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에노







파스텔 톤의 아기자기한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아이스크림이 진열된 쇼케이스 대신 동그란 철판이 놓인 작업대가 반겨준다. 주문과 동시에 재료들을 섞어 영하 40℃의 철판 위에 부은 후, 철판 요리처럼 주걱으로 섞어주면 어느새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완성된다. 김완수 대표의 부모님은 바로 이 아이스크림 기계를 제작해 국내외로 판매하는 사업을 했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아이스크림을 접한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부모님이 만든 아이스크림 기계 위에서 새로운 맛을 창조하기 위해 멜리에노를 열었다. 생과일과 식물성 파우더로 만든 비건 푸드이기 때문에 유지방을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모든 재료를 눈앞에서 준비해 만들어주니 더욱 믿음직스럽다. 경리단길 애견인들에게 인기 만점인 강아지 아이스크림도 판매한다.

추천 메뉴 천도복숭아 4500원
영업시간 12:00~23:00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54길 6
문의 070-8624-1225


빙하의별







부산 서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빙하의별이 망원동에 오픈한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 겸 아이스크림 전문점. 프랑스는 식사 뒤에 꼭 디저트가 나오니, 레스토랑과 디저트 가게가 합쳐진 모습이 자연스럽다. 프랑스 아이스크림의 가장 큰 특징은 물을 거의 넣지 않고 원재료 그대로를 살려 질감이 묵직하다는 것. 아이스크림 메뉴는 주기적으로 바뀌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음료 위에 식용 장미수를 숙성해 만든 아이스크림을 올린 이달의 발롱 드 글라스 메뉴는 먹는 즉시 입 안에 장미향이 퍼지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추천 메뉴 발롱 드 글라스 8500원, 소프트아이스크림4500원, 5500원
영업시간 12:00~22:00 (둘째, 넷째 주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 마포구 망원로 46
문의 02-336-0604


당도







간판도 없이 유리문에 ‘당도’라는 두 글자만 정직하게 적힌 좁은 가게 안으로 더위에 지친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온다. 이탈리아와 한국을 자주 오가며 일했던 김정훈 대표는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이탈리아 젤라테리아에서 2년 동안 젤라토 만드는 법을 배웠다. 흔히 젤라토와 아이스크림의 차이를 쫀득한 질감이라 생각하지만, 모든 젤라토가 쫀득한 건 아니다. 당도의 젤라토는 질감보다는 깔끔한 끝 맛에 더욱 집중한다. 짜다고 느끼는 순간 단맛이 순화시켜주는 소금 맛과 풍부한 향이 입 안을 감싸는 얼그레이 맛, 씹히는 맛이 즐거운 쌀 맛까지 어느 것을 골라도 뒷맛이 단정해 물이 당기지 않는다. 마스킹 테이프로 꾸민 앙증맞은 컵에 추가로 맛보고 싶은 두 가지 맛을 토끼 귀처럼 올린 아이스크림을 받으면 인증 샷을 찍지 않고는 못 배길 것.

추천 메뉴 소금 3900원(두 가지 맛 선택)
영업시간 13:00~21:00
주소 서울 마포구 포은로 106
문의 070-8690-1088


펠앤콜









청명한 푸른색 외관이 이국적인 펠앤콜에서는 아이스크림의 편견을 깨는 흥미로운 맛들을 경험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살던 최호준 대표는 한국에 제대로 된 수제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없는 것을 보고, 독학으로 아이스크림을 배워 2011년 홍대의 작은 공간에서 펠앤콜을 시작했다. 이후 상수동으로 가게를 확장 이전한 지금까지 그는 300여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개발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실험을 계속할 예정이다. 깻잎, 베이컨, 산초, 코냑 등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재료들로 만든 아이스크림들은 모두 기대 이상의 맛을 자랑하니, 두려움 없이 도전해보길 바란다. 2014년 개발한 강아지 아이스크림 역시 펠앤콜의 시그너처 메뉴 중 하나다. 당시 우연히 강아지를 키우게 된 그는 혼자만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 미안해 강아지를 위한 아이스크림을 만들었고, 그 모습을 본 손님들의 요청으로 메뉴로 팔게 되었다. 우유 크림을 분해하지 못하는 강아지들을 위해 천연 발효유나 두유를 넣어 만들어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

추천 메뉴 코냑 5200원(싱글)
영업시간 12:00~22:00
주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39-21
문의 070-4411-1434


글 김수영 기자 사진 장주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