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박 화관 거추장스럽고 무거운 가채 대신 혼례에 사용되던 화관은 가채보다 모양은 간단해졌지만 금은, 석웅황, 옥, 비취, 진주 꾸러미 등으로 장식해 그 가치는 더 높았다. 골은 두꺼운 종이로 하였고 겉은 색 한지를 붙인 이 화관은 진주와 옥 장식, 칠보 비녀 등으로 귀한 인상을 더하고 꽃과 학 문양에 축원을 담아 금박으로 장식했다. 무형문화재 금박장 이수자 김기호 씨가 조선 왕실의 화관 제작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만든 화관 금박연.


용문 연두 당의 당의는 연두색과 자주색, 흰색이 있다. 왕가에서는 당의에 금박을 찍어 입고 양반가는 무늬 없이 만들었다. 대표적인 것은 연두 당의. 신분에 따라 황후는 용문, 왕비는 봉황문, 공주나 옹주는 화문, 수복 글자 등으로 금박을 한다. 당의에는 스란치마를 입는데 스란의 문양도 주로 용문, 봉황문, 화문 중 신분에 따라 한 가지 상징을 선택하여 금박한다. 연두색 당의에 용문 금박을 입히고 용문 스란치마를 입었다. 한복 박술녀 한복.


(왼쪽) 봉황문 홍원삼 홍원삼은 왕비가 입는 대례복으로 봉황문을 금박한다. 원삼은 고려시대부터 대례복으로 사용되었는데, 용과 봉황문은 왕실의 상징으로 민간 원삼에는 금박을 하지 않았다. 이러한 무늬는 왕권이 강화된 시대일수록 더욱 뚜렷하게 사용되었다. 이 홍원삼은 18세기 영정조 시대에 유행한 스타일로 당대 화순옹주가 입은 초록 원삼을 기본으로 복원한 것이다. 홍원삼에 금박된 봉황 문양은 상상 속의 신령스러운 새로 왕비의 권위를 상징한다. 한복 한국의상 백옥수.

(오른쪽) 도투락댕기 활옷이나 원삼을 입을 때에 족두리나 화관에 맞춰 머리 뒤로 늘어뜨리는 큰 댕기를 도투락댕기라고 한다. 옷감은 검은색 순인純仁을 썼으며 그 안에 붉은 한지를 넣어 이중 색을 냈다. 속에 한지를 넣는 이유는 보관 시 습기를 적절히 흡수하고 머리에 매달 때 판판한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금박 장식 문양에는 길상吉祥의 의미가 담겨있다. 이 도투락댕기에는 복을 상징하는 박쥐부터 나무, 동자, 목단, 연화문, 글씨, 석류, 쌍학, 코뿔소의 뿔인 서각, 복 자 등 다양한 문양으로 화려한 아름다움은 물론 행복한 결혼 생활에 대한 축원을 가득 담았다. 무형문화재 제119호 금박장 김덕환 옹이 만든 도투락댕기 금박연.


(왼쪽) 봉황문 흰색 당의 황후, 왕비, 공주, 옹주 등의 소례복인 당의는 궁녀와 양반 여인들이 입궐할 때 입는 옷이기도 했다. 단, 왕가 사람이라 하여 매일 금박 옷을 입는 것은 아니었다. 대례와 소례 등의 행사가 있을 때만 착용하는 예복이었다. 금박을 왕실에서는 부금付金이라고 부르는데 오늘날 원삼, 당의, 저고리, 댕기와 같은 예복에 무늬를 표현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전승되었다. 금박 대용으로 훈금이나 자황과 같은 가금假金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흰색 당의에 화사한 분홍치마를 입고 현대적인 느낌의 은박 봉황문을 장식했다. 한복 박술녀 한복.
(오른쪽) 포도문 신부 한복 18세기에 유행했던 저고리의 형태를 응용한 신부 한복으로 깃에는 구름문과 나비, 소매에는 봉황문, 곁고름에는 박쥐를 금박했다. 구름은 가뭄 상태의 만물을 소생시키는 비를 내리거나 거두기도 하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 때문에 농경사회에서는 길흉을 점칠 수 있는 경외의 대상으로 높은 신분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한다. 나비는 즐거움과 행복을 상징하여 혼례복이나 혼례용품에 자주 나타난다. 박쥐는 한자 표기의 발음이 복福과 음이 같아 행복의 상징으로 여긴다. 치마에는 포도동자문 금박을 입혔는데 16세기 청주 한씨의 치마 유물을 재현한 것이다. 포도는 열매가 많고 덩굴이 뻗어나가는 특징 때문에 풍요, 부, 다산을 상징한다. 한복 한국의상 백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