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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CLASS

자꾸자꾸 묻고 싶어

자신의 연애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할 때 지인의 한마디는 특효약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습관적으로 연애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 그렇다고 충고를 그대로 따르느냐 하면, 이야기를 들을 때뿐, 돌아서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해 열심히 충고해준 사람의 맥을 빠지게 하는 경우가 다반사. 대체 이들이 연애 상담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잘 이용하면 약, 잘못 이용하면 독이 되는 연애 상담의 양면에 대해 알아보자.



"사람과 사랑, 그리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 연애를 잘할 수 없다. "

회식에 간다더니 3시간째 연락이 없는 남자 친구. 불안해진 여자 친구가 제일 먼저 한 행동은? 휴대전화를 들어 연애 고수인 친구 A에게 전화를 건 후 지금의 복잡하고 우울한 심정을 토로한다. 친구 A는 자신의 예전 남자 친구도 회식 핑계를 대고 여자들과 논 적이 있다며 마음을 접으라고 충고한다. 마음이 더욱 심란해진 여자 친구는 이번엔 친구 B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친구 B는 배터리가 나갔거나 노래방에 간 것일 테니 잠이나 자라는 심드렁한 반응. 과연 그녀의 남자 친구는 그 시각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정답은 ‘알 수 없다’. 아무리 머리를 싸잡고 친구들과 상담해봤자 답이 나오지 않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정답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연인과 사귀고 헤어지는 중요한 기로에 놓였을 때는 물론 사소한 싸움과 권태기 등이 생길 때마다 습관처럼 친구들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일명 ‘연애 상담 중독자’들에 대해 파헤쳐보자.

문제는 낮은 자존감과 자신감이다
연애는 심리적으로 부모를 떠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첫 단계이다. 때문에 스스로 느끼지 못해도 연애라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항상 공존해 있다. 연애 상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자신의 연애를 화젯거리나 대화 소재로 삼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며 사소한 일에도 의미를 부여해 친구들과 얘기하길 즐긴다. 두 번째는 연애 경험 부족으로 인한 불안으로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상담을 하는 경우다. 마지막은 의존적인 사람들로,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뿐더러 인지하더라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거나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아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충고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혼자서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계속해서 더 많은 의견을 듣고 싶어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 충고를 듣고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하지만 연애에 정답은 없다. 개개인이 모두 다르듯이 연애도 일반화하기 어려운 개인차와 상황적 특성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나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파악과 나의 욕구를 정확하게 알고 남의 말이 아닌 가슴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성격에 맞는 연애 스타일이 있고 그에 맞게 행동할 때 가장 편하고,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랑, 그리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 연애를 잘할 수 없다.

이명길 연애 코치가 전하는 현명한 연애 상담
‘중독’이란? 간단히 정의하면 ‘후회하면서도 계속하는 행동’이다. 공부 중독이나 등산 중독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그 행동이 ‘후회’를 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게임 중독이나 스마트폰 중독, 알코올 중독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그것이 ‘후회’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연애 상담도 그렇다. 자신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상담하고 나서 후회하는 당신. 그러면서도 또다시 문제가 생기면 누군가를 붙잡고 상담을 하고 있다면 연애 상담 중독의 초기 증상이라고 보면 된다.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연애 상담 중독에서 벗어나는 5가지 방법


▶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라
묻고 싶다. “네가 원하는 게 상담이야, 사람이야?” 연애 상담을 하다 보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해결책’이 아닌 ‘함께 울어주는 것’이란 사실을 자주 느낀다. 그래서 연애 상담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먼저 ‘친구’가 필요하다. 거창한 상담이 아니라 그냥 자신의 이야기를 떠들고 위로받을 수 있는 친구 말이다. 남자가 생기면 친구들을 버리는 여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이별 후 ‘예전 같은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남자에게 집착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 상담의 목적을 정확히 해라
상담의 목적이 문제 해결이 아닌 ‘위로’라면 꼭 ‘상담’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 그건 친구들과 ‘수다’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병원에 갈 때는 어디가 아파야만 가는데, 연애 상담은 그냥 답답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연애에는 CT 촬영도 없고, X레이도 없다. 본인이 어디가 문제인지 모른다면 상담자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연애 상담의 목적을 모른다면 오히려 ‘수다’가 효과적이다.

