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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 지역으로 떠나는 허니문

옥시타니로 가는 길

떠나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이름도 생소한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 지역으로 허니문을 떠나야 할 이유를. 남부의 태양처럼 빛나는 툴루즈, 카르카손, 님, 몽펠리에 도시들엔 찬란한 고대 유적들이 옛 위용을 자랑하고 손잡고 걷고 싶은 아기자기한 골목들과 공주처럼 쉬고 싶은 고성 속 호텔이 낭만을 더한다.

프랑스 남부로 떠난다고 하자 모두 입을 모아 ‘엑상프로방스, 마르세유, 니스’ 등의 도시로 가느냐고 물었다. ‘옥시타니’라는 대답엔 고개를 갸우뚱했다.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옥시타니Occitanie 주는 동쪽으로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와 지중해를, 남쪽으로는 스페인, 안도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지역명이 생소한 건 당연하다. 2016년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랑그독 루씨옹 지역과 미디피레네 지역이 합쳐지면서 생긴 이름이기 때문이다. 유럽으로 허니문을 떠나는 이들은 많지만, 유명 관광지들을 뒤로하고 낯선 도시를 택하기는 쉽지않다. 하지만 북적이는 관광객이나 소매치기 위험 없이 남부의 따뜻한 햇살을 품은 도시 이곳저곳을 거닐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싶은 커플이라면 옥시타니만한 곳도 없다. 프랑스의 유명 도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역사 유적들과 쇼퍼홀릭을 유혹하는 아기자기한 상점들, 명망 높은 호텔들까지 허니문을 위한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었다. 5박 6일 동안 옥시타니 주의 수도인 툴루즈를 시작으로 카르카손, 님, 몽펠리에의 중요 포인트를 알차게 즐기고 돌아왔다. 허니무너라면 일정을 넉넉하게 두고 툴루즈에서 차로 3시간이면 도착하는 스페인까지의 여정을 추천하고 싶다.


점토 벽돌로 만든 건물 덕분에 도시 전체가 로맨틱한 장밋빛을 띠는 툴루즈. 도시 곳곳에서 역사 유적을 만날 수 있으며 인구의 25%가 학생이라 활기가 넘친다.


중세 시대 요새 도시인 카르카손의 콩탈 성은 마치 동화 속에 등장하는 성처럼 낭만적인 정취가 가득하다.

장밋빛 도시, 툴루즈
옥시타니 여행은 주도인 툴루즈Toulouse에서 시작된다. 센, 론, 루아르 강과 함께 프랑스 4대 강으로 꼽히는 가론강에 위치한 툴루즈는 파리, 마르세유, 리옹에 다음가는 프랑스 제4의 도시다.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요충 도시이자 산티아고 순례 길을 가는 주요 거점이기도 하며 흥미로운 역사 유적과 항공 우주 산업이 공존하는 팔색조의 도시. 하지만 아무리 많은 정보를 들어도 머릿속에 남는 한 단어는 ‘장밋빛 도시’라는 낭만적인 별칭이다. 이 지역에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던 점토로 만든 벽돌 건물들이 장밋빛을 띠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옅은 갈색이나 오렌지빛을 띠지만, 해가 지자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붉게 타올랐다. 툴루즈의 유명 유적들은 시내의 중심인 카피톨 광장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먼저 방문할 곳은 2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카피톨Capitole 건물이다. 현재는 시청으로 사용되고 있는 내부를 구경하기 전에 광장 바닥에 새겨진 오크 십자가(La Croix Occitane)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말자. 무료로 개방하는 시청 안은 벽면부터 천장을 덮는 화려한 그림 장식으로 유명하며 현재는 결혼식 장소로도 사용되고 있다. 역사 유적을 좋아한다면 11~13세기에 지어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생 세르냉 대성당(Basilique Saint-Sernin)에서 서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로마네스크 양식을 감상해보자. 13~14세기에 지어져 성 도미니크 수도회의 본거지가 된 자코뱅 수도원(Couvent des Jacobins)도 빼놓을 수 없다. 수도원 내 교회의 하이라이트는 22m의 엄청난 높이로 뻗어가는 야자수 모양의 지붕이다. 1.20유로 정도를 내고 자전거를 빌려 도시 이곳저곳을 둘러보거나 노을 질 무렵 유람선을 타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가론 강 기슭과 미디운하(Canal du Midi)를 감상하는 것도 허니무너의 필수 코스다. 전체 인구의 25%가 학생인 툴루즈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즐거운 활기로 가득하니, 자정 넘도록 북적이는 바에서 이들의 열기에 동참해보는 것도 좋겠다. 문의 툴루즈관광청(www.toulouse-visit.com)


툴루즈의 중심인 카피톨 건물 2층에 위치한 ‘그림의 방’의 화려한 회화 작품.


고대 원형 경기장인 님 아레나에서는 투우 경기도 관람할 수 있다.


몽펠리에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 ‘빌르뇌브-레-마글론느’에서 지중해 바다를 바라보며 마글론느 와이너리의 와인을 시음해보자.

