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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청첩장 소개

세상 하나뿐인 초대

직접 그린 그림은 물론 만화책, 스티커 등 형식과 편견을 깬 창의적인 청첩장을 소개한다. 인쇄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과정을 손수 제작한 이들의 청첩장은 신랑 신부와 하객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간직될 것이다.

장명숙(자영업)♥김재헌(자영업)



여러 청첩장 업체의 디자인 샘플을 받아보았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없어 고민하던 중 우연히 청첩장 업체 프리미어페이퍼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당첨되어 디자인부터 직접 참여해 셀프 청첩장을 만들게 되었다. 당시 미술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던 터라 보름 동안 학원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바다 결혼식’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그림을 모아 프리미어페이퍼에 전달하자 내가 만든 샘플을 바탕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멋진 청첩장이 완성되었다. 양가 부모님은 물론 주변 어르신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다시 돌아가 이벤트에 당첨되지 않았더라도 청첩장은 꼭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 평생 간직할 소중한 보물이 생긴 것 같아 청첩장을 볼 때마다 뿌듯하고 행복하다.


송민선(디자이너)♥최중원(디자이너)



부부가 함께 토스티드 페이지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어 일하고 있기 때문에 기성 청첩장을 사용한다는 것이 더 어색했다. 함께 일하고, 회의하고, 밥 먹는 우리의 일상을 그대로 담는 게 지인들에게는 더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해 4컷 만화가 여러 개 들어간 작은 책자 형태의 청첩장을 제작했다. 만화를 다 그린 후에는 순서를 정해 인쇄용 파일을 제작하고 인쇄소에 의뢰해 인쇄와 제본을 했다. 아무래도 작은 만화책을 어르신들이 읽기에는 불편하실 것 같아 책 표지 이미지로 만든 심플한 엽서 형태 청첩장도 추가로 제작했다. 만화를 그리는 제작 과정에 2주, 인쇄와 제본에 1주일이 소요되었으며 만화책 청첩장과 어르신용 청첩장을 합쳐 6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청첩장을 받은 지인들은 앉은 자리에서 꼼꼼히 만화를 읽어보며 감상을 말해주는가 하면, 집에 책처럼 꽂아 소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오기도 했다.


김민조(일러스트레이터)♥정용준(회사원)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다 보니 결혼 전부터 청첩장은 직접 제작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직접 그림을 그린 후 스캔해 포토샵으로 디자인하고, 인쇄 업체 중 원하는 대로 만들어줄 수 있는 곳을 선택해 의뢰했다. 흰 종이 위에 반투명지인 트레이싱지를 겹친 형태의 청첩장을 제작했는데, 트레이싱지의 특성상 재단할 때 밀리는 경우가 많아 원하는 모양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주의를 받았다. 역시 청첩장 크기에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직접 가정용 재단기를 구매해 한 장 한 장 손수 자르는 수고가 필요했다. 트레이싱지 400매, 매직 스노지 400매를 인쇄하는 데만 약 40만원이 들었다. 우리의 의견을 늘 존중해주시는 양가 부모님 덕분에 어른신용 청첩장을 따로 제작하지는 않았다. 청첩장을 만들 때는 힘들었지만, 청첩장 아이디어가 좋다며 칭찬해주는 지인들 덕분에 청첩장을 돌리는 내내 뿌듯하고 행복했다.


이은혜(금융 사무원)♥이윤구(머천다이저)



부부로서의 출발을 모두에게 알리는 초대장이 쉽게 버려지고 잊힌다는 것이 아쉬워 최대한 버려지지 않을 청첩장을 만들기로 했다. 매일 인터넷을 검색하며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던 중,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고 또래부터 어르신까지 공감할 수 있는 옛날 교과서 디자인 청첩장을 제작하기로 했다. 신랑이 대학 시절 디자인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어 제작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디자인부터 종이 재질까지 직접 선정한 후 최종 인쇄만 업체에 의뢰했다. 순수 컴퓨터 작업 기간만 3일이 걸렸으며, 청첩장 800매와 명함 크기의 미니 청첩장 300장을 모두 합쳐 17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옛날 향수를 자극한다며 어르신들도 좋아하셨고, 주변에 결혼 예정인 커플들의 청첩장 의뢰까지 받아 용돈벌이까지 하게 되었다.


송선주(일러스트레이터)♥윤항(자영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디자이너이다 보니 시중의 흔한 청첩장이 아닌 특별한 청첩장을 만들고 싶었다. 우선 둘의 캐릭터와 웨딩 소품 그림들을 아기자기하게 그린 스티커를 제작했다. 인쇄소에서 소량 스티커는 원하는 크기로 정 재단이 안 된다고 해 몇 백 장의 청첩장을 하나하나 정사각형으로 직접 잘라 완성했다. 어르신들을 위해 엽서 타입의 청첩장도 함께 만들었고, 약도는 트레이싱지에 인쇄했다. 경남권 예식 문화인 답례 봉투와 신랑 신부 식권 도장까지 모두 세트로 직접 제작했다. 500매 0청첩장 제작비는 총 20만원 정도로, 가장 비용이 많이 든 건 봉투 구매와 트레이싱지 인쇄비였다. 시간도 비용도 시중의 청첩장 제작보다 더 많이 들었지만, 훗날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직접 만든 청첩장이야’라고 자랑스럽게 보여줄 생각을 하면 뿌듯하다.


송지혜(그림 작가)♥명성완(건축·인테리어 디자이너)



신혼집을 직접 인테리어하느라 고생하던 신랑에게 깜짝 선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컬러링 북 작가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컬러링 청첩장을 제작하게 되었다. 결혼 두 달 전까지 마감을 하던 <세상의 모든 선물> 컬러링 북의 주인공 의상을 웨딩드레스로 바꾸고, 들고 있던 선물도 부케로 바꿔 청첩장 표지를 만들었다. 청첩장 제목 위에는 신혼집을 완성하고 있는 신랑의 모습도 그렸다. 내가 만든 세 권의 컬러링 북을 모두 작업해준 인쇄소 사장님이 결혼 선물로 청첩장 인쇄를 무료로 해주어 따로 비용은 들지 않았다. 디지털 출력 방식이 아닌 4도 인쇄로 해 최소 수량이 1000부 정도 되었는데, 금박까지 입혀 약 100만원 정도의 견적이 나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래(시각디자이너)♥정완식(와인 강사)



연극 무대를 빌려서 하려던 결혼식이 비용 때문에 무산되자, 청첩장이라도 남들과 다르게 하고 싶었다. 시각디자이너이기도 하고, 워낙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지라 청첩장에 직접 그린 손 그림을 넣기로 했다. 그림을 그린 후 레이아웃을 결정하고, 내지 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 수정을 반복할 때는 왜 디자이너들이 본인의 청첩장은 만들지 않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을 수정하는데 2주가 걸렸고, 수입지를 사용해 200매 정도 인쇄하는데 10만원 정도 비용이 들었다. 어르신용 청첩장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어르신들을 고려해 글자 크기를 키우는 등 신경을 많이 쓴 것은 사실이다. 다시 돌아간다면, 어르신들은 덜 생각하고 보다 재미있고 창의적인 청첩장을 만들고 싶다.

김수영 기자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