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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WEDDING 2

내겐 너무 특별한 그곳

정형화된 장소에서 벗어나 특별한 결혼식을 준비한 커플들의 스토리를 들어보자.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이 당신의 결혼식 장소로 떠오를지도 모른다.

01
박병호×윤혜정
서울시립대학교 자작마루, 오래 머물고 싶은 낭만 웨딩

대학 시절 만나 11년간 연애했다. 미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고 작업 이야기, 인생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도움을 줬다. 같이 있을 때 가장 신나고 재미있으니 같이 살면 평생 신나고 재미있겠다 싶어 결혼을 결심했다. 오래전부터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서 하객들과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결혼식을 꿈꿨다. 그리고 결혼식의 모든 과정과 결과에 우리의 취향이 담겼으면 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자작마루는 복잡하지 않은 주변 환경, 여유로운 주차 공간, 녹음이 어우러진 캠퍼스, 근대 유산으로 지정된 빨간 벽돌 건물, 그 안의 멋진 서까래까지 우리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주변 환경이 완벽했지만 사실 결혼식이 진행될 내부가 조금 문제였다. 멋진 천장을 가리는 흰색 형광 조명, 농구 코트를 연상케 하는 유광 마루, 꼭 가려야 할 무대, 빨간 암막 커튼 등을 어떻게 해야 할지 처음에는 감조차도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테이블을 세팅할 외부가 밝으니 내부 조명을 어둡게 해서 최대한 보기 싫은 요소들을 가리고 버진 로드 천을 직접 구입해 깔았다. 외부 공간인 나무 덱에는 테이블을 세팅했다. 촛대, 접시, 테이블보 등도 모두 우리가 직접 준비했다. 본식 후 그곳에서 하객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특히 신경 썼다. 결국 모든 시각적인 요소가 아름다워야 한다는 우리의 바람은 현실로 구현되었다. 멋진 장소에 우리의 취향이 더해지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웨딩홀이 탄생한 것이다.







FLOWER&TABLE 화려한 꽃보다 들꽃으로 세팅하고 싶어 업체들을 알아봤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플로리스트 지인 찬스를 썼다. 다양한 들꽃으로 테이블을 장식해 자연 스럽고 빈티지한 느낌을 연출했고 부케와 부토니에르도 들꽃으로 만들었다.
MENU 서울시립대학교 학생식당에 ‘웨딩 뷔페 메뉴’가 있었다. 일반적인 한식 뷔페로 영양사가 메뉴를 정하고 즉석에서 직접 조리해준다. 하지만 아쉽게도 웨딩 메뉴는 우리 이후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BRIDE’S BEST 강렬하면서 위트 있는 청첩장을 만들고 싶었다. ‘합체’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신랑의 초창기 작품의 시그너처 패턴을 활용해 디자인했다.

DATE 2017.05.20 COST 대관비(1시간 10만원), 플라워 100만원 이하, 식대 1인 4만원 이하 하객수 220명


02
이인호×이윤주
가나아트갤러리, 자유롭고 행복한 파티 웨딩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평생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믿음으로 결혼을 결심했다. 2년의 연애 기간 동안 크게 한 번 다툰 일도 없었고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이해와 대화로 행복하게 우리들만의 결혼식을 만들었다. 연애 시절 영화 <어바웃 타임>을 보고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결혼식 중에 비가 폭풍처럼 쏟아져도 그 순간을 즐겼던 주인공들과 하객들이 인상적이었다.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모두가 행복한 결혼식을 위해 ‘스몰 웨딩 파티’를 콘셉트로 잡았다. 장소를 고민하던 중 평창동 주변의 레스토랑을 찾다 우연히 가나아트갤러리를 발견했는데 첫눈에 반했다. 가나아트갤러리의 테라스는 1월임에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멀리 보이는 산과 약간 낡은 듯한 나무 바닥 위에 기울어진 소나무를 보고 우리는 함박웃음을 지었고 그 자리에서 결혼식 장소로 결정했다. 우리가 계획한 스몰 웨딩 파티는 1부 결혼식과 2부 애프터 파티로 나뉘었다. 1부는 주례 없이 신랑, 신부가 주인공이 되어 서로 축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고, 2부는 DJ와 함께 춤과 노래를 즐기는 파티 형식이었다. 가나아트갤러리는 오랜 시간 즐기는 파티를 원했던 우리의 결혼식을 가장 완벽하게 치를 수 있었던 장소였다. 하루에 한 팀만 결혼식을 진행해 시간 제한이 없고 음식 메뉴와 갤러리의 그림까지 우리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주었다. 하객의 편의를 위한 발레파킹 서비스까지 제공해주어 부족함이 없었다.













