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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준급 스시를 맛볼 수 있는

우리 동네 오마카세

일어로 ‘맡기다’라는 뜻의 오마카세는 정해진 메뉴 없이 셰프가 그날 선별한 재료로 내놓는 요리를 일컫는다. 연인과 나란히 바에 앉아 초밥을 쥐는 셰프와 교감하며 먹는 맛은 더욱 특별하다. 강남 일대에서 기본 10만원을 훌쩍 넘던 스시야들과 달리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준급 스시를 맛볼 수 있는 ‘착한’ 오마카세 스시야를 소개한다.

스시키노이
상암동의 한적한 주택가 1층에 자리한 스시키노이는 주변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깔끔한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갑자기 일본으로 여행을 온 듯 정갈한 풍경이 반겨준다. 나무 향기라는 뜻의 ‘키노니오이’를 줄인 이름처럼 나무로 짠 긴 다치(바)와 무심한 듯 걸린 산 그림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근 문을 연 1인 스시야들에 비하면 12석의 다치와 4인석 테이블이 있는 꽤 넓은 공간에 5명의 조리사가 근무하는 큰 업장이다. 메뉴 역시 점심 2만~4만원, 저녁 3만~7만원대 5가지로 선택의 폭이 넓다. 매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구입한 생선들을 사용하며 두 가지 적초를 섞은 후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해 초밥의 밥인 샤리가 옅은 갈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메뉴 점심 A코스 2만5000원 저녁 A코스 3만5000원
영업시간 점심 11:30~14:30 저녁 18:00~22:00(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 마포구 매봉산로2안길 19-5
문의 02-3151-0887


스시아라타
스시 불모지인 영등포의 첫 오마카세 스시야가 된 스시아라타는 6월에 오픈했지만, 좋은 시간대에 자리를 잡으려면 한 달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11년 경력의 김현식 셰프가 혼자서 운영하는 가게에는 8석의 다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고객 케어를 위해 6석만 예약을 받고 있다. 아라타는 한국에 몇 없는 장기 숙성 스시야로, 등 푸른 생선의 경우 최대 1년까지 길게 숙성한다. 장시간 숙성해 부드러운 네타(회)와 적초로 맛을 낸 샤리가 입 안에서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매일 새벽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흰 살 생선이나 조개, 새우 등을 구입하며, 등 푸른 생선의 경우 제주도에서 새벽에 경매된 것들을 당일에 받고, 부산과 통영산 등도 사용한다.





메뉴 점심 3만원, 저녁 5만원
영업시간 점심 12:00~15:00 저녁 18:00~22:00(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3가 158-1
문의 02-2636-9417


나오키
지난 2012년 오픈해 <식신로드> 등의 방송에도 소개되며 인기를 끌던 신지루스시가 6월부터 ‘올곧다, 바르다, 정직하다’는 뜻의 나오키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탄탄한 경력의 방재철, 박성훈 셰프가 운영하는 나오키는 여유 있는 공간을 모두 좌석으로 채운 일반 스시야와 달리 넓은 간격으로 배치한 8석의 다치(바)와 6명 규모의 룸 하나를 제외하고 남은 공간을 모두 비워두었다. 오마카세는 격식을 차려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누구나 편하고 여유롭게 식사하길 원하는 그의 배려다. 덩치가 제법 있는 방재철 셰프는 자신이 먹었을 때를 기준으로 부족하지 않은 넉넉한 양과 다양한 생선 종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스시야라면 최소 15가지에서 20가지 생선 종류를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오랜 시간 가게를 운영한 노하우로 노량진 수산시장과 강서수협은 물론, 목포에서 온 민어, 통영에서 해녀가 직접 딴 성게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생선을 수급한다.





메뉴 점심 4만4000원, 저녁 6만원
영업시간 점심 11:30~14:00 저녁 18:00~22:00(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 강서구 강서로56가길 45
문의 02-6228-1133


코스모스시
불광동과 녹번동 사이,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코스모스시는 지난 6월 오픈한 1인 스시야다. 일어 이름을 사용하는 다른 스시야와 달리 프랑스어로 ‘우주’라는 뜻을 지닌 코스모는 영어, 일어, 프랑스어, 한국어 모두 똑같이 발음되는 것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10석 규모의 다치가 있는 가게는 소박하지만, 이동현 셰프가 유학 시절부터 모은 책과 술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일본에서 3년 동안 스시를 배우고 프랑스 유학 중 8년 동안 일본인 셰프가 운영하는 스시야에서 경력을 쌓은 그의 스시는 숙성된 네타와 어우러지는 적당한 산미의 샤리가 특징이다. 매일 새벽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직접 고른 생선들은 5만원 미만의 엔트리급 스시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자연산 생물만을 고집한다. 비싼 사케 대신 회와 어울리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한국 전통주를 사용하는 것 역시 동네에서 편하게 질 좋은 스시를 대접하고 싶은 그의 철학 때문이다.





메뉴 점심(모둠 초밥) 2만원, 저녁 4만5000원
영업시간 점심 12:00~15:00 저녁 18:00~22:00(수·일요일 점심 휴무, 18시부터)
주소 서울 은평구 녹번로 73-1
문의 02-383-0225


김수영 기자 사진 장주흡, 한철휘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8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