위에 가까운 이 작은 섬에는 엄청난 수의 물개가 떼 지어 휴식을 취하거나 이곳저곳을 누비며 수영을 즐겨 장관을 이룬다. 그 위를 비행하는 바닷새들의 시원스러운 날갯짓도 놓칠 수 없는 풍경. 도이커 섬에 서식하는 물개는 5천여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호우트 항구를 벗어나 환상적인 해안도로를 조금 더 달리면 볼더스 비치에 다다른다. 펭귄이 그려진 표지판과 고급 주택가를 지나 해변으로 접어들자마자 헤아릴 수조차 없는 펭귄 무리와 마주치게 된다. 10여 년 전만 해도 수백 마리에 불과했지만, 펭귄 전용 병원까지 마련해 보살핀 레인저들과 환경단체의 정성으로 지금은 대략 3천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볼더스 비치에서 남쪽으로 30분쯤 이동하면 희망봉 국립공원이 나온다. 수에즈 운하가 건설되기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와 유럽 사이를 오갈 때면 반드시 지나가야 했던 희망봉(Cape Good Hope)과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도 지금은 국립공원 지역 내에 있다. 약 7천 헥타르에 이르는 국립공원에는 독특한 모양과 색상의 에리카라는 식물을 중심으로 원숭이, 사슴, 망구스, 타조 등 1백50여 종에 이르는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방문객의 발길을 끌어 모으는 케이프 포인트에는 인도양과 대서양을 넘나들던 바다 사나이들에게 빛을 비춰주던 등대가 서 있다. 이곳 전망대에 서면 희망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케이프 포인트가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라면 희망봉은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해발 87m의 낮은 봉우리에 불과하지만 방문객들이 반드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곳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즐기는 특별한 와인 온천욕
케이프타운 지역을 둘러보다 보면 마치 스위스를 옮겨놓은 것이 아닐까 착각할 만큼 아름다운 포도농장을 만나게 된다. 직접 생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파는 이 지역의 몇몇 대형 농장에서는 포도를 이용한 온천욕이나 100% 유기농 재료를 이용해 만든 메뉴, 다양한 문화행사 등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호텔 시설은 농장의 규모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이 아담한 빌라형 뷰티 호텔로 하나같이 예쁘게 꾸며져 있다.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일종의 종합 문화공간인 셈이다. 물론 케이프타운 지역의 모든 농장이 이 같은 호텔 시설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어디서든 직접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의 상큼함과 남아프리카의 풍요로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진정한 휴식과 여가를 즐기기에는 소박한 농장이 더 나을 수도 있을 듯하다. 이 가운데 어느 곳을 방문해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것이야말로 케이프타운의 가장 깊은 매력일 것이다.
1 케이프타운의 도심은 아프리카 내의 여느 도시와 달리 유럽의 도시를 찾은 듯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2, 5, 7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감탄사가 나올 만큼 멋진 대자연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3, 6 케이프타운의 국립공원에는 1백50여 종에 달하는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4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던 니콜라스 케이지와 앨리스 김의 결혼. 이들은 대서양을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인 케이프타운의 에저드 하우스에서 허니문을 보냈다. 하룻밤 숙박료가 5백 달러에 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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