▶ 몰입할 만한 다른 ‘집착 거리’를 찾아라
자꾸 자신의 연애를 누군가에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연애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누군가와 떠들고 싶은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연애 집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집착 거리’가 필요하다. 사랑을 다른 사랑으로 지우듯, 집착 역시 다른 집착으로 지우는 것이다. 사람들과 어울려 새롭게 할 수 있는 취미라면 더욱 좋다. 살사 댄스에 집착해도 좋고, 운동이나 그림 그리기에 집착해도 좋다. 무언가 몰입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나 일 등이 생긴다면 연애 상담 중독에서 벗어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 대기전력을 차단하라
스마트폰과 SNS가 발달하면서 ‘SNS 관음증’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누군가를 통해 소식 정도만 들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구 남자 친구’의 생활을 파악할 수 있다.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코드가 꽂혀 있으면 대기전력이 발생하듯, 남녀 사이도 더 이상 연인이 아님에도 SNS와 스마트폰을 통해 대기전력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반대로 말하면 자꾸 보면 미련이 남는다는 뜻이다. 구 남자 친구의 SNS라는 판도라의 상자는 열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럴수록 미련이 남고, SNS 관음증만 커질 뿐이다. 연애 상담 중독은 덤이다.

▶ 맨 정신으로 살아라
맨 정신엔 괜찮은데, 술을 마시면 생각난다. 그리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불필요한 말을 떠들게 된다. 불필요한 말이란 술이 깬 후 ‘내가 왜 그랬지?’라고 후회하게 되는 말이다. 술에 취해 상담하는 많은 사람들이 다음 날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나를 사랑하는 자세야말로 연애상담 중독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다.

올바르게 연애 상담받는 5가지 방법


▶ 행복하게 사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라
행복한 연애 경험을 한 사람은 행복을 말하고, 부정적인 연애 경험을 한 사람은 부정을 말한다. 이 모든 것을 경험하고 여러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전문가겠지만,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기란 힘들다. 따라서 조언을 구할 때는 그것이 개인의 경험에서 나온 생각임을 감안해야 한다. 요약하면 행복하게 사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라. 물론 그렇다고 그것이 꼭 ‘답’은 아니다.

▶ 연애 코치는 결과를 책임지지 않는다
연애는 변수가 많아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연애 코치는 주식 애널리스트와 같아서 앞으로 어떤 주식이 오를지 예상은 해주지만, 그 책임은 지지 않는다. 고로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을 모두 믿고 따르더라도 그 책임은 모두 본인이 져야 한다. 모든 조언이 그렇지만 연애 조언은 특히나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해석해 듣는 능력이 중요하다. 참고로 난 책임지지 못할 것을 알기에 원하는 사람에게 조언은 해주지만, 돈은 받지 않는다.

▶ 정말로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에게 상담을 받아라
의사는 면허가 필요하지만, 연애 상담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저마다 자신의 프레임으로 연애를 바라보기 때문에 행복한 연애를 했던 사람과 불행한 연애를 했던 사람의 상담은 그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들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할 뿐 ‘의뢰인’의 상황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연애 상담은 당신을 아껴주는 사람에게 받아야 한다. 그들은 정말로 당신 입장에서 한 번 더 고민하고 이야기해주기 때문이다.

▶ 버티면서 연애하지 마라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김광석의 노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한 번은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것이 좋다. 연애의 목적은 행복이다. 행복하려고 하는 연애인데, 그 과정이 불행하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은 ‘수영’이 아니다. 하면서 불행한 연애는 차라리 안 하는 것만 못하다.

▶ 때로는 냉정한 조언도 받아들여라
보통 상담을 할 때는 좋은 말을 더 많이 해준다. 그러나 때로는 냉정한 조언이 필요할 때도 있다. 만약 냉정한 조언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모두 같은 조언을 할 것이다. ‘정신없이’ 하는 연애는 좋지만, ‘정신’ 없는 연애는 해롭다. 누군가 당신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데도 ‘힐링 캠프’ 같은 조언만 해준다면 이는 나쁜 상담이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듯, 좋은 상담도 듣기 싫은 소리를 한다. 정신없는 연애는 추천하지만, ‘정신’ 없는 연애는 권하지 않는다. 어떤 연애를 하더라도 정신 줄을 꼭 잡길 바란다.



김수영 기자 l 일러스트 조성흠 l 도움말 강용(한국심리상담센터 원장 02-545-7080), 이명길(듀오 연애코치) 최혜숙(여아림부부상담센터 소장 02-6221-3700)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5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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