FLOWER&TABLE 처음부터 플래너를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야외 웨딩의 특성상 설치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신부 대기실, 방명록데 스크, 야외 난간은 ‘파티오 웨딩’의 한수연 팀장과 ‘블루밍 부케’의 홍서윤 플로리스트의 도움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아이보리 컬러와 톤 다운된 포인트 컬러를 조합해 내추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계단의 한쪽은 우리가 손수 장식했다. 부모님께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계신 강원도에서 나뭇가지들을 가져와 화분을 만드셨는데 가족들의 사랑이 담긴 화분으로 아름다운 계단이 탄생했다.
MENU 결혼식 전에 하객들을 위해 식전 테이블을 준비했다. 신랑 친구들이 멋지게 차려입고 서빙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 본 메뉴는 가나아트갤러리 1층에 위치한 빌 레스토랑에서 뷔페로 준비했다. 다양한 메뉴와 뛰어난 맛으로 하객들의 극찬이 끊이지 않았다.
BRIDE’S BEST 주인공이 즐겨야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 2부에서 신랑과 춤을 추기로 했다. 과감하게 하이힐을 벗고 플랫 슈즈를 신고 춤을 췄다.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예상보다 댄스파티는 더 흥겨웠고 하객들 모두 춤과 음악을 마음껏 즐겼다.

DATE 2017.05.05 COST 대관비 300만원(사고를 대비한 보험료), 식대 1인당 5만5000원, 음향, 플라워, 설치 600만원 내외 하객수 120명 사진 협조 더써드마인드(02-516-5947)


03
정호연×정진주
서울 양재 시민의숲, 자연과 하나 된 힐링 웨딩

미국 유학 시절 만나 7년의 긴 연애를 마치고 결혼에 골인했다. 자연광이 있는 밝은 분위기에서 결혼하고 싶었고 음식과 꽃에 취향을 반영하고 싶었다. 테라스가 있는 야외 예식장도 알아봤지만 인테리어가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 차라리 공원에서 우리가 원하는 업체와 준비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양재 시민의숲 공원의 야외 예식장은 장소와 전기만 협조하는 곳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누구의 간섭 없이 우리만의 결혼식을 하기에 좋은 조건이 되었다. 케이터링, 플라워 업체를 섭외해 조율하고 예식에 사용할 음악도 모두 직접 골랐다. 공원 전체가 예식홀이나 다름없으니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연이라는 배경을 마음껏 활용하리라 결심했다. 결혼식 전 스냅 사진을 원 없이 촬영했고 테이블과 꽃도 주변 배경과 어우러지도록 세팅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들과 마치 놀러온 듯 즐기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밝고 즐거웠던 우리의 결혼식은 자연과 어우러져 더할 나위 없었다.











FLOWER&TABLE 푸릇푸릇한 배경과 어우러지도록 아이보리나 소프트 화이트 계열의 꽃으로 장식했다. 유칼립투스를 꽃과 매치해 볼륨감이 느껴지게 했다. 라운드 테이블에는 모두 하얀색 테이블보를 깔고 실버 커틀러리 세트, 와인잔, 예식 주보가 센터피스와 어우러지도록 했다.
MENU 청결하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주는 업체를 찾았다. 튀김이나 전, 스테이크 등은 유니폼을 깔끔하게 입은 직원들이 바로바로 조리해서 준비해주었고 생연어나 활어도 그 자리에서 회를 떠주니 보기에도 멋지고 신선했다. 스노크랩, 대하, 전복 등 시각적으로도 예쁜 메뉴를 선택했다.
BRIDE’S BEST 포토 테이블 대신 결혼식 전 하객들을 위해 ‘리프레시 바’를 만들었다. 예쁜 병에 음료와 물을 세팅하고 쿠키, 초콜릿, 프레즐 등으로 요기를 할 수 있게 했다. 어린이 하객들을 위해 레고, 색연필, 색칠 공부 용품들을 올려놓았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

DATE 2016.10.01 COST 대관비 무료, 테이블 대여와 음향 설비 150만원. 플라워 330만원, 식대 2250만원 하객수 500명 사진 협조 김기용스냅(010-9317-8976)


정지우 기자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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