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청첩장은 디자인이 예쁜 것도 많지만 자신들의 연애사나 서로에 대한 사랑을 다짐하는 문구를 재미있게 넣어 결혼식 못지않게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곤 한다. 방송인 박경림은 그녀 특유의 유머러스한 성향을 사랑한 신랑의 마음이 담긴 내용이, 탤런트 이승연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박정훈·박경림
(왼쪽)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그녀를 만났습니다.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싶어졌습니다. 웃는 모습이 참 시원한 그를 만났습니다. 그 웃음에 저도 모르게 행복해지네요.방송인과 회사원의 만남…
쉽지는 않았지만 어려울 것도 없었습니다.
우리만 보였거든요.
이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만의 행복을 이제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축복을 받으려고 합니다.
저희의 행복한 모습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쟌 킴·이승연
(오른쪽) “사랑의 이름으로 서로 구속치 않고 생활의 이름으로 서로 지치지 않고 함께한 우리의 지난날처럼둘이지만 하나인 모습으로 서로에게 영원히 소중하기로 맹세했습니다.
박명수·한수민
(왼쪽) “저희 두 사람, 하나 되는 첫걸음에 여러분을 꼭 모시어 더욱 의미 있는 날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부디 걸음 하시어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수원
(오른쪽)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평강이 귀 가정에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뢰올 말씀은 정창옥의 오남 광돈 군과 지병호의 장녀 수원 양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만나 믿음과 사랑으로 한 가정을 이루고자 장 빈 목사님 주례로 혼인 예배를 드리오니 평소 아껴주시던 마음으로 오셔서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른들의 사랑과 커플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문구
하객을 초대하는 입장이자 결혼식의 주체자인 어른들이 직접 문구를 작성하는 경우는 지난 시간 사랑으로 키워온 부모님의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좋다. 신랑 신부 두 사람이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를 표현한 위트 있는 문구도 인상적.
부모님의 애정이 담긴 문구
“너무 곱게 키우면 여릴까봐 너무 험하게 키우면 거칠까봐노심초사 정성들여 키운 OO와 OO이.
이제 하나가 되는 뜻 깊은 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 자리에 서게 하려니 새삼 두려움이 앞섭니다.
살펴주시고 가르쳐주시어 시작하는 두 사람의 길,
오셔서 기쁨의 자리를 축복으로 빛내어주시기 바랍니다.”
뗄수 없는 두 사람의 사랑을 담은 위트
“둘이 있어야 비로소 하나가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신발, 젓가락, 사진기와 필름, 볼트와 너트, 바늘과 실…
그리고 OO와 OO이. 두 사람과 두 가족이 하나가 돠는
날입니다. 여러분의 축복과 기원이 함께한다면 더욱 뜻 깊을 것입니다. 평생 땅콩처럼 둘이 꼭 붙어 살겠습니다.”
시 구절을 삽입하거나 보내는 이의 정성과 예가 돋보이는 청첩장
두 사람의 사랑을 고스란히 담은 듯한 시 구절이나 감동적인 문구를 넣는 경우도 있는데, 구구절절한 사랑 이야기보다 집약적이면서 품격 있어 보여서 좋다. 언론인 이진두 씨가 칼럼에 공개한 지인 작가의 청첩장은 주례 선생님에 대한 안내와 자기 자식이 결혼하는 사람에 대한 소개를 넣은 것이 배려 깊어 보인다. 또한 이태준 작가의 <문장강화>에 나온 청첩장을 보면 과거에는 주례자 등 3자가 청첩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아하는 시 구절을 삽입한 스타일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故 함석헌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중에서>평생을 같이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아껴주고 이해하며 사랑하고 살겠습니다.저희의 약속 위에 따뜻한 격려로 축복해주십시오.”
어느 작가 아버지가 작성한 초대 문구
“국화 향기 그윽한 시월을 보내면서 그 꽃만큼이나 무던하게 제 곁에 있던 큰 딸아이 OO의 결혼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11월 OO일 토요일 오후 3시에 OO에 있는 OO입니다. 사위 될 사람은 OO회사 OO지점에 근무하는 OOO 군이고, 주례 선생님은 OO의 은사이자 OO 군 아버지의 죽마고우 OOO입니다. OO에 다니는 OO네는 결혼 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OO동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단풍이 아름다운 이 계절, 그것도 ‘놀토’인 토요일이라 알려드리기가 참 송구스럽지만 그냥 통과의례인 양 해량해주십시오.
제 가슴속에 오래 간직한 국화 향기도 함께 전하면서 가내 평안을 기원합니다. 2006 11월 ○일 ○○○드림.”
서적 <문장강화>에 나온 주례자가 청첩인이 된 경우
“OO 씨 장남 OO 군 OO 씨 차녀 OO 양. 어버이 가리신 바이요 서로 백년을 함께할 뜻이 있어서 이제 어른과 벗을 모신 앞에 화촉을 밝히겠사오니 부디 오시어 양가에 빛을 베푸소서.
시일. 장소. 날짜(보내는 날짜) 주례 OOO 재배.”
*‘가리신’은 ‘선택하신’을 뜻하는 말로 부모가 선택해준 짝이라는 말이다. 주례 이름을 끝에 넣은 것은 초대하는 사람이 주례임을 밝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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