중세 요새 도시, 카르카손
유명한 보드게임의 이름이기도 한 카르카손Carcassonne은 파리와 몽 생 미셸 다음으로 프랑스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로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잘 보존된 중세 시대의 요새 도시다. 뾰족한 지붕의 성과 탑들은 마치 라푼젤 공주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착각마저든다. 성곽 안에는 궁전과 성당을 비롯해 크고 작은 상점과 레스토랑 등이 있어 그 시절의 번영을 재현하고 있다. 시테 내부에는 군사적으로 안정되던 시절에 지은 생 나제르 대성당(Basilique Saint-Nazaire)과 콩탈 성(Château Comtal) 이 있다. 12세기 로마네스크 양식과 13, 14세기 고딕 양식을 모두 지니고 있는 생 나제르 대성당은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으로도 유명하다. 요새 속의 요새, 콩탈 성은 3중 성벽으로 이루어진 성으로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문의 카르카손관광청(www.tourism-carcassonne.co.uk)


로마의 숨결이 깃든 도시, 님
프랑스 남부 론 강 하류에 있는 도시 님Nîmes은 고대 로마의 흔적이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도시이다. 청바지 직물을 처음 생산한 도시로, ‘데님’은 님의 직물(드님)에서 기원한 단어다. 도시에는 로마인들이 남긴 아름다운 유적들이 놀랄 만큼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콜로세움보다 더욱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원형 경기장 님 아레나Arène de Nîmes와 비례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고대 성전, 메종 카레Maison Carrée를 비롯해 고대 다이아나 신전과 18세기 건축물이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분수 정원(Jardins de la Fontaine) 등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압도적인 것은 님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퐁 뒤 가르Pont du Gard다. 고대 로마 시대에 위제스Uzès에서 님까지 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건설된 수로교는 고대 로마인의 장인 정신과 실용 과학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최고의 걸작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약 2000년 전에 건설되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웅장한 3단 아치가 장관이다. 문의 가르관광청(www.gardtourism.com)


세계적인 건축 도시, 몽펠리에
지중해에서 11km 떨어진 몽펠리에Montpellier에는 1000년의 역사 동안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남긴 작품들을 도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1755년에 세워진 달걀 모양의 코메디 광장(Place de la Comédie)은 몽펠리에의 중심으로 각종 공연과 이벤트들로 늘 북적인다. 여러모로 파리의 느낌과 닮은 몽펠리에에는 파리 개선문보다 145년 앞서 건설된 개선문도 있다. 관광가이드와 동행할 경우 개선문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 개선문을 통과하면 루이 14세 동상이 나오며 그 뒤로 드넓은 페이루 광장(Place Royale du Peyrou)이 펼쳐진다. 광장 끝으로 계속 걸어가면 17세기 말, 식수 공급을 위해 지어진 물의 성(Château d´eau)과 생 클레망 수로교(L´aqueduc Saint-Clément)가 보물처럼 드러난다. 문의 몽펠리에관광청(www.montpellier-france.kr)


생텍쥐페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툴루즈 그랑 발콩 호텔.


툴루즈 최초의 카페가 생겨난 자리에 세워진 레스토랑 르 비벙Le Bibent의 천장을 뒤덮은 화려한 그림과 샹들리에가 아름답다.


눈을 뜨면 콩탈 성의 아름다운 뷰가 바로 앞에 펼쳐지는 호텔 드 라 시테 객실.

Editor‘s Pick
직접 묵어본 호텔 중 연인과 꼭 다시 찾고 싶은 허니문 호텔과 편 안한 비행을 위한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소개한다.

그랑 발콩 호텔Grand Balcon Hotel <어린왕자>의 저자이자 비행기 조종사였던 생텍쥐페리는 유럽 제일의 항공 우주 도시인 툴루즈에 머물 때마다 그랑 발콩에 묵곤 했다. 32호실에는 그가 방문하던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한 방이 있으며 실제 숙박도 가능하다. 문의 grandbalconhotel.com


호텔 드 라 시테Hotel de la Cité 중세 요새 도시인 카르카손 내에 위치한 호텔로 1909년에 성당 주교들의 숙소로 건축되어 사용하다가 1920년부터 호텔로 문을 열었다. 중세 시대 신고딕 양식과 아르데코 양식을 갖춘 클래식한 내부에는 윈스턴 처칠, 월트 디즈니, 그레이스 켈리 등이 묵었던 장부가 그대로 보관되어있다. 문의 www.cite-hotels.com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이코노미 프랑스 여행에서 가장 먼저 고려하게 되는 항공사는 국적기인 에어프랑스다. 결혼식 후 12시 간 동안 비행을 감당하기엔 버겁고, 비즈니스 좌석은 부담스럽다면 에어프랑스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눈여겨보자. 비즈니스와 이코노미 클래스 사이에 독립된 캐빈으로 위치하고 있으며 3열의 좌석 배열로 이코노미 좌석보다 0% 더 넓은 코쿤식 좌석을 제공한다. 가죽 머리 받침대와 다리 받침대는 여러 각도로 조절이 가능하다. 12인치 개인 HD 터치스크린과 넓은 트레이, 소음 감소 헤드폰, 개인 독서등, 전기 콘센트, USB 포트와 노트북 전원이 제공되어 여유 있는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김수영 기자 사진 김은주(OFFG 스튜디오) 취재 협조 에어프랑스(www.airfrance.co.kr), 옥시타니 지역관광청(tourisme-occitanie.com), 프랑스관광청(kr.france.fr)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