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유리한 결혼 문화
서양의 여성우선주의 문화와 여자가 귀한 중국의 풍습이 반영된 홍콩의 결혼 문화는 여자에게 유리하다. 홍콩은 여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히는데, 홍콩 여자들은 요리하거나 육아를 하지 않고 주로 집안일은 남자들 몫이며, 남녀가 법적으로 이혼할 때 재산 분할이 여자에게 유리하다. 요즘은 줄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남자들은 결혼할 때 신부 집에 줄 지참금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형편에 따라 금액은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한화로 수천만에 이른다고. 보통 지참금의 액수는 여자측에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혼수 문화가 없어서 우리나라처럼 혼수와 예단 문제로 골머리 썩을 이유가 없는 것도 부러운 점. 홍콩 여자들은 일단 집 없는 남자와 결혼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결혼할 때 남자들 대부분이 집을 마련한다. 집세 부담이 큰 홍콩에서 집을 마련하고 지참금과 결혼 부대비용까지 따지면 남자들은 결혼할 때 꽤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다. 그러나 요즘은 한국처럼 집값이 너무 비싼 탓에 살 곳이 있다면 굳이 집을 구하지 않고, 그렇지 않으면 신부와 함께 투자해서 집을 사는 경우도 많아지는 추세다.
혼인 신고가 우선인 홍콩 결혼식
들러리 문화가 보편적인 홍콩은 들러리가 아침 일찍 신부 집에 가서 신부의 메이크업과 웨딩드레스 입는 것을 도와준다. 우리나라에서 함 들어가듯, 홍콩에는 신랑과 친구들이 신부 집에 가는 것으로 결혼이 시작된다.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신랑 측에서 돈을 준비하는데, 그 금액이 흡족해야 문을 열어주고 비로소 신랑은 신부를 맞을 수 있다. 신랑이 준비한 지참금과 선물을 받은 후 혼인 신고를 하기 위해 결혼 등기소로 간다. 가까운 친척과 친구들이 참석하는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선서하고 양가 부모님이 사인을 한 후 법적인 부부가 된다. 결혼사진은 주로 혼인 신고 전후에 촬영한다. 그런 다음 피로연을 위해 호텔이나 식당으로 향한다. 홍콩은 우리나라처럼 결혼식장이 따로 없다. 호텔이나 중국 식당 등에서 결혼식을 하고, 교회나 성당에서 식을 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보통은 피로연 형식을 빌려 결혼식을 많이 한다.
결혼식보다 성대한 피로연
보통 피로연은 저녁 8~9시부터 시작된다. 하객들은 5시부터 모여 마작을 하며 신랑 신부를 기다리는데, 혼인 신고를 마친 신랑과 신부가 입장하면 최고급 풀코스 요리와 술이 어우러진 식사가 시작된다. 호텔과 식당마다 따로 웨딩 메뉴가 마련돼 있는데, 테이블당 가격이 책정돼 있다. 메뉴는 중국 음식을 선호하는 편. 10개가 넘는 코스 메뉴가 준비되는데, 천천히 술을 마시며 식사를 즐기기 때문에 3~4시간가량 소요된다. 그사이 신랑과 신부는 테이블마다 인사를 다니며 덕담을 주고받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며 파티 같은 분위기를 즐긴다. 이 시간에만 신랑 신부는 여러 차례 옷을 갈아입는데, 몇 번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느냐에 따라 부를 증명한다. 보통은 3~5번 정도 드레스를 갈아입는데, 재벌 결혼식의 경우 7~8번 이상 갈아입기도 한다.
여자가 우선인
홍콩의 결혼 문화
돈 없는 남자들은 결혼할 꿈도 못 꿀만큼 재정적 부담이 큰 홍콩의 결혼 문화. 신혼집을 마련하고 처가에 보낼 지참금과 일부 결혼 비용까지 모두 남자들의 몫이어서 홍콩 여자들은 혼수나 예단 고민이 없다.
디자인하우스 [MYWEDDING 